호국보훈의 달, 6월을 맞아 오산에 있는 유엔군 초전기념비를 찾아보았습니다. 오산대역 1번 출구에서 나와 경기대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죽미공원 건너편에 우뚝 솟은 기념비가 보입니다. 세마역에서 조금 더 가깝네요. 6.25 전쟁 발발 후 긴급 편성된 미군 24사단 21 연대 제1대대(대대장 스미스 중령)가 파죽지세로 남하하는 적을 맞아 이곳 죽미령에서 첫 전투를 벌였는데 비록 적의 공세를 꺽지 못하고 후퇴하고 말았으나 패퇴한 그 자리인 이곳에 기념비를 세워 그 역사적인 초전(初戰)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역만리 이름도 잘 모르던 나라에 참전하여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목숨 바친 젊은 영령들께 고개 숙여 묵념을 올렸습니다. 기념관 앞마당에는 전차를 비롯한 전투장비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산천 방향으로 내려가는 중에 아래뜰 공원에 있는 오산 참전탑도 둘러보았습니다.
비문을 그대로 옮깁니다. "북괴의 이리떼 38선을 넘으니 자유수호 위해 유엔은 일어나다. 폭력엔 폭력을 다짐하고 급히 달려온 스미스 특수임무부대 앞장서 죽미고개에 서고,
국군 제17연대 이에 따르니 한미연합작전의 서막은 열리다. 혈전 6시간 15분 피바다 이루고 포화는 낙동강으로 이어지네. 한 품은 고혼 이곳에 잠드니 혈맹의 우의 어찌 잊으랴."
"우리 국군이 한강선에서 격전중일 때 유엔은 대한민국을 돕기 위한 결의와 더불어 자유 우방들에게 파병을 권고하였다. 이에 따라 유엔 지상군의 특수임무부대가 긴급 편성되어
최초로 파병케 되었는 바 그 편성은 미 제24사단 예하 21 연대 제1대대(대대장 차알스 비 스미스 중령)의 비. 시. 중대와 동 사단의 제52 포병대대 에이 포대 장병 포함
540명으로 이루어졌다. 스미스 중령이 지휘하는 특수임무부대는 부산으로부터 북상하여 50년 7월 5일 이곳 죽미 고개에 대치중 전차 33대를 앞세운 북괴군 제4사단의
제5연대를 맞아 첫 전투를 벌인 것이다. 이날 아침부터 6시간 15분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아군은 적 살상 127명과 적 전차 파괴 6대의 전과를 올린 반면에 181명의 피해와
중화기를 모두 잃고 철수함으로써 사실상 이 초전은 적을 경시한 결과로 패전의 한 장을 남긴 채 막을 내린 셈이 되었다.
또한 이때 이 부대를 지원하기 위하여 함께 출동한 국군 제17연대의 2개 대대가 후방의 갈곶리(오산 남쪽 1km) 부근에서 일전으로 한미 연합작전의 서막을 장식하였으나
곧 스미스 부대와 보조를 같이하고 말았다. 이 초전을 치른 때부터 국군의 주력은 서부를 유엔에 넘기고 전장을 중부로 옮겨 낙동강 방위선에
이르게 되었으니 이 고비야말로 전세가 뒤바뀌는 전환점이 된 것이다."
당시 대대장 스미스 중령은 후에 미 육군 준장으로 예편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회고문을 보내왔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북한 공산집단은 물밀듯 한 기세로 38선을 넘어와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하였습니다. 그들은 공산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재산과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을
전 세계에 드러냈습니다. 나의 부대는 적의 공격을 불과 몇 시간밖에 지연시키지 못하였지만, 그러나 이 전투는 <미 합중국은 싸워보지도 않고 우방과 동맹국의 파멸을 방임하지는 결코 않는다>라는 사실을 경고하는 데에는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회고컨대 오산전투와 그 이후에 벌어진 수많은
타 전투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이 군사적 안정을 이루어 공산세계의 팽창으로부터 자유세계를 방위하는 보루로 발전할 수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본인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평화를 누리기 위하여 계속 치러야 할 대가는 힘과 경계 그리고 헌신이라는 것을
항상 가슴깊이 새겨두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1981년 12월 7일 미 육군 준장(예비역) 차알스 비 스미스
아래뜰 공원으로 이동, 오산 참전기념탑입니다.
오산대역에서 라이딩 출발, 유엔군 초전기념비를 둘러보고 은계대교에서 내려가 오산천 자전거길(금오대교에서 탑동 잠수교까지)을 한 바퀴 돌고 오산대역으로 돌아온 16km의 짧은 라이딩이었습니다. 오산천 자전거길은 수변정리가 잘 되고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구분되어 있어서 짧지만 오늘 이곳 시민들이 많이 찾아와 산책도 하고 풀밭에서 오후 따가운 햇살 아래 오붓한 모습들입니다. 수질도 깨끗해 보이고 억새풀이 무성한 물가에 꽃길이 이어지는데 여긴 지금 철 모르는 코스모스가 많이도 피어있습니다. 오산천은 안성천으로 흘러가 합수되어 서해로 흘러들어 가네요.
글번호: 350
이 글은 '서해안' 카테고리로 분류되었으나 오산의 중요 명소여서 '오산 오산둘레길' 카테고리로 재분류합니다(2024 0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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