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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보 12호 저수심물때 운항으로 3항차 단축되어 볼음도 80분 체류, 나들길 당일치기 실패한 섬여행 이야기, 돌아와 선수항에서 가까운 장곶돈대를 둘러보다.

 
강화나들길 20개 코스 중에 주문도, 볼음도에 가는 12, 13 코스만 남겨 놓고 있는데요, 그런 분들 많으실 거예요. 당일치기로 다녀올 대중교통편이 불안하기 때문이죠. 불안하다는 건, 개인적인 상황이 다 다르겠지만, 서울에서 출발하는 경우 선수항 출항시간인 07:30분(볼음도 경유 주문도 느리)이나 08:50분(주문도 살곶이)을 전철+버스로 댈 수 있을까가 불안한 데다, 섬을 한 바퀴 도는 코스를 돌고 나오는 배편이 또한 불안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자차를 이용했다거나 민박을 했다거나 하는 포스팅들을 보면 그게 정답이고 부럽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럴 열정은 왠지 식었답니다. 
 
그러다 삼보해운 홈에서 눈에 띄는 출항시간을 발견하였습니다. 
 

2월 28일까지 적용하는 동절기 배편인데요, 선수항에서 삼보 12호 09:20분 출항이면 당일치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돌아오는 배편은 13:20분이어서 11km(주문도)나 14km(볼음도)인 코스를 완주하기에는 빠듯, 타이트하지만 시도해 볼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습니다. 더구나 살곶이에서의 출항은 막배(삼보 6호)가 16:15분이어서 느리에서 살곶이로 걸어 이동(5km)한다 해도 여유롭게 승선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죠. 문제는 강화에 가는 3000번 버스가 평소 이용해 보면 1시간 반을 넘겨 두 시간 걸리기도 해 새벽시간대의 3000번 버스에 걸리는 시간이 과연 어떨지 관건이 되겠네요. 강화터미널에 8시 20분 전에만 도착하면 47번 버스로 선수항에 09:00에 도착한다는 것도 희망적이었습니다. 그래서 1월 31일에 2월 2일 삼보 12호 09:20분에 승선을 예약하였습니다. 주문도에 먼저 가 볼 생각이었죠.
 

강화터미널 일출(07:51)

첫 전철은 5호선 송정역에 정확히 1시간 5분 만에 도착(06:42), 내려서 서두른다고 했지만 송정역(버스정류장)에 걸어가니 06:52분, 곧 도착 알림판에 보니 3000번 2분 후 도착!!으로 뜨네요. 퍼펙타이밍입니다. 자리가 없으면 낭패인데.. 했지만 기우였습니다, 10여 분이나 올라탔지만 빈자리 많네요. 이제 08:20분 전까지만 강화터미널에 도착하면 됩니다! 버스는 막힘 없이 달려 놀랍게도 한 시간 만에 터미널에 도착하네요!! 그래서 터미널 일출 사진도 찍고, 47번 버스 타기까지 오히려 30분이나 기다려야 하네요, 암튼 여유롭습니다. 
 
그런데 08:20분에 출발한다는 47번 버스가 시간이 되어도 승차대에 나타나지 않네요!! 수상하긴 했습니다. 터미널 외벽에 붙여놓은 버스노선 종합안내판에 47번 버스는 빠져 있어 아무런 정보도 볼 수 없었거든요.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10분이 지나도 안 오네요. 이젠 버스가 와도 09:20분 출항시간에 댈 수 있는지도 불안해지자, 버스 포기, 택시로 이동하기로 하고 택시승차대로 황급히 이동, 대기 중인 택시에 승차하였습니다(08:34). 사전 정보 확인 때 택시 운행시간은 30분 정도예상되었는데, 선수항에 20분 만에 도착(22,100원), 08:54! 출항 25분 전이어서 다시 여유를 되찾았으나 노선버스가 결행할리가 없는데 결행하는 변수도 있다니!! 어쩌다 못 본 것일까 그럴 리도 없는데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언짢지만 출항대기 하고 있는 배를 바라보니 금방 업되는데요. 수정(추가): 일주일 후 9일날 주문도(느리)에 가려고 터미널에서 똑같은 시간에 47번 버스를 기다렸는데 3분 전에 승차대 진입, 정시(08:20)에 출발하였습니다. 특이한 것은 버스를 보니 이마에 큰 숫자로 보여지는 노선번호판이 꺼져있네요. 그래서 알아보지 못하고 버스를 놓쳤나 보네요. 노선버스가 결행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믿음이 흔들릴 뻔하였네요.)
 

카톡으로 받은 승선권 보여주고, 신분증도 보여주고, 삼보 12호에 승선하였습니다. 
 

승선하여 여객선 내부 벽에 붙여놓은 '2월 운항시간 변경안내'를 보니 오늘(2월 2일)은 저수심으로 삼보 6호, 12호 모두 단축운행, 11:30분에 섬을 떠난다고 되어 있네요!! 이 정보는 지난 1월 31일 예약화면에서 못 보았는데.. 13:20분 막배는커녕 느리 선착장에 내려 화장실 보고 선착장 부근에 우왕좌왕하다 바로 타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예약 당시에 돌아오는 배편도 예약하려 했으나 돌아오는 배편은 현지 현장 발권이라고 안내되어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죠. 
 
아무튼 20~30분이라도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주문도 가기 전에 먼저 들려가는 볼음도에서 하선하기로 생각을 정리하고, 여객선 타고 가는 여행기분을 살려보기로 하고 선실 밖으로 나갔습니다. 
 

출항 후 10분 경과

시원한 아침 공기, 세지 않은 바닷바람, 선수항은 멀어지면서 배 좌측에 보이는 섬은 주문도입니다. 느리 선착장으로는 이렇게 주문도 우측으로 뱃길이 지나가는군요.
 

겨울바다이지만 오늘은 춥지 않네요, 그래도 카메라를 잡은 맨손은 좀 시렵습니다. 갈매기들이 따라오지 않을까 했는데 한 마리도 없네요. 겨울철에는 갈매기들이 안 따라다니나 봅니다.
 
배는 찬 바다를 헤치며 힘차게 달리고 있습니다.
 

 

힘찬 물결, 솟구치는 물살,
 

조용한 바다(09:36)

멀리 잔잔한 바다에 반사되는 아침 햇살이 달빛 같죠. 
 

여객정원 385명인 선실에 승객은 15 분 정도뿐, 편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는 하나도 없고 바닥은 따스한 온돌바닥입니다. 익숙한 듯 대부분 누워 있네요. 노약자들을 위한 안전벨트는 벽에 몇 개 앉은뱅이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선실 벽에 붙여놓은 동계 운항시간표와 47번 버스 운행시간표

벽에 붙은 운행시간표에도 47번 버스 08:20으로 되어 있습니다.
 

항로도

항로도에 선수에서 살곶이 35분, 볼음도 55분, 느리까지는 1시간 20분 소요되는 것으로 되어 있네요. 볼음도에서 하선하면 느리까지 왕복 소요되는 50분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되지만, 믿으면 안 됩니다. 실제 걸리는 운항시간은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차도(10:13)

아차도를 지나고 있습니다.
 

관계자의 허락을 받고 찍은 기관실입니다. 좌우에 6 기통 엔진이 하나씩, 12 기통이네요. 힘차게 작동 중입니다. 승용차인 경우 12 기통이면 럭셔리 끝판왕인데 선박인 경우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관계자에게 물어볼걸..
 

10:18분, 볼음도에 접안 중입니다.
 

10:22분, 볼음도 대합실 유리문에 부착된 알림장에 '저수심으로 인하여 마지막 배 11:30분'으로 써붙여놓았습니다. '주문서 출항임'이라는 문구를 주의해야 합니다. 주문에서 11:30분에 출항해 볼음도에 오는 시간을 예측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죠. 아까 선실벽에 붙은 항로도에는 편도 25분 걸린다고 되어 있었지만 그대로 믿었다간 낭패 날 뻔하였습니다. 일단 11:30분까지 선착장으로 돌아오겠다고 보수적으로 잡고 나들길 걷기 출발.
 

대합실 왼편에 나들길 스탬프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스탬프북에 도장이 찍히질 않네요. 물먹은 잉크만 지저분하게 손가락과 스탬프북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오늘은 스탬프 찍으러 온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그마저도 빈손으로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안 찍히는 스탬프에서 이것저것 만져보다 시간만 낭비하고 말았네요. 
 

'저어새가 들려주는 볼음도 이야기 안내판'을 살펴보면서, 물엄곶-조개골해변까지라도 갔다 올 수 있을까, 추운 겨울인데 갯벌에 흰발농게나 쇠스랑게를 볼 수 있으려나 막연하지만 그래도 기대를 좀 걸어볼까요.
 

강화나들길 13코스 볼음도길 출발, 현재의 시점에서 한 바퀴 돌아온 현지점을 종점으로 하여 13.6km.
 

볼음도는 저어새 생태마을입니다. 사실 불음도로 알고 있었죠, 오늘 보니 볼음도입니다. 볼은 영어스럽죠, 그런데 한자로 볼음도(乶音島)로 쓰네요, 그냥 소리 나는 대로 꾸민 한자인데요. 저어새 생태마을이라 했는데, 그림에는 노랑부리저어새(겨울철새)로 그려놓았네요. 운이 좋으면 물엄곶에서 녀석들을 만나 볼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짧은 방문에  만난다면 대박이죠.
 

조선 인조 때 임경업 장군이 풍랑을 피해 이 섬에 들렀을 때 보름달을 봤다고 해서 보름도로 불리다가 나중에 볼음도로 되었다는 전설이네요. 한양에서 이 섬까지 오는데 보름이나 걸려서 보름도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름도, 예쁜 우리말 이름이 볼음도라는 이상한 한자음으로 둔갑을 했군요. 
 

볼음도 선착장에 타고 온 삼보 12호는 벌써 주문도로 떠났고 우측에 어선 두 척이 정박해 있습니다.
 

물이 빠져 갯벌에 올라탄 어선
 

갯벌에 혹시 저어새.. 보이나 살펴보지만, 
 

추위에 게들도 모두 제구멍으로 숨었나 봅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설렁설렁 지나갑니다.
 

저어새는커녕 게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 갯벌
 

해송길을 지나,
 

저 끝 왼쪽 코너가 물엄곶인데, 백사장을 밟고 가려면 물이 더 빠져야겠는데요.
 

코스는 우측 산길로 진입, 물엄곶을 지나쳐 넘어가 조개골해변으로 이어지는가 봅니다. 이정표에 종점까지 11.8km 남은 지점, 출발해서 1.8킬로 정도 진행되었다는 건데 gps거리상으로는 아닌데요. 산으로 올라간 발자국은 하나도 없는 이 지점을 반환점으로 해서 선착장으로 되돌아가기로 합니다(11:00). 
 

11:28분, 돌아가는 배편을 대합실 창구에서 발권했는데 승선권에 출항시간은 11:30분으로 표기되었네요. 
승선 기다리는 동안 심심풀이로 땅콩강정 한 봉지 사 뜯어 바삭바삭 깨물어 먹고 있습니다. 
 

주문도(느리)에서 11:30분 출항한 삼보 12호가 벌써 보이네요(11:36)
 

11:41분 승선, 결국 주문도(느리)에서 볼음도에 오는 시간은 10분이네요. 단 10분! 아차도를 들리지 않은가 보네요. 이렇게 변수가 큰데 볼음~주문 간 편도 25분을 곧이곧대로 믿고 조금 더 멀리 갔다 왔더라면 배를 놓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실에 들어가 벽에 기대앉아 따뜻한 온돌에 엉덩이 호강시키면서 땅콩강정 바삭바삭 깨물어 먹으며 돌아왔습니다. 올 때는 갈 때보다 10분 더 운항시간이 걸리는데요, 역류하는 해류의 영향 때문인가 싶습니다. 
 
선수항 도착 12:50분,
오늘 당일치기 실패하였으나 09:20분 출항으로 정상운행된다면 느리 3항차 삼보 12호(13:20분)나 살곶이 3항차 삼보 6호(16:15분)로 돌아오는 주문도 하루, 볼음도 하루 당일치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네요. 47번 버스 운행(08:20)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대안으로 택시이용이 권장되겠네요. 동절기 운항인 09:20분이 종료되고 3월부터 07:30분 출항으로 당겨진다면 서울에서의 당일치기는 시도하기 어렵겠습니다. 그전에 볼음도에 800년 은행나무도 보고 저어새도 볼 겸 다시 도전해 봐야 할 듯하죠.
 
선수항에 내려보니, 47번 버스 시간 14:00 또는 15:00시까지 시간이 남아 가까운 장곶돈대를 다녀오기로 합니다. 지난번 나들길 20코스 돌 때 비켜 지나간 곳이죠. 선수해변을 걸어 유럽풍의 건물들이 보이는 스페인마을에서 해안남로로 오르면 얼마 안 가 고갯마루에 장곶돈대 입구입니다. 
 

장곶돈대

돈대들의 모양이 대개 비슷하지만 특히 외포항에서 보는 망양돈대 다음의 상암돈대와 너무도 많이 닮아 보이네요. 
 

장곶돈대 파노라마뷰
 

 

장곶돈대에서 가까운 버스 정류장(장곶돈대)은 스페인마을 주차장 입구입니다. 21분 기다려 4번 버스에 승차, 강화터미널로 돌아왔습니다. 3000번 버스도 최근에 10대 증차했네요. 
 
오늘 볼음도길 일부 걸어갔다온 거리 3km에 장곶돈대를 걸어갔다 온 거리 2.7km, 합, 오늘 걸은 거리는 5.7km입니다.
 
수정: 2025 02 07 
삼보해운 홈을 체크해 보니 2월 7일 자 전 항로가 09:00부로 취소되었네요.
 
"09시 강풍주의보, 풍랑주의보 발효 중
 내일 8일 오전 해제 예상됩니다.

 
삼보 6호 
1항차 결항
2항차 통합운항 결항
3항차 결항
 
삼보 12호
1항차 결항
3항차 결항"
 
주의: 배편은 결항유무를 당일 선착장으로 출발하기 전에 재확인 필수입니다. (삼보해운 032 932 6007)
 
 
글번호 1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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