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나들길 11코스 '석모도 바닷바람길'을 돌 때 '다음 기회에..' 하고 미루어 놓았던 천년고찰 보문사를 오늘 찾았습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소답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네요. 명찰을 품고 있는 낙가산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해명산, 상봉산과 더불어 석모도의 3 산(三山) 중의 하나로 관세음보살이 상주한다는 이름으로 낙가산(洛迦山)이라 하였고, 관세음보살의 원력이 광대무변함을 상징하여 보문사(普門寺)라 지은 창건당시의 이름이 천년 넘어 현재에 전해지고 있는 고찰이면서,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한국의 3대 해수관음성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낙가산 정상 아래 눈썹바위에서 내려다보는 서해바다 낙조 비경으로 이미 명소로 꼽히고 있기도 하죠. 그 눈썹바위 바로 아래 절벽바위에 새겨 모셔져 있는 마애관세음보살좌상은 보문사를 대표하면서 관음도량의 성지임을 가장 잘 상징하는 성보문화재인데 일단 마애불의 크기에 압도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던 시절인 1970년 대에 육여사께서 보문사에 자주 들리셨다고 전해지고 있는데 그에 대해 숨겨진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까 기대를 걸고 찾아간 탐방이기도 합니다. 보문사를 둘러보고 낙가산 정상을 올라갔다 내려와 차창밖으로 비치는 파란 하늘에 해저무는 엷은 노을빛을 바라보며 버스는 강화터미널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올 때 강화터미널에서 출발한 31B번 버스는 거의 한 시간을 달려 보문사 주차장에 도착하였습니다. 가을 행락철에 늘어난 차량도 영향이 있겠지만 외포리에서 펼쳐지고 있는 새우젓축제로 꽉 막힌 장터거리를 빠져나오는데 지체가 많이 되었습니다.
일주문 옆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들어가는 유료입장입니다.
입장해서 보문사 경내로 올라가는 길이 무척 가파른데요. 전각을 새로 조성 중인지 포클레인 한 대가 작업 중인데,
웅 웅 거리며 오르막을 올라갈 때는 포클레인마저도 힘겨워 보이는 오르막입니다.
일주문 - 절마당
올라가면서 눈에 뜨이는 건물은 사찰전각으로 보기에 아주 특이한데요. 이 방향에서 보면 4층 건물이지만, 뒤로 돌아 올라가서 보면 종무소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로 단층건물로 보입니다.
하늘은 틀림없는 가을하늘,
돌담 주변에는 코스모스 피어 가을풍경에 가을빛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올라가는 길가에 삼재 알림판에 보니 금년은 원숭이, 쥐, 용띠에 삼재가 꼈나 보네요.
관음성지는 관세음보살님이 상주하는 성스러운 곳으로 한국의 해수관음성지로는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 양양 낙산사, 여수 향일암을 꼽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절마당 한켠에 우뚝한 보호수, 은행나무 수령 400년
보호수 뒤에서 바라본 보문사 전경
용왕전에서 내려다 본 보문사 전경
용왕전 - 와불전
오방 용왕을 모신 용왕전
용왕전 뜰앞에
황금룡
황금잉어상은 금년 6월에 조성되었네요.
잉어는 수행이나 학문을 정진하라는 의미가 있고 다산, 번영, 재물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스님들에겐 성불을 의미하기도 하네요.
용왕신 뒤에는 아홉(9)룡이 새겨져 있습니다.
천인대 위에 조성된 와불전, 천인대는 길이 40m, 폭 5m의 큰 바위로 법회 때 설법하는 곳으로 천여 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곳이라 해서 천인대라 이름 붙여졌다고 하네요.
와불은 열반 당시 모습의 석가모니 부처님이십니다.
윤장대 - 법음루 - 범종각
윤장대
윤장대란 가운데 기둥을 넣고 원형 또는 다각형의 나무장을 올린 뒤 경전을 넣고 손잡이로 돌리는 일종의 책장입니다.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것과 공덕이 같다고 하네요.
가운데 법고(法鼓), 왼쪽에 목어(木魚), 우측에 운판(雲版)을 달고 있는 법음루입니다.
법고는 조석 예불과 법의식 때 친다는 설명입니다.
범종각입니다. 1975년에 지어졌는데 무게 5톤으로 당시 국내 최대의 범종이 봉안되었습니다. 이 범종은 정수 스님의 발원으로 제작되었는데 당시 육영수 여사가 화주하여 모셔진 것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육여사는 봉안되기 전 해인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흉탄에 맞아 돌아가셔 범종 봉안을 친히 보시지는 못하셨습니다.
나한전 - 삼성각 - 석실
와불전 옆으로 오백나한상과 33 관세음보살 사리탑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나한은 아라한과를 증득한 존자를 말하며 보문사의 500 나한은 오백분의 모습과 표정이 모두 달라 각각의 개성적인 모습을 자유분방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각 안에는 불상 없이 가운데 칠성탱화, 좌 우로 신신탱화, 독성탱화가 봉안되어 있습니다.
수많은 아기부처들
석실의 세 아치문이 돋보입니다.
석실 안의 관세음보살상
석실 안에는 삼존상, 관세음보살상, 19분의 나한상이 봉안되어 있는데 마애관음보살좌상과 함께 보문사의 대표적인
성보문화재로 꼽고 있습니다.
극락보전
극락보전
극락보전에 모신 삼존불, 대세지보살,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보문사의 중심에 자리한 극락보전
관음성지 제1호는 보문사
낙가산 보문사는 신라 선덕여왕 4년(635)에 화정대사가 창건,
요사채 담벼락에 붙여 놓은 마애불 가는 길 안내판을 따라갑니다.
마애불
마애불 가는 길가에 수많은 옥돌불상들, 특이하게도 동전 한 닢씩 안고 있는 모습입니다.
마애불 가는 길은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
급경사 계단을 숨 고르며 올라가 용왕단에 소원을 빌어보세요.
용왕단에서 내려다 보이는 탁 트인 조망을 파노라마뷰로 담았습니다. 멀리 밀려난 바다에 고요히 내리고 있는 가을 햇볕입니다.
계단을 헤아리며 올라오다가 길을 막고 있는 당랑군과 기싸움을 벌이다 계단 갯수를 까먹었는데, 나중에 홈에서 확인해 보니 419개의 급경사 계단입니다.
이 석불좌상은 표훈사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1928년 눈썹바위 암벽에 조각한 것이라는 설명인데, 곧 100년이 되지만 마애불로서는 최신작이 되겠네요.
눈썹바위라고 해서 귀엽게 들리지만 웅장하고 어마어마한 크기의 절벽바위입니다. 바위의 생김새만으로도 신성감이 드는데, 마애불의 크기 또한 압도적입니다. 이 눈썹바위 바로 위가 낙가산 정상입니다.
왼쪽의 바위에 마애불 불사에 공덕을 올린 불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듯 보입니다.
무설전
마애불에서 계단을 다 내려와 절마당 끝에 보이는 건물 무설전은 종무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무설전 전각에 붙은 초서체로 흘려 쓴 5개의 한자, '무설재중전'인지 '무설어중전'인지, 초서체의 여유인지 혼란인지 가운데 글자가 있을 在와 고기 魚로 서로 다르게 보는 분들이 있어 혼란스럽습니다. 보문사 홈에는 在로 읽고 있으면서 그 글자 뜻풀이는 안되어 있다 보니, 다른 절에서는 본 적 없는 편액인데 다섯(5) 글자가 전달하려고 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남네요. 주권재민이라는 글자에서 보듯 '주권은 백성에게 있다는 식'으로 본다면 '무설이 중생에게 있다'는 말이 되는 듯 하지만 그 의미가 언뜻 와닿지 않네요. 그런데 魚로 읽으면 魚衆이 되어 어중이란 일반인(중생)들을 의미하면서 이들에게 무설 즉 설법하지 않고 뜻을 전한다는 의미가 된다는 해설에 공감이 더 가는데요. 보문사 홈에서는 무설재중이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으므로 그에 대한 뜻풀이도 분명하게 해 주면 좋겠다 싶습니다.
낙가산 정상 가는 산길
보문사 절을 둘러보고 내려와 일주문 옆 좌측으로 진행, 낙가산 등산로에 진입하였습니다. 주변 어디에도 등산로 들머리 표시가 안되어 있어 매표소 검표담당 직원에게 물어서 들머리를 찾았습니다. 내비 검색을 해보면 용왕전 뒤로 올라가도록 경로가 뜨는데 마침 용왕전 뒤 시설을 점검하는 듯한 직원이 있어 물어보니 철조망이 둘러쳐져 있어 산에 오를 수 없다고 하면서 주차장으로 내려가 알아보라고 하던데요. gps 내비 경로가 업데이트 안되어 있나 봅니다.
우측에 보문사를 끼고 산길을 올라가고 있습니다. 낭랑한 목소리로 울리는 염불소리를 들으며 올라가는 중이죠.
쉼터가 없어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쉬어갑니다.
무너진 돌탑을 지나며 길은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집니다.
두 분은 하산 중이시네요.
급경사 오르막
돌길을 숨 고르며 올라가면 능선에 접속,
능선에 길안내 이정표입니다. 해명산까지 4.6km네요. 진득이 고개에서 역코스로 오르는 길로 다음기회로
잡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낙가산 정상에서 되돌아오는 것으로 합니다.
전망이 터지면서 바다가 멀리 밀려난 풍경이 아스라이 펼쳐집니다.
낙가산 정상까지 200m,
큰 바위를 돌아 올라가면
정상입니다, 주변 나뭇가지에 산악회 리본 몇 개 매어져 있을 뿐 표지석이 없네요. gps상으로 고도 236m,
기대한 대로 정상뷰도 굿! 굿!인데요.
이 자리에서 보는 낙조풍경이 환상적이겠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는 마애불 눈썹바위,
절벽 낭떠러지 위험지역이어서 안전 철조망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왼쪽에 보문사 사찰풍경을 끼고 내려오는 하산길에는 염불소리 종료되고 적막 속에 북소리가 들리는 듯한데 법고를 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보문사 대형 주차장 상가 건물에 붙어 있는 버스 정류장 표시 앞에서 종료, 오늘 걸은 거리는 5.7km입니다.
주차장 너머로 노을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4분 기다려 31B번 버스에 승차, 55분 걸려 터미널에 도착, 대기 중인 3000번 버스에 환승, 송정역에서 5호선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글번호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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