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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리에 수령 400년의 탱자나무를 보러 갈 때도 그랬고, 몇 년 전 선두리에 소리체험박물관을 지나갈 때도 그랬듯, 지난봄에 철새 보러 갈 때도 코앞에 빤히 보이는 동검도는 그냥 지나갔었죠. 그날도 제고향 찾아 떠나려고 예비 비행 연습 중인 기러기 떼들이 새까맣게 몰려 있던 동검도 입구였습니다. 그러나 강화나들길 8코스 철새 보러 가는 길은 바로 앞 동검도 입구에서 미련 없이 비켜지나 가는데, 궁금했죠. 다리로 연결되지 않아 배 타고 가야 하는 작은 섬 주문도, 볼음도는 강화나들길 12코스 , 13코스로 편입되어 있는데 다리로 연결된 동검도는 제외시킨 무슨 이유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실수였네요. 오늘 돌아보면서 작은 섬 동검도에서 유리보석 같은 채플갤러리를 발견하고 동검도가 빠진 것은 분명 실수다에 전폭 공감합니다. 갤러리에 블루가 강조된 조광호 신부님의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에 감각적인 색감으로 터치된 칼라유리, 맑은 투명유리에 경건한 성당의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한 예배공간에서 방문객이 잠시 힐링될 수 있는 채플갤러리입니다. 
 
오늘에야 발견한 강화의 작은 섬인 아름다운 동검도의 재발견이었습니다. 
 

강화터미널에서 51번 버스에 승차 온수리를 지나와 50분 걸려 동검도입구 정류장에 하차, 걷기 출발합니다.
 

 
앞에 보이는 작은 다리가 동검도로 들어가는 교량입니다.
 

동검도 입구에 보이는 강화나들길 8코스 '철새 보러 가는 길' 이정표는 동검도를 외면하고 우측으로 진행합니다. 
 

 
동검도로 들어가는 길에서 바라본 좌 우 풍경은 물때가 썰물 때인 듯, 바다는 완전 실종,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습니다. 
 

숨구멍인 제집을 숨어 드나들며 재빠르게 살살 기는 수많은 칠게들, 갯벌은 살아있습니다.
 

동검교 우측 포토존 옆에 세워놓은 갯벌복원 사업 안내판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된 갯벌생태복원 사업 진행 현황표와 설명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강화 본섬과 연결되어 있던 둑방길을 헐고 교량(동검교)을 건설하여 오랜 세월 동안 단절되었던 양쪽 갯골이 연결되고 교량 사이로 해수가 넘나들어 양쪽 갯벌의 고도차이가 자연스레 해소되고 갈대군락에 천이가 이루어지고 저서생물에 유사경향이 확인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어려운 용어들인데 저서생물(底棲生物)이란 바다밑이나 갯벌에 사는 작은 미생물을 의미하는데 양쪽 갯벌에 사는 동물, 미생물의 종류가 서로 비슷해졌다는 설명입니다. 
 

동검교를 건너가 우틀, 좁은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뒤돌아 본 풍경, 갈대숲 너머로 보이는 방금 지나온 동검교입니다.
 

왼쪽 갈대숲 너머로 보이는 드넓은 갯벌, 오늘은 바다가 사방 완전 실종되었습니다. 
 

승용차 두 대가 교행하기 신경 쓰이는 좁은 도로에 차량들이 심심치 않게 지나갑니다. 동검도를 찾는 차량들이 많은가 보네요. 저 끝 삼거리에서 우틀 하면 편의점이 보입니다.
 

작은 섬에 편의점(CU) 규모가 상당하네요. 
 

 
그대로 포장도로를 따라가면서 혹시 하고 왼쪽 산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찾아보지만 입산통제 안내문만 보입니다. 기대했던 동검도 해변을 따라 도는 해변산책길은 없는가 보네요. 계속 좁은 차로를 따라갑니다. 
 

채플갤러리 앞 정류장입니다. 갤러리로 바로 오려면 이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되겠고,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건너편에 갤러리 전용 주차장이 여유로워 보입니다. 녹슨 철판 가림막이 어울려 보이네요.
 

갤러리 건물 왼쪽에 보이는 아주 작은 성당, 미니채플이라 해도 되겠는데요.
 

 
조선시대에 강화도나 한강으로 들어가기 위한 동쪽 검문소였던 동검도, 거북의 어깨에 해당하는 이곳 낮은 언덕에 일곱(7) 평의 작은 성당입니다라는 소개글과 함께 '먼 길 오셨습니다'라는 환영의 따뜻한 인사말을 녹슨 철판 가림막에 붙여놓았습니다. 2022년에 개관하였나 보네요.
 

작고도 작은 성당, 미니채플입니다. 성당이지만 앙증맞네요. 방문객 세 분이 바로 앞 쉼터에서 담소 중입니다.
 

작은 성당에 한발 더 다가가면,
 

성당 뒤로 작은 예수상이 보이네요.  여기서 보면 위치가 뒤로 보이지만, 성당에 들어가서 보면 성당 앞이 되는데요.
 
 

십자가에 못이 박혔어도 온화해 보이는 작은 예수상
 

작은 성당 안으로 문 열고 들어가 보니 작은 예수상이 우측 유리화에 비쳐 보이네요. 십자가와 수평선이 서로 겹쳐 일치되어 보인다는데 모르고 사진을 잘 못 찍은 모양입니다. 어긋나 보이네요. 가운데 싱잉볼이 보이고 설명문도 보이죠. 확대해 보면, '저 멀리 피안의 수평선으로 이어진 창밖의 십자가와 산사나무는 채플 안의 유리화와 일직선상에 놓여 있습니다. 가시 돋친 산사나무의 꽃말이 유일한 사랑이듯 우리에 대한 예수의 한없는 사랑도 하나의 왕관이 아니라 고통의 가시관으로 표현됩니다... 생명의 본질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 님이 영원하듯 생명도 영원하고 이 아름답고 귀한 선물인 생명은 영원한 기쁨입니다.'라고 신부님이 써놓았습니다.
 

'여기 빈방에 앉아 저 광활한 갯벌을 바라보세요, 하늘과 바다와 산으로 이어진 저 생명의 갯벌을 바라보십시오'.
 

미니채플에서 갤러리 건물로 입장합니다. 11시 주일미사는 2층갤러리에서 한다는 안내문과 월요일엔 갤러리 휴관입니다라는 안내문이 유리문에 부착되어 있습니다. 무료입장입니다.
 

문 열고 들어가면 우측벽에 '이곳은 명상과 기도의 공간'이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습니다.
 

블루 칼라톤의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크고 작은 중 소 대형 작품들이 걸려 있지만 작품명이나 작품 설명은 없는데요. 작품의 해석과 관람을 관람객에게 모두 일임한 듯 보입니다. 투명한 유리 너머에 건물 외부 풍경이 그대로 투시되고 반사되고 있습니다. 외부와 내부가 서로 관통된 듯하지만 그 사이에 없는 듯 존재하는 투명유리입니다.
 

흔히 보던 작은 유리를 이어 붙인 전통기법은 안 보이네요. 에나멜 금속안료를 입혀 그린 최신기법의 작품들로 보입니다. 
 

 
작은 소품 작품들은 모두 블루입니다.
 

조광호 신부님은, '작가가 통감하는 체험은 모두가 푸른색으로 표현되고, 푸른색과 빛은 '희망 속에 좌절'을, '상승 속에 추락'을 체험하고 '넘어설 수 없는 아득함'과 '근접할 수 없는 무한함'을 호소하는 등가물이다'라고 자신의 채플갤러리 개관사에 쓰고 있네요. 
 

축소제작한 성모자상
 
신부님의 스테인드 글라스 작품에 수묵화기법을 입힌 대작들을 감상해 보시죠. 작품 제작연도만 표시되어 있을 뿐 작품명이나 주제설명은 없습니다. 
 

 

 
한정판으로 채플 영문글자가 새겨진 핸드스카프를 제작하였네요, 블랙과 퍼플톤에서 퍼플톤으로 한 장 구매하였습니다. 
 

 
갤러리 끝방에는 성물(聖物) 판매소입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우측에 엘리베이터를 이용 올라갔습니다. 
 

2층은 주일미사를 드리는 공간입니다. 좌 우 유리창에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다수 걸려 있네요. 스테인드글라스 창은 명동성당에서 보았던 기억인데요, 이곳 작은 섬 동검도에서 최신 기법으로 그린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걸린 성당을 보리라고는 예상 못했죠. 투명 블루 색감만으로도 힐링되는 공간입니다.
 

 
왼쪽 벽 끝에는 반주용 오르간이 놓여 있습니다. 우측 창에 노을 지면서 석양빛이 유리에 비쳐 들면 블루와 골든옐로의 환상적인 공간이 연출되겠습니다. 
 

2층 창가에서 바로 보이는 미니채플, 4계절 아름다움을 모두 보여주는 풍경이 그림 같습니다. 눈 쌓인 설경을 상상해 보세요.
 

미술평론가이신 이경성 님을 비롯 여러 분들이 작품평을 남겨주셨네요. 
 

갤러리를 나와 길 따라가다가 산길인 듯싶어 따라 올라갔으나, 사유지인 듯 길이 차단 잠겨 있네요. 어딘가 산에 오르는 샛길이 있겠지만 올라오던 길 그냥 내려갑니다.
 

작은 섬에 전원주택들이 많네요, 내려가면서 보는 멀리 바다 풍경이 설레게 합니다.
 

마을 골목길 벽화에 그려진 '군고구마 사세요', 동검도에 고구마가 특산물인가 봅니다. 
 

작은 섬마을에 교회도 있네요. 
 

동검리 종점 버스정류장입니다. 이따 이 자리로 돌아와야죠.
 

이 까칠한 녀석, 사납네요, 목줄 없으면 큰일 나겠어요. 
 
바다가 실종된 갯벌 풍경에는 함초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 캠핑 야영지를 찾은 젊은이들이 많네요. 그들이 해맑은 목소리로 떠드는 골목길을 지나 정류장으로 돌아갑니다.
 

이곳은 '낙조천하최고지'이기도 하네요. 
 
51번 버스는 종점정류장에 정확하게 17:40분 제시간에 들어왔습니다. 오늘 동검도길을 걸은 거리는 3.8km입니다.
강화터미널에서 18:36분 출발 3000번 버스에 승차, 송정역에서 5호선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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