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에서 만난 원앙, 황조롱이, 오목눈이, 글라이드연
월동차 날아왔다가 추위가 풀리면 돌아가는 새들을 겨울철새라 하고, 여름을 잘 보내고 추워지면 따뜻한 남쪽나라로 날아가는 새들은 여름철새라 하는데, 이상기후에 혼란스러운 듯, 변심한 듯, 제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눌러앉는 녀석들이 많다 보니 철새인지 텃새인지 알아보기 혼란스럽습니다. 텃새로 알고 있던 민물가마우지도 알고 보니 원래는 겨울철새인데 눌러앉은 녀석들이라고 하네요. 그러니 뭐 굳이 구분해야 되나요, 그래서 텃새든 철새든 겨울철에 보이는 새들을 모두 한마디로 '겨울텃새'로 엮어보았습니다.
석수역 부근 안양천 구간에서 예쁜 원앙을 보았다는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어 오늘 기대에 부풀어 출발하였는데, 대박입니다. 보너스까지 받았네요, 뜻밖에 물가에서 맹금류 황조롱이도 보고, 귀여운 오목눈이도 만났습니다.
안양동 래미안 아파트 보도교에서 대형 연을 날리는 분을 만나 '글라이드연'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듣고 보니 옛날 방패연, 가오리연은 이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옛이야기가 되었네요. 연 이야기도 오늘의 보너스로 말미에 추가합니다.
석수역 2번 출구 나와 오늘의 탐조나들이 걷기를 출발하였습니다. 직진해 곧바로 안양천길에 합류, 물가에 바짝 붙은 탐조로 따라가면서 냇물에 노니는 흰죽지, 붉은머리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쇠오리들이 보이지만 원앙은 안양천교를 한참 지나서도 안 보이네요. 실망감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하는데,
화창교에 이르는 무궁화동산길 구간에서 여러 오리들 사이에 섞여 드디어 눈에 뜨이는 원앙!
흰뺨검둥오리와 어울려 노닐고 있는 원앙입니다.
그런데 싱글이네요.
유유히 헤엄쳐가는 원앙,
원앙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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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그림 찾기, 청둥오리 떼에 섞여 어울려 있는 원앙 한 마리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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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철을 맞아 과격해진 청둥오리 수컷, 공격적입니다.
냇물에 정화된 하수가 합류되는 흐름에 오리들이 많이 모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수온이 덜 차가워 먹잇감이 많은가 보네요.
앗!! 물가에 황조롱이입니다.
높은 곳이 아닌 낮은 물가에 내려앉아 있다니..
녀석의 눈빛이 날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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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교를 지나 안양천 생태이야기관 앞 생태공원에,
무리 지어 몰려있는 흰뺨검둥오리 사이에 원앙이 섞여 있습니다.
물에서 뭍으로 올라와 있네요. 산책로 데크길이 녀석들에 너무 가까이 근접 되면서 다가가기 조심스러운데, 이때 남성 한분이 눈치 없이 카메라 앞을 막으며 성큼성큼 걸어지나 오리들 쪽으로 다가가기에, 잠깐만요! 하려다가 그 소리가 더 커 녀석들이 놀랄 것 같아 주춤! 망설이는 순간, 민감한 녀석들은 날아오르는데, 둔감한 녀석들은 아저씨가 지나가도 괜찮아 보이네요.
그래서 카메라 들고 살금살금 다가가 보니 예민하지 않네요, 날아가지 않고 슬금슬금 피하기만 합니다.
슬금슬금 물가로 내려가더니,
입수
입수 후 이리저리 예쁜 포즈를 잡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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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입수할 생각이 없습니다.
물가에 원앙 한 무리가 더 있네요.
수컷 4, 암컷 2,
수컷 5, 암컷 2,
수컷 4, 암컷 2,
수컷 4, 암컷 3,
수컷 4, 암컷 2,
수컷 3, 암컷 2,
수컷 2, 암컷 1,
수컷 1, 암컷 2,
생태공원을 지나서부터는 얕은 물이 결빙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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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훈관 앞
잡초 사이에 참새들이 우르르 쪼르르 몰려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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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훈관을 지나면서부터는 깊은 물인데도 결빙되어 있습니다.
가오리연이 하나 하늘에 떠 있죠, 지금은 별생각 없이 연을 보고 지나가고 있습니다.(이따 말미에 대형 연을 날리는 꾼을 만나 글라이드연에 대해 흥미로운 소개를 받을 줄 모르고 지나치고 있는 것이죠)
충훈 1교 지나서 결빙이 풀린 모래톱에 서 있는 초췌한 모습의 배고픈 왜가리는 처량해 보이는데,
왜가리 옆에 백로는 말끔한 모습이네요.
백로와 함께 어울려 있는 청둥오리
참새가 우르르 날아간 자리에 남아 있는 한 마리, 귀여운 오목눈이 뱁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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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암을 바라보며 안양대교 밑을 지나가고 있는 중에,
다리 밑에는 아저씨들 사이에 심심풀이 내기장기에 열이 후끈 달아올라 있습니다.
다시 결빙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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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에 가려 응달진 구간은 결빙되어 있습니다.
안양동 래미안아파트로 넘어가는 보도교 위에서 연을 날리고 있는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좌우 날개 길이 4미터짜리 대형 연인 '글라이드연'이라고 하네요. 메이드인차이나, 직구한다고, 재질은 방수처리된 천인데 연 하나에 6만 원쯤이라 해서 놀랐습니다.
줄을 감는 얼레가 감고 풀기 쉬운 원형으로 기계화되었습니다. 4만 원!! 와이어(연줄)는 0.8mm, 라이터불로 지져도 잘 안 끊어진다는데, 1km 길이에 12만 원, 점점 더 놀랐습니다. 오래전 시화호에서 보았던 연줄에 줄줄이 달린 줄연은 물어보니 백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하네요. 요즘 연들이 고가이다 보니 서로 줄 끊어먹기 내기는 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4각 얼레로 대나무살 깎아서 창호지 오려 붙여 직접 만든 방패연, 가오리연을 날리던 추억은 이미 잊혀지고 사라진지 오래전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래미안아파트 117동 사이로 직진, 안양역 2번 출구에서 오늘의 탐조나들이를 종료하였습니다.
석수역에서 안양역까지 안양천 따라 걸은 거리는 8.6km입니다.
글번호 1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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