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백양리역은 '엘리시안강촌'역이라고도 하죠.
엘리시안강촌은 'Four Seasons For Family'를 지향하는 종합 리조트, 지금은 스키시즌, 플랫폼에서 하얀 설원의 스키슬로프가 살짝 보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백양리역은 작은 간이역에서 그렇게 화려하게 부활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의 경춘선 전철이 지나가는 수많은 역 중에서 가장 빼어난 북한강뷰를 자랑하고 있는 이국적 구조물의 강변역으로 꼽히고 있기도 하죠. 굴봉산의 터널을 빠져나오면서부터 시원하게 펼쳐지는 북한강변의 빼어난 경치를 막힘없이 끌어안고 달리는 구간이 백양리역 구간입니다. 백양리역을 좋아하는 이유이죠. 이설 되기 전 옛 백양리역은 어땠을까, 쓸쓸한 듯 쓸쓸하지 않은 추억의 옛 간이역을 찾아갑니다. 오늘 코스는 춘천 봄내길 7코스이기도 합니다.
백양리역 - 옛 백양리역(폐역)
백양리역입니다. Y자형 교각이 끊임없이 받쳐주고 있는 특이한 이국적 구조물이죠. 지상 주차장에 주차하는 경우 대합실로 올라가는 에스컬리에터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것도 특징입니다. 주차하고 나서 80개의 계단을 밟고 올라야 대합실인데, 자전거는 엘리시안강촌 리조트 가는 방향으로 타고 가다 유턴해서 돌아와 2층 대합실로 바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강촌 가는 방향
지금 자전거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바람은 살살 부는데 강물엔 냉기가 가득해 보이네요.
강변에 무성한 갈대숲, 그리고
억새밭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삼악산을 보며 조깅하는 커플, 가볍게 뛰고 있습니다.
뒤돌아 본 백양리 역
백양리역 출발 2킬로 지점에 (옛) 백양리역 진입 화살표 보고 우틀,
친절한 화살표 따라갑니다.
옛 백양리역(폐역)
(옛) 백양리역, 금방이라도 열차가 들어올 듯한 풍경입니다.
왼쪽에 복원된 구 역사 건물, 직선이 아닌 곡선구간에 자리한 것이 특이하네요.
역사 건물이 승강장 복판에 서 있는 섬(島)식 역으로 된 특이한 구조입니다. 섬식은 중앙선 팔당역과 함께 전국에 단 두 군데뿐, 1939년 7월 보통역으로 개시하였으나 2004년 간이역으로 격하, 2010년 폐역, 수도권 광역전철개통으로 지금의 백양리역으로 이설 되었습니다.
역사 앞 쉼터는 동절기 휴장(11/11~3/10)
고요한 플랫폼
복원된 역사 건물, 내부는 동절기 휴관, 화장실은 개방되어 있습니다.
방문객을 환영하고 있으나 동절기에 휴관으로 문은 닫혀 있습니다. 앞에 놓인 스탬프는 '강원여행버킷리스트' 스탬프함,
복원공사는 2013년 11월에 착수, 2015년 6월에 완료, 간이역(역사 건물)과 플랫폼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고 화장실, 주차장 등 편의 시설이 추가 조성되었습니다.
옛 경강역, 가평역 방향,
반대편인 강촌역 방향
자차 방문을 위한 주차장도 넉넉해 보입니다. 이곳 입구에 버스 정류장은 없는데요.
옛 백양리역 - 옛 강촌역(폐역)
옛 백양리역을 뒤로하고 강촌역으로 걸어 이동합니다. 오토바이는 살살 타고 가는 게 지금 연습 중인 듯싶은데요.
기차가 달리던 옛 경춘선, 선로는 모두 걷어냈습니다.
이렇게 커브를 돌아나갈 때는 기차가 경적을 길게 울리고 지나갔죠.
강물이 깊고 차게 보여 오리나 철새들이 없을 것 같아 강변에 바짝 붙어 가는 길이 아닌 옛 경춘선으로 올라와 가는 중인데 내려다보니 강물에 오리가 보이네요. 너무 멀어 확대해 보니 청둥오리입니다.
모래톱에 흰 뺨 검둥오리 무리들, 그 속에 청둥오리도 몇 마리 끼어 있습니다.
앗! 희귀한 철새, 국제보호조인 호사비오리를 여기서 볼 수 있다구욧!
이 길은 춘천 봄내길 7코스입니다.
너무 멀지만 강변으로 내려가기엔 너무 많이 지나왔으니 그냥 가면서 호사비오리를 찾아보려고 강물을 뚫어져라 보면서 가다 보니 한 무리의 오리들이 보이는데..
옆 열굴(뺨)에 동그란 흰 반점이 귀여운 '흰뺨오리'입니다.
뒷모습만 보여주는 이 녀석들은 비오리인가 호사비오리인가,
(옛) 강촌역입니다. 낙석을 방지한 특이한 피암터널 형태의 플랫폼입니다.
저런 고드름은 조심해야죠.
국내 최초 강촌 출렁다리로 유명했던 강촌역, 2010년 12월 폐역, 이설 되었습니다. 피암터널 벽에 쓴 많은 낙서들이 유명해지며 2008년 그래피티역으로 지정되었네요.
세상 편한 누워 타는 자전거 리컴번트가 지나갑니다, 여유롭네요.
네발 스쿠터 타고 데이트 중이겠죠.
구 강촌역 역사 건물, '강촌상상역'으로 역명을 붙였습니다. 레일파크라는 영문 간판이 붙어 있지만 2층은 추억의 사진 전시실입니다. 레일바이크 코스는 김유정역에서 출발, 강촌역이 하차역이네요. 중간에 배터리로 움직이는 낭만열차로 갈아타는 낭만의 코스입니다. 하차하여 강촌역으로 가거나 셔틀을 타고 김유정역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애견과 함께 타는 펫바이크도 운영되고 있네요.
옛 강촌역 - 백양리역
흰뺨오리도 가까이 보고, 호사비오리도 혹시나 만나보려 강변에 바짝 붙은 산책로와 자전거길 따라
다시 백양리역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이정표에 백양리역 2.5km는 오류네요, (옛) 백양리역까지이겠죠.
호사비를 만나지 못하면 출발점인 백양리역까지는 5킬로 정도를 알바하는 셈이 됩니다.
낭만열차가 정차해 있는 옛 철교 밑으로 통과,
왼쪽으로 올려다보는 (옛) 강촌역 피암터널
괜히 제풀에 놀라 날아가는 왜가리
강 건너에 정박 중인 고깃배
요 녀석은 비오리인데요,
호사비는 빨간 부리인데, 요 녀석들은 검은 부리죠,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비오리입니다.
아까 보였던 흰뺨오리들 마저도 강물에 그늘이 드리워지면서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네요. 가볍던 발걸음이 아쉬워 무거워지는데, 그때 갈대밭에서 뭔가가 후드득 날아올랐습니다. 가로등에 내려앉았지만 역광에 알아보기 어려운데.. 들쥐를 잡은 모양입니다. 황조롱이입니다.
호사비를 못 본 대신 황조롱이를 만나보게 되네요. 알바에 보너스를 받는 듯, 대박입니다.
멀리 백양리역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왕복 11km입니다.
글번호 1177
'걸어다닌 풍경 > 춘천가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촌] 폭포물 쏟아지는 봉화산 구곡폭포 (33) | 2024.08.16 |
---|---|
홍천 알파카월드(Alpaca World) (19) | 2024.06.15 |
만추(晩秋)의 김유정 실레 이야기길 (44) | 2023.11.14 |
[엘리시안 강촌] 백양리 검봉산계곡에 핀 야생화 들꽃 (58) | 2023.04.04 |
강촌(江村) - 눈부신 하얀 설경 (49) | 2023.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