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릉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려 왼발을 올리려다가 언뜻 보고 눈을 의심, 뒤로 물러서 다시 봐도, 앞에 세워진 배너에는 분명 '자전거, 엘리베이터 이용하세요'였습니다!! 그동안 무슨 법 무슨무슨 규정에 따라 '휴대승차금지'한다는 경고문만 보와 왔지, '이용하세요'라는 말은 난생처음 보는 알림판입니다. 이 얼마나 반가운 소식인가!! 자전거족들에겐 정말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교통약자, 손수레, 캐리어에게는 원래 엘리베이터 이용이 허용되어 왔으므로 새로운 뉴스가 안 되겠지만, 배너에 자전거 그림까지 추가해 놓은 것을 보니 허용된 것은 틀림없는 팩트이고 그것은 자전거에 틀림없는 빅뉴스입니다. 아마도 8호선 연장 개통 구간의 신설역들에는 모두 자전거의 엘리베이터 이용이 허용되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저런 사정이 있겠지만 그동안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온 규제 일변도로만 나갈게 아니라는 자전거이용 활성화의 측면을 고려한 긍정적인 변화의 태동이 있었고, 그 검토 끝에 허용하도록 하자의 결론을 8호선 연장구간을 공사하면서 반영하지 않았을까 추론해 봅니다. 엘리베이터에는 사이즈가 좀 큰 화물용이 있잖아요, 그런 넉넉한 사이즈의 엘리베이터가 동구릉역에서 운행되고 있네요. 자전거 석(3) 대가 동시에 타도 넉넉해 보이는 것이 바로 추론을 뒷받침해 주는 확실한 실증이 되겠습니다. 동구릉역에서 쏘아 올린 이 희망의 풍선이 다른 역에도 전해져 기존역에서도 그동안의 규제를 가능한 한 풀고 허용해 주는 쪽으로 확산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역마다 사정이 다르고 여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획일적으로 한꺼번에 모든 역에서 허용의 문을 열어젖힐 수는 없지만 일단 시작된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이 대세를 이루어 여타 많은 역에서도 엘리베이터 이용이 허용되기를 소망합니다.
구리역에도 '자전거 엘리베이터 이용하세요', 배너가 세워져 있네요.
엘리베이터 앞에 자전거 끌고 몰려든 청소년들, 해맑게 떠들고 기다리다 자전거를 휴대승차 하지만 저마다의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는 무심코가 아닌 알면서도 휴대승차 금지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불편한 마음을 감추고 있겠죠. 그런 불편함 속에 오랫동안 자전거를 타왔던 것인데, 이제 그런 불편한 마음을 떨쳐버릴 날이 머지않을 것 같은 희망을 꿈꾸어봅니다.
'자전거, 엘리베이터 이용하세요', '천만번 또 들어도 기분 좋은' 말입니다.
글번호 1166 오블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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