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2월 19일에 걸어서 완주했던 봉화길 6코스 골내근길, 오늘 다시 찾아가는 이유는 그날 신지리 들판에서 보았던 기러기떼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기러기들이 떼 지어 날아드는 요즈음, 신지리 마을회관 앞 정자인 태평정에 숨어 앉아 녀석들을 편하게 가까이 볼 수 있는 명소로 기억되었기 때문입니다. 경강선 세종대왕릉역에서 걸어서 불과 1킬로 거리인 아주 가까운 들판이어서 다른 어느 곳보다 먼저 기러기 탐조 명소로 추천올리고자 함이었죠.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난 2월에는 6코스 진입로를 못 찾아 내비 띄우고 엉뚱한 길로 수정리를 찾아갔기 때문에 이번에 제 코스를 확인해 보자는 생각도 숨어 있었습니다. 전코스 자전거 타고 가도 좋은 길이어서 자전거를 휴대하고 출발, 부발역에서 내려 라이딩 출발하였습니다.
신지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여주평야에 풍년농사를 살피는 순방길에 들렸던 마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곳에 기러기는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지난겨울에는 떼 지어 몰려왔던 그 들판에 이번에는 왜 한 마리도 안 왔을까, 녀석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선발 정찰대는 다녀갔을까, 더 추워지면 녀석들이 날아올까, 실망만 가득 돌려받은 라이딩이었습니다.
라이딩 코스는 부발역 - 죽당천길 - 죽당천로 - 아미리 - 수정리 - 양화천길(양거리들판 - 매화리들판) - 신지리 - 세종대왕릉역까지의 왕복입니다.
지난 2월에 부발역에서 내려 굴다리 빠져나가,
죽당천 죽당교 옆에 세워진 코스 안내도를 보고 코스 경로를 헛짚은 것이 엉뚱한 길로 가게 된 원인이었습니다. 그날 죽당교에서 두리번거려 찾아보아도 후속 길안내 리본이 보이지 않아 코스 안내도를 살펴보았더니 경강선 전철 우측으로 출발하여 멀어져 가며 수정리로 진행해 나가는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서 다시 부발역으로 돌아가 내비를 띄우게 되었던 것입니다. 제코스는 부발역에서 출발, 경강선 선로 좌측으로 죽당천로 따라가다가 아미리에서 경강선 선로 밑으로 통과 멀어지면서 수정리로 가게 되는 경로인데 안내판에 안내도가 부정확하게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 착오를 했던 것이었죠. 트랭글 같은 앱을 띄우고 따라가면 이런 혼란이 안 생기겠는데 현장에서의 이정표, 리본 같은 길안내를 보고 찾아가는 걸 선호하는 편이라 이런 착오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죠.
오늘은 죽당천길에 세워진 가로등에 매어져 바람에 나플거리는 리본이 보이네요. 지난 2월에는 없었던 것인지, 안 보였던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죽당천을 건너가 좌틀, 계속 죽당천을 좌측에 끼고 따라가는 죽당로를 따라갑니다.
주변에 뭐라 할만한 게 없는 길가 전봇대에 붙은 스티커 보이죠. 못 보고 지나치면 한참 알바하겠는데요.
횡단보도도 없는 길인데, 조심해서 건너가면,
건너편 전봇대에도 스티커 화살표가 붙어 있습니다.
들판길이 이어집니다.
들판에 목줄 없는 멍멍이 삼총사는 떠돌이가 아니고 놀러 나온 동네 순둥이들입니다.
이어지는 들판길, 아미리에 진입,
벼 벤 포기에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났습니다. 늦둥이 가을 탓이겠죠.
버섯농원을 지나,
왼쪽에 경강선 선로, 우측에 KTX선로 밑을 지나,
부발역 차량기지 진출입 선로 밑, 횡단보도 없는 사거리를 건너갑니다. 화살표 표시된 곳에 리본이 매어져 있는데 지난 2월에는 우측에서 좌측으로 지나가는 차로를 따라가면서 리본을 못 보고 직진으로 지나간 곳이네요.
아미리 들판
아미리 이천축산농협을 지나 내려가,
빌로브(belove) 영문 글자판이 붙은 건물을 보고 다시 횡단보도 없는 길 조심해서 건너갑니다. 그린 철망울타리에 잘 안 보이지만 리본(화살 표시)이 두 개 매어져 있네요.
다시 들판길에서 앞에 보이는 굴다리를 통과해 나가면,
우측 붉은 벽돌건물이 수정리 마을회관입니다. 지난 2월에는 수정리 마을회관부터 코스에 복귀하였었죠.
수정리에 노거수 은행나무, 연로해 보이는데요,
마을회관 앞에 봉화길 스탬프 통, 오늘은 스탬프 찍지 않습니다.
수정리 수정교회
인삼밭
수정리 들판 지나고, 양거리 사거리 지나,
양거 1교 왼쪽 둑방길로 진입합니다. 비포장이지만 자전거 타고 달리기 좋아요.
둑방길은 끝이 안 보이는 직선 주로, 왼쪽은 양거리 들판, 우측은 양화천,
둑방길에 '골내근' 안내판이 세워져 있네요. 여주의 옛 지명 '골내근'은 여강이 골짜기 안으로 흐르는 물과 같다 하여 골짜기를 뜻하는 '골'과 흐르는 물을 뜻하는 '내(川)'를 조합하여 골내근이 되었다는 설명입니다. '근'은 고을 村을 의미하네요.
이어지는 허공에 길 잃은 듯, 색 바랜 고추잠자리가 높이 떠 맴도는 둑방길입니다.
양화천 모래톱에 졸고 있는 오리,
망보고 있는 왜가리
양화천 위를 오리 한 두 마리, 서너 마리가 가끔 급하게 날아오를 뿐, 고요한 정적이 흐르고 있습니다.
매화교 아래에 천렵, 붕어도 잡고, 미꾸리도 잡고 그러겠죠.
애견과 함께 걷는 둑방길
매화리 들판
들불
졸고 있는 흰뺨검둥오리 무리 중에 청둥오리도 몇 마리 끼어 있네요.
둑방길에 애견과 함께 산책하는 분들이 많네요.
용은교를 넘어가,
다시 왼쪽에 양화천을 끼고 따라가는 둑방길
양화천에 합수되는 지류 매류천길을 ㄷ자로 돌아 나와 이어지는 들판길에,
볏짚단을 트랙터가 하얀 포장비닐로 자동으로 말아놓네요.
신지리 들판 한복판에 송림길, 세종대왕릉역 2킬로 전방, 그런데 여기까지 오면서 기러기는 한 마리도 안보이더니,
노란 은행나무 한그루만 덩그러니 들판 한가운데 서 있고 우측 들판에 지난 2월에는 떼로 몰려 있던 기러기들이 오늘은 한 마리도 안 보이네요. 실망입니다. 왼쪽 건물은 신지리 마을회관입니다.
마을회관 앞, 태평정에 이렇게 숨어 앉아 지난 2월에는 기러기떼들을 가까이서 바라보았었는데, 오늘은 왜 안 보일까, 안 온 것일까, 왔다 간 것일까, 모두 어디론가 외출 나간 것일까, 추워지면 그때나 올려나, 들판에 쪼아 먹을 먹이가 없는 것인가, 사람들이 너무 가까이 접근해 녀석들이 아예 이곳은 다시 올 생각을 접은 것일까, 이런저런 생각이 스칩니다.
1986년 10월 17일 이곳에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방문해 농민들을 격려하신 참뜻을 기리기 위해 태평정을 세운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태평정 옆 물레방아는 맥없이 돌고 있는데.. 물레방아 도는 내력..
6코스의 종점인 세종대왕릉역까지 가는 길에 100미터 정도 남은 길가 전봇대 이정표에는 1.0km로 잘못 표시된 거리표시가 아직도 수정되지 않은 채로 붙어 있습니다. 사후관리가 소홀해 보이죠.
세종대왕릉역에서 종료하기에는 라이딩 거리가 너무 짧아, 출발점인 부발역으로 되돌아갑니다.
오늘 라이딩 왕복 거리는 29.4km입니다.
글번호 1162 오블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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