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꺾이지 않는 불볕더위에 시원한 바닷바람 부는 바다풍경에 파도가 넘실거리는 해변풍경이 눈에 어른거려 가까운 삼목항으로 고 고, 세종 7호에 승선하였습니다. 1년 만에 다시 찾는 장봉도입니다. 요즈음의 더위가 가히 살인적이라 아직도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 같은 옹암해수욕장도 궁금하고, 걷기 좋은 갯티길 7개 코스 중에 지난해에 남겨둔 마지막 코스인 6코스 한들해안길도 궁금해 오늘 돌아볼 생각으로 출발하였던 것이죠.
공항철도는 공항 가는 사람들로 앉을자리가 없네요. 운서역에서 하차, 뙤약볕으로 펄펄 끓는 것 같은 역 앞 광장을 가로질러 횡단보도 건너가 정류장에서 버스검색을 하려는 중에 반갑게도 삼목항에 가는 307번 버스가 바로 다가왔습니다. 삼목항에 하차, 여객터미널에서 발권을 하니 13:00 출항으로 40여분을 기다려야 하네요, 불과 10여 분 안 되는 차이로 12시 10분 배를 놓쳤습니다.
무료하게 지루할 뻔했는데 그나마 세종 7호에 승선을 12:35분에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출항 전까지 차량들이 계속 카페리로 올라오고 있네요.
멀리 인천공항에서 수시로 떠오르는 여객기는 잠자리만 하게 보입니다.
건너편 신도항에서 돌아오는 무룡 1호는 삼목으로 입항하고 있습니다.
갑판에 새우깡 들고 자매가 나오니 갈매기들이 금방 알아채고 몰려들고 있는데..
그런데 기대했던 바닷바람은 무더위에 더위를 먹었는지 잠잠하네요. 작년 7월에 중순 어느 날 폭풍우가 갑자기 예보되면서 장봉도 오후 배편이 모두 취소된 적이 있었죠. 그런 당황스러운 상황 말고 그 직전에 부는 세찬 비바람처럼 시원시원하게 불어주었으면 기대했는데 오늘은 바다도 잔잔, 바람도 잔잔합니다.
더위 탓일까, 갈매기들이 이상하게도 높게 날아오릅니다.
갑판 위로 벌떼처럼 몰려들던 갈매기도 오늘은 많이 줄었는데요.
무더위에 에어컨이 빵빵한 1층 선실, 2층 선실에 다들 머물고 있고, 새우깡 들고 나온 사람 몇 안되는군요.
오후 13:01, 출항 안내방송이 끝나면서 엔진 시동, 갑판에 요란한 진동이 느껴집니다. 이내 멀어지는 삼목항,
새우깡 손가락을 보고 따라오며 달려드는 갈매기들
눈매가 매섭죠.
새우깡을 기가 막히게 낚아채 물었습니다.
요 녀석들은 던져주는 새우깡을 낚아채려고 전속력으로 돌진하지만
고속으로 날면서도 서로 부딪쳐 충돌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장봉도 도착(13:40)
6분 기다려 마을버스에 승차(13:50), 옹암해수욕장을 지나며 버스 유리창 밖을 내다보니 폐장 분위기로 보입니다. 원색물결의 해수욕장 풍경을 기대했는데 실망이네요, 텐트 한 둘 보일뿐 바캉스 시즌은 끝난 듯하네요.
오늘 코스의 출발점인 구름다리에는 정차하지 않아 지나쳐 말문고개에서 하차(14:02)
급경사 산길을 올라 능선길에 합류
구름다리 쪽으로 이동합니다.
구름다리는 현재 보수 수리 중으로 통행금지 차단시켜 놓았네요.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겠지 했는데 출발점인데도 6코스 길안내판이 없는데요. 장봉도 안내도를 다시 꺼내보고 전망대까지 오던 길 되돌아가기로 합니다.
바람도 없는데다 산길이지만 나무들이 키가 작아 그늘도 없어 아쉬워요.
능선에 취수 물탱크시설
불볕에 벤치에 앉으면 뜨끈뜨끈 하겠어요.
전망대에서,
데크길 따라 한들해변 쪽으로 갑니다. 아까 이 지점을 지나며 내려갈까 했던 지점인데 그래도 출발점을 확인하기 위해 구름다리까지 가봤던 것이죠.
데크길에도 그늘이 없습니다.
그래도 길이 완만한 내리막 무장애길이어서 걷기는 편한 길이죠.
이정표 보고 한들해변 쪽으로 내려가다,
갈림길에서 길안내가 없어 망설이다 감으로 데크길을 벗어나 숲 속 길을 한참을 내려가면서 긴가민가하면서 내려갑니다.
목책에 붙어 있는 갯티길이라는 리본 발견! 코스 이탈되지 않았네요. 길은 점점 더 급경사 내리막 산길,
더 가팔라진 내리막 통나무 계단길을 따라 내려가다,
해변으로 내려가라는 이정표는 없지만 일단 내려섰습니다. 해변 모래사장에 발자국이 안 보이는데요.
모래사장에 애견과 함께 간 발자국 한 줄은 보이는데, 저 멀리 살펴보니, 바위 위에 낚시꾼이 보이네요. 그렇군! 저길 돌아가면 한들해변이겠지 하며 거친 바윗돌 해변을 따라갔으나 근접해서 보니 낚시꾼으로 보이던 건 작은 나무였고 바위밑에 물이 차오르면서 옆으로 안고 돌아가지 못하고 바위절벽을 타고 올라야 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밀물 때인가 본데 이러다 물에 갇혀 오도 가도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 얼른 철수하기로 하고 되돌아 나왔습니다.
해변에서 다시 산길로 진입, 급경사 오르막길
가다 보니 나뭇가지에 리본도 매어져 있고 이정표도 확인됩니다.
숨 찬 산길에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어 잠시 앉아주었다 날아갔습니다. 꼬리에 붉은 무늬가 예쁜 제비나비네요.
이번엔 내려가라는 이정표 보고 모래사장으로 내려섰습니다.
모래에 발자국은 수없이 많은데 아무도 없습니다.
텅 빈 해변
바닷물과 모래사장의 경계선에 일렬로 앉아 있는 갈매기들 뿐, 해변은 조용합니다.
한 군데에 떼로 몰려 앉아 있는 게 아니라 일렬로 줄 서서 앉아 있는 게 특이하네요.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 지도에 현 위치 한들해변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외엔 해변 간판도 없고 아무런 안내문도 없습니다.
한들해변은 명품 소나무 해변,
송림 뒤 민박집에 슈퍼도 있네요.
초코 빠삐코 하나 사서 물고 빨고 주무르고, 꽝꽝 언 생수도 하나 보충하고, 유례없는 무더위에 금년 여름 한철 장사는 어떠셨냐고 슈퍼 아줌마에게 물어보니 너무 무더워 오히려 내장객이 줄었다고 하네요. 다음 경유지인 '다락전망대'에 대해 물어보니, 거기는 멀지 않은 저쪽 산 위이지만 무성한 잡초로 길이 완전 실종되어 못 간다고 하네요. 아쉽기도 하면서 더위에 지쳐가고 있어 못 간다는 말이 반갑기도 하네요. 여기서 코스를 이탈 장봉 2리 정류장으로 탈출하기로 합니다.
이 네 분도 해안길 걷는 분들 같은데 아쉬운 표정들입니다.
버스정류장 옆에 세워진 안내판에 '전기자동차 진입금지', 해변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안내문인데 최근의 전기차 화재 때문인가, 그렇다면 긴급대응이 재빠르기도 하죠.
한들해수욕장 정류장(장봉 2리 정류장)에서 코스를 마무리 오늘 걸은 거리는 4.2km입니다. 버스 타고 몇 번 지나다니면서도 못 보았는데 정류장 바로 옆이 미니 주유소였네요. 이름도 장봉주요소, 주유기 두 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마을버스는 13분 기다려 16:33분에 탑승, 선착장에서 발권(16:40), 17:00 출항입니다.
세종 9호에 16:53분 승선,
1층 선실, 2층 선실, 승객들이 모두 선실에 머무네요.
멀어지는 장봉도, 이렇게 달려도 갑판에 바람이 흐르지 않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폭염입니다.
삼목항 도착, 하선(17:45)
심목항(정류장)에서 e음 16번 버스에 승차, 운서역에서 공항철도에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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