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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 서쪽 교동평야에는 '머르메'말고도 손꼽히는 명소들이 많죠.

6.25 때 활주로로 쓰였던 직선 도로, 난정저수지, 조선시대 한증막, 해바라기마을, 죽산포구들을 꼽을 수 있겠는데 이들을 모두 제치고 '머르메 가는 길'로 코스명을 붙였네요. 그렇다면 머르메는 뭘까, 궁금 반 기대 반을 안고 코스 따라가 보았습니다. 걷는 게 원칙이지만 17킬로나 되는 장거리 코스에 타이트한 귀가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자전거를 대여받아 자전거 타고 코스를 돌아 다시 출발점 교동제비집으로 돌아온 순환코스입니다. 

 

대룡시장 앞 출발 - 교동제비집 - 직선도로(활주로) - 사거리 - 농로(자전거길) - 무학리 - 난정저수지 - 해바라기정원 - 수정산 조선시대 한증막 - 난정 1리 마을 - 난정 2리 마을 - 동산리 - 죽산포 - 머르메마을 - 양갑리 - 직선도로(활주로) - 교동제비집 - 대룡시장(정류장)에서 종료한 17킬로 코스입니다. 

 

강화터미널에서 18번 버스에 승차 50분 걸려 대룡시장 앞에서 하차, 걷기 출발입니다. 강화군 교동면 대룡리의 대룡시장은 6.25 때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온 피난민들이 한강하구가 남북 분단선이 되면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이곳에 남아 실향민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의 연백장을 그대로 본떠 만든 골목시장으로 옛 모습의 생활상을 간직하고 있는 그때 그 시절의 시장입니다.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활기 넘치는 시장으로 한번 돌아보고픈 시장인데 오늘도 귀가 시간에 밀려 다음기회로 미루고 패스합니다.

 

대룡시장 앞 직선도로 출발점에 강화나들길 10코스 '머르메 가는 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스탬프함은 시장 내 해성식당 앞에 세워져 있는데 지난번 9코스 돌 때 찍어놓은 것으로 대신합니다. 장거리 코스여서 중간 지점인 난정 2리 마을회관에서 끊어주는 교통편을 알아볼 겸 길 건너 주차장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 겸 인포메이션 센터인 교동제비집을 찾아갔더니,

 

제비집에서 자전거대여도 하고 있네요. 바로 결정했죠, 자전거 타고 코스를 돌아보면서 중간에 산길은 우회하자!, 그렇다면 오늘은 여유 있는 코스가 되겠는데요. 

 

자전거 대여료, 세(3) 시간에 1만 원, 헬멧, 면장갑은 반환조건으로 무료, 브레이크 작동상태 확인, 타이어 체크, 안장높이

조절해 주고 바로 출발하려는데 아주머님이 관광지도 한 장을 주면서 쑥떡 한 봉지와 페트병에 가득 꽝꽝 얼린 식혜 1병까지 서비스로 주시네요. 친절만점이십니다.

 

직선도로 출발입니다. 6.25 전쟁 때 군용 활주로로 활용되었던 직선주로죠. 

 

양 옆으로 펼쳐지는 교동평야에는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푸르른 벼표기들이 더운 바람에 이리저리 쓸리며 너울거리고 있었습니다. 우측으로 난정저수지 가는 길로 우틀, 

 

직선으로 곧게 뻗은 농로에는 자전거길로 표시해 놓았네요. 자전거로 달리는 길가 논의 벼포기에 숨어있던 참새 백여 마리가 날아오르는데 자전거 세우는 순간 다 도망갔죠. 벼포기에 숨은 백로들은 모가지만 보이네요, 우렁을 잡아먹는 모양입니다.

 

들판 너머 보이는 마을은 무학리, 아마도 북한땅과 가장 가까운 마을이 아닐까 싶은데요. 

 

왼쪽에 보이는 직선은 난정저수지 둑방길입니다. 

 

농수로에 걸쳐 있는 작은 다리를 건너가면 난정저수지 표지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수지 둑방 위로 올라가면,

 

낚시를 금지한다고요?? 19시 이후 야간낚시를 금하고 있네요. 

 

낚시꾼 1, 베스를 잡고 있습니다.

 

나들길 10코스는 둑방 위로 걷는 길이지만 자전거에는 불편한데요. 둑방 아래로 내려가 시멘트포장길로 달립니다. 

 

둑방길 끝에 보이는 '난정해바라기정원' 안내 글씨판, 

 

둑방 위로 올라가 보니 저수지를 만들면서 수몰된 마을이 있었네요, 수몰헌정비가 먼저 눈에 뜨이네요. 

 

예부터 쌀맛 좋기로 이름났던 이곳 교동과 북한땅 연백의 주민들은 농번기 일손 품앗이를 위해 배를 타고 자유롭게 왕래하던 가까운 이웃이었다고 하네요. 분단 이후 오렌 세월 적막하기만 했던 이곳에 2019년에 해바라기마을정원이 조성되면서 활기가 돌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난정리 주민들이 직접 해바라기를 심고 가꿔 저수지 주변을 노랗게 물들여놓아 실향민들에게 휴식과 위안을 주는 장소로 거듭나면서 아울러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어떤 지방에는 지금 벌써 해바라기축제를 벌이고 있기도 한데, 이곳 난정에 해바라기는 이제 한 20~30센티 정도로 자랐네요. 8월 하순부터 피어 절정을 보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수많은 해바라기 노란 꽃들이 모두 나만 바라보는 듯 상상해 봅니다.

 

해바라기정원에서 얼마 안 가 한증막입구입니다. 갔다 오면 300미터, 자전거 세워놓고 걸어서 산길에 진입, 

 

오르막이 가파른데요, 서두르면 숨찰 수 있어요.

 

요새말로 하면 노천 한증막이네요, 사용하지를 않아 잔디로 뒤덮여 있어 무덤처럼 보이지만 지금이라도 불을 때 사용한다면 잔디는 자랄 수 없겠죠. 한증막 입구에는 붕괴위험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증막을 가열하고 이용하는 방법은 별 차이 없어 보이네요. 왜 이런 산 중턱에다 한증막을 만들었을까, 한증막을 이용할 만큼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 주변에 살았을까, 그게 궁금합니다. 한증막을 돌아보고 자전거를 세워놓은 장소로 내려갑니다. 나들길 10코스는 계속 수정산 산길을 따라가면서 난정리 뒤로 돌아나가 마산 산길까지 이어지지만 오늘은 산길 구간을 포기, 내려가 자전거로 마을길로 돌아나갑니다. 

 

수몰헌정비로 돌아와 우측으로 난정리 마을길을 따라갑니다.

 

난정 1리 마을회관은 수리공사 중이네요.

 

들판 너머에 보이는 수정교회와 난정 2리 마을

 

난정 2리 마을표지석을 보고 죽산포구 가는 방향으로 차로를 달립니다. 

 

동산리 가는 방향으로 직진, 난정초교를 지나, 

 

바닷가로 진입, 죽산포구입니다.

 

이 시간 멀리 밀려났던 바다가 밀물 때로 바뀌는 듯 물이 들어오는 듯 보입니다. 

 

죽산포구에서의 파노라마뷰, 해변 둑방길을 따라가다가,

 

다시 들판길로 코스에 진입, 앞에 보이는 마을이 머르메 같은데요.

 

산길로 올라가는 게 아닌가 했는데 마을 뒤로 돌아나갑니다. 거친 길이어서 자전거는 끌고 갑니다. 

 

머르메마을입니다. 여늬 농촌풍경과 별 다름이 없어 보이는데..

 

마을에 아저씨 세 분이 농기계를 수리하느라 정신없네요. 머르메마을 맞다고 대꾸는 하는데 더 물어보기에 길손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머르메는 동산리의 자연부락으로 가장 큰 마을이라는 뜻으로 두산동(頭山洞)이라 하였으나 우리말로 머르뫼로 부르던 것이 머르메로 되었다는 것이 나들길 도보여권에 올려놓은 간략한 설명입니다. 마을 입구에 머르메에 관한 무슨 안내판이 있겠지 기대했던 것인데 없는지 못 보았네요, 아쉽습니다. 코스의 명칭으로 붙이기에도 좀 아쉬운데요. 개인적으로는 나들길 10코스는 드넓은 '교동평야를 걷는 길'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데요.

 

마을에서 돌아 나와 양갑주유소 앞에서 코스에 복귀,

 

다시 직선도로(활주로)를 따라갑니다. 삼각형 산 위에 보이는 뾰족한 화개산 전망대,

 

교동제비집에 자전거 반납하고, 아이스커피 한잔 주문해 들고 대룡시장 앞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월선포 출발 18:30분 버스를 기대했는데 17:10분 출발하는 버스도 탈 수 있겠어서 얼른 정류장으로 와 버스시간 체크 했더니 18번 버스, 8분 후 도착으로 뜨네요. 타이밍 굿입니다. 자전거로 코스를 돌아온 어드벤티지입니다. 

 

오늘 라이딩 거리는 16km입니다.

 

교동도 마을버스 (정보)

강화터미널 행 18번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마을버스 903번이 정차했습니다. 마을버스 배차시간에 대한 안좋은 선입견이 있어서 마을버스는 체크해보지도 않았는데 막상 눈앞에 나타나니 궁금했죠. 보기에 작은 카운티인데 특이하게도 베이지그레이색이네요. 아주머니 한 분이 내리길래 배차시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강화 버스 시간에 맞춰 운행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예측 가능한 운행시간이 되겠구나 싶어 전국 모범 마을버스로 추천해도 충분하겠네요. 막차는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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