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궁 성곽길은 강화산성길
오늘의 제15코스는 잔여구간으로 서문에서 북문을 거쳐 동문까지 이르는 강화산성 순성길이 되겠습니다. 다른 코스를 돌 때 중요지점인 서문, 북문, 동문 등은 이미 둘러보아서 오늘 성곽 따라가는 순성길에 다시 한번 지나가겠지만 오늘 코스의 주안점은 각 성문을 이어주고 있는 성곽을 살펴보는 성곽길이 되겠습니다. 강화산성은 왕성이죠, 고려의 무신정권 시절에 몽골의 침략을 피해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로 옮기면서 쌓은 성으로 외성, 중성, 내성 중 오늘 따라가는 성곽길은 고려왕궁을 지키기 위해 쌓은 내성길입니다.
코스는 서문에서 출발 - 정수장 - 은수물 갈림길 - 북문(진송루) - 북장대터 - 진달래길 - 하산길 - 청송부락 - 북문 - 강화초등학교 - 용흥궁 - 강화군청(정류장)에서 종료한 6km 코스입니다.
성곽길은 서문에서 성곽 성벽에 바짝 붙어 따라가는 걸 기대했는데 아니네요.
이정표에 화살표 방향으로 휀스 옆으로 포장도로를 따라갑니다.
마을 뒤로 언덕을 지나 올라가면 오래된 이정표가 보이죠, 정수장입구 방향으로 좌틀,
우측에 정수장 철망휀스 따라 내려가
직진입니다. 축대 위에 이정표 보이죠, 축대 위로 올라 가면 나무 뒤에 이정표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강화여고숲길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좀 어리둥절하지만 그냥 따라갑니다.
성곽길에 진입한 것 같은데, 강화산성이 토성이었나.. 궁금해집니다. 적잖은 세월을 간직한 것 같은 소나무 한그루가 이곳 산성에 휘몰아친 영욕의 세월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반은 허공에 붕 떠 쓰러질 듯 버티고 있네요.
부드러운 토성길입니다. 세월에 무너져 내린 것일까, 이 정도로 낮은 높이라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한 군사적 방어용으로 볼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데요.
나무그늘이 없는 길에 장마철 눅눅한 습기로 오늘은 무척 무덥네요.
토성 비탈면에 제법 큰 감나무에 땡감이 달렸습니다.
걷기 편한 토성길, 뙤약볕 아래 바람 한점 없는 토성길입니다.
동네 주민이신 어르신이 토성으로 보는 게 맞다고 하시네요.
오늘 코스를 종료하고 검색을 해보니 강화산성은 토석혼축(土石混築)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북문으로 이어지는 성곽길은 계속 직진, 은수물 갈림길에서 어르신은 은수물 쪽으로 내려가셨습니다.
많이 무너져 내린 오르막 성곽길, 계속 직진입니다. 우측으로 내려가도 숲 속길 따라 북문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무너져 내린 돌들이 토성 아래에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석축은 토성 외벽에 주로 쌓았네요,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석축들이 일부 돌출되었습니다.
토성길에서 내려가면서 숲 속길로 진입
지금 이 순간 황급히 목숨 걸고 줄행랑을 놓고 있는 어린 자벌레, 산새들 눈에 띄면 끝장이네..
이지점부터 숲 속 길은 1코스와 15코스가 함께 갑니다.
울창한 송림을 보니 송악이라 해도 되겠는데요. 당시 강화에 고려궁을 지으면서 개경의 궁궐과 비슷하게 짓고 뒷산을 송악이라 했다는데 지금은 북산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북문 진송루입니다.
북문 밖에서 본 좌측 성곽
북문 밖에서 본 우측성곽
성곽길 따라 올라갑니다.
강화에서의 왕궁 38년 만인 원종 11년(1270)에 몽골과 강화조약을 맺고 다시 개경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강화 왕성을 모두 헐어버리게 됩니다. 강화조약의 조건이 그랬습니다. 몽골의 해악질이 이루 말할 수 없었네요. 그 후 조선 전기에 강화성을 다시 축조하였으나 병자호란 때 청군에 의해 다시 파괴된 것을 후에 숙종대에 석성으로 바꾸고 4개의 성문과 4개의 암문, 세 개의 장대, 2개의 수문과 여장을 갖추어 유지 보수되어 오면서 퇴락 멸실된 부분을 1970년대에 보수 복원한 것이 현재의 모습입니다.
뒤돌아 본 성곽길
저 고개 위에 올라가면 바람이 좀 있을까.. 너무 무덥습니다.
언덕에 올라와도 바람이 없네요. 성곽은 말끔하게 복원된 모습이죠.
엷은 구름에 태양은 가려져 있으나 이글이글 타고 있는데 이 무더위에 달랑 한병 가져간 생수가 바닥이 났습니다. 바람 없는 언덕에 고추잠자리들이 맴을 돌고 있는 하늘마저 무더위에 지쳐가고,
확대해 보니 맴돌던 고추잠자리 몇 마리가 사진에 찍혔네요.
이곳 언덕은 북장대가 있던 터입니다.
남장대처럼 늠름한 북장대를 기대했는데 아쉽죠.
이어지는 토성길은 진달래꽃길
이 구간은 외벽 석축이 많이 남아 있네요.
15코스는 직진, 1코스는 좌틀, 숲으로! 내려가면 청송부락, 더위 먹을 것 같아 청송마을에서 오늘의 코스를 종료하려 합니다.
토성에서 내려와 뒤돌아 본 토성 외벽에 복원이 아닌 원래 모습으로 보이는 석축에 모진 세월이 잠겨 보입니다. 숙종임금 때부터 계산한다면 400여 년의 세월을 머금고 있는 석축이죠.
하산길은 가파른 급경사 내리막
북향길이어서인지 산바람이 살살 일고 있습니다. 산길에 머금고 있던 빗물이 여울지어 오솔길을 타고 질퍽하게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청송부락(마을)에 다 내려왔습니다. 마을 끝 삼거리에 슬쩍 지나가는 마을버스 꽁무니, 간발의 차이로 버스를 놓쳤네요. 언제 올지 모르는 버스를 기다릴 수는 없고, 가장 가까운 길은 북문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토성으로 올라가지 않고 마을 뒤로 우회해 북문으로 갑니다. 혹시 했는데 마을에 마트는 없네요.
길가 어느 집 화단에 핀 강렬하게 새빨간 꽃, 집주인도 이름을 모르네요. 검색해 보니 '모나르다'입니다.
길가에 핀 봉숭아꽃
저 앞 고갯마루에 북문입니다.
북문에서 내려와 승평문을 지나 내려오는 길, 강화초등학교 담벼락에 붙여놓은 화보 '그땐 그랬지'에 서문 밖 양 옆으로 보이는 옛 초가지붕이 1967년도 사진인데 더 먼 옛날풍경 같습니다.
용흥궁공원 담벼락에 붙여놓은 '강화도령(25대 왕 철종)을 모시러 오는 왕실의 행렬도'에 갑곶나루를 지나 남문으로 이어지는 행렬에 끝이 없네요.
무더위에 지쳤나 보네요. 강화군청 앞 정류장을 지나며 슬쩍 보니 49번 버스 곧 도착이라고 떴네요, 강화터미널까지 두 정거장이지만 얼른 집어 탔습니다. 차내 에어컨 바람이 이렇게도 시원할 줄이야. 터미널 매점에서 생수 구입, 단숨에 2/3를 들이켰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6.1km입니다.
글번호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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