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나들길 9코스 '다을새 길'은 교동도 월선포(선착장)에서 출발하여 한 바퀴 돌아 원점으로 돌아오는 순환 코스, 전코스 16km인 장거리 코스입니다. 강화와 교동도를 이어주는 교동대교를 넘으면서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데요. 대교 직전 검문소에 바리케이드를 둘러쳐놓고 해병들이 입도차량들을 일일이 검문하는 긴장감은 북한과 가까운 접경지역인 것이어서 그런가 하다가 불과 십리도 안 되는 2.6km라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는 긴장감을 감출 수가 없네요. 대교를 지나면서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면 남과 북,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더없이 고요하고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강대강으로 팽팽히 대치되고 있는 게 현실이죠. 그 경계선을 달리며 지금 누리고 있는 이 고요와 평온이 남에도 북에도 그대로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긴장감은 하나가 더 있습니다.
외나무다리 같은 교동대교를 넘으면 본도인 강화로 오가는 대중교통수단은 18번 버스 노선 하나뿐, 강화터미널에서 일정 치는 않지만 거의 90분 간격으로 배차되는데 소요시간은 50분 내외, 이런 변수를 모두 고려해 코스를 마친 후에는 늦어도 오후 5시에서 6시 반 사이에는 강화터미널로 돌아가는 18번 버스를 타야 한다는 긴장감입니다. 그래야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서울 집으로 무난히 돌아갈 수가 있겠습니다. 18번 버스를 놓치면 교동도에서 본의 아니게 1박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묘한 긴장감이 들게 되는 것이죠. 물론 터미널까지 택시 콜하는 비상 수단이 있겠지만 숙박요금이나 택시요금이나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안전 귀가를 고려해, 16킬로 장거리 코스를 중간지점인 대룡시장에서 끊어 두(2) 번에 걸쳐 마무리, 무리하지 않으려 합니다. 오늘 코스는 월선포에서 시계방향인 방파제 쪽으로 출발, 역코스입니다.
코스명칭인 '다을새 길'에 인용된 '다을새'가 궁금한데 나들길 홈을 찾아보아도 아무런 설명이 없네요. 코스 현장에도 '다을새'에 대한 안내문은 볼 수 없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2021년 9월 28일 자 오마이뉴스 '교동에 가면 꼭 들려야 할 곳'이라는 기사에 '다을새'는 교동의 옛 지명인 '달을신(達乙新)'의 우리말이라는 설명을 찾았습니다. 하늘에 닿을 새라는 뜻이 되겠네요.
오늘 코스는 월선포 출발 - 제방길(난정저수지 - 팔각정 - 동진포) - 교동읍성 - 남산포 - 들판길 - 대룡시장에서 나와 소방대 앞 정류장에서 종료하였습니다.
월선포
강화터미널에서 13시에 출발하는 18번 버스에 승차, 종점인 월선포에 56분 만에 하차, 걷기 출발합니다. 버스 옆에 멋진 건물은 대합실 같아 보이지만 화장실입니다. 대합실은 건너편에 오래된 벽돌 건물입니다. 2014년 교동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는 강화의 창후항에서 교동도를 잇는 뱃길의 포구로 번성하였으나, 다리 개통 후 교통의 관문으로서의 기능을 상실, 번창하던 옛 영화는 쇠퇴하고 지금은 교동도에서 가장 오지인 18번 버스의 종점, 즉 교동도의 맨 끝지점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일부 낚시꾼들과 텐트족들이 찾고 있는 형편이죠.
그래도 주차장에 주차된 승용차들이 즐비하네요. 주차차량 뒤로 돌아가면 가려졌던 스탬프함 보입니다. 그런데 월선포구에 대한 안내문이 없네요. 오늘 코스는 순환형이니까 좌 우 어느 방향으로 출발해도 좋겠지만 정코스, 역코스 방향 표시나 출발 안내문은 없는데요.
포구에는 낚시꾼들 몇이 시간을 낚고 있습니다.
제방길(난정저수지 - 팔각정 - 동진포)
'다을새 길'의 귀여운 마스코트가 가리키고 있는 방파제 방향, 팔각정 쪽으로 출발하였습니다(14;12).
끝없이 펼쳐지는 제방길 방파제 둑에 'I ♥ GyoDong' 이라는 영문이 화사한 벽화와 함께 그려져 있습니다. 오늘의 교동도 하늘은 유난히 파란 데다 흰구름이 두둥실 떠 있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제방길에 깔린 부드러운 맷트,
교동의 관광명소인 난정저수지 안내판이 이곳에 세워져 있네요.
9 ~10월 저수지 주변에 해바라기가 만발하여 축제가 열리면 장관이겠습니다.
다을새길, 뒤돌아 본 풍경입니다.
팔각정입니다. 1킬로 진행해 온 지점이죠.
팔각정 쉼터에 강화나들길 9코스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 옆에 평화자전거길 안내도가 함께 세워져 있네요. 교동도를 한 바퀴 자전거로 돌면 30km의 멋진 자전거길이 되는데 평화자전거길이라는 명칭을 붙여놓았군요. 승용차 외에 자전거를 싣고 여기까지 오는 대중교통이 없는 게 아쉽습니다.
해변에 드넓은 갈대밭, 붉은 함초밭,
바다 건너 보이는 육지는 강화도, 우측은 석모도,
다음 경유지는 동진포구입니다.
팔각정 쉼터에서 직진, 동진포구 가는 방향입니다.
이 구간은 바닷가 목장길 분위기네요.
계속 이어지는 갈대밭,
함초밭
중국으로 가는 사신들의 임시숙소인 동진원(東津院)이라는 객사가 있던 동진포
동진포 바닷가를 산책하는 남 2 여 2,
동진포를 지나면서 우측으로 벗어나 잠시 뒷동산 산길로 진입, 마을(읍내리)을 돌아나가면,
교동읍성(남문)
교동읍성입니다.
이 읍성(邑城)은 인조 7년(1629) 교동에 경기수영(水營)을 설치할 때 돌로 쌓았는데 동문과 북문은 없어지고 현재 남문만 남아 있다는 설명입니다. 남문인 유량루(庾亮樓)는 1921년 폭풍우로 문루 부분이 무너졌던 것을 2017년에 복원하였습니다.
하얀 석축이 복원한 부분이죠.
문루 뒤에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직진하였으나 길이 어느 집 앞에서 막히고 돌아 나와 돌다 보니 P턴이 되어 한 바퀴 돌았습니다. 내비를 띄어보았지만 9코스는 내비에 안 뜨네요.
남문 정면 앞에서 뒤돌아 직진, 다음 경유지인 남산포를 감으로 방향 잡고 진행, 들판길로 진입합니다.
들판길 끝에 이정표 보이죠, 코스에 복귀하였습니다.
뒤돌아 본 읍내리 마을 풍경
남산포
남산포에 세워진 삼도수군통어영지(三道水軍統禦營址) 안내판에 이곳은 경기도, 황해도, 충청도의 수군을 관장하던 부대가 있던 터이지만 선착장을 개축하면서 이 일대의 지형이 많이 변해 당시의 모습은 남아 있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남산포 앞바다, 앞에 우뚝한 섬은 석모도입니다.
선착장에 정박되어 있는 고기잡이 배,
남산포를 뒤로 하고 돌아나가 다시 들판길로 진입합니다.
들판길
교동도에는 논농사가 많네요. 접경지역 특성상 어업이 통제되면서 대신 논밭, 농업으로 대체된 모양입니다.
직박구리인가..
모내기가 다 끝난 논인데 양손에 모 두(2) 판을 들고 들어가고 있네요.
지나가는 차량에는 반응 없다가 카메라에는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는 왜가리
길가에서 귀요미 콩새를 만났습니다.
바닷바람이 세게 불어 녀석의 뒷머리를 날리고 있죠.
들판길을 벗어나 교동대로를 넘어가 조금 내려가면,
파출소 앞에 대룡시장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대룡시장
대룡시장은 황해도 연백군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고향의 연백장을 그대로 본떠서 만들어낸 골목시장입니다.
대룡시장 입구
시장엔 골목마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네요.
대룡시장 입구에 10코스 스탬프함이 세워져 있습니다. 가불이지만 우선 스탬프 두 개 찍어 둬야죠.
시장에서 돌아 나와 골목을 나오니 버스정류장이 보이네요, 다가가 보니 소방대 앞 정류장입니다. 현재 시간 17:07분, 버스시간을 보니 타이밍 굿!!입니다. 월선포에서 17:10분 예정된 버스가 곧 출발해 곧 도착이겠네요. 이 지점에서 오늘의 코스를 종료, 오늘 걸은 거리는 8.8km입니다. 18번 버스에 17:19분에 승차, 18:12분에 강화터미널에서 하차, 3000번 버스에 환승(18:18), 송정역에서 5호선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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