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왕릉 석릉, 가릉 찾아가는 길은 진강산 숲길
오늘은 봄비가 하루종일 내리네요, 지난번에 남겨두었던 3코스 고려왕릉 가는 길 잔여구간을 차분히 내리는 이슬비에 우산을 쓰다 말다 하며 촉촉하게 젖은 연둣빛 숲 속을 걸었습니다. 곤능 정류장에서 내려 걷기 출발, '예쁜마을' 뒷산으로 진입, 계속 이어지는 나지막한 진강산 숲길이 석릉을 지나 가릉까지 이어집니다. 화사했던 벚꽃, 진달래는 다 지고 낙화되어 비 맞아 촉촉한 숲길바닥 흙길에 무수히 떨어져 그대로 꽃무늬로 박힌 꽃길이 되어 있었습니다. 석릉은 쫓겨난 왕의 능이어서일까 어딘가 초라해 보였는데 가릉은 고려 왕비의 능, 그래서인가 봉분 주변은 온통 순백의 흰젖 제비꽃밭이었습니다.
진행은 곤능 버스정류장에서 하차, 길정리마을회관, 권능교회 지나면 곤릉 찾아가는 입구이지만 지난번에 들렀다 왔으므로 패스, 이어지는 예쁜마을 - 석릉 - 가릉을 둘러보고 내려와 주차장에서 스탬프 찍고 코스를 마무리하고 마을 앞 탑재정류장으로 이동, 종료한 코스입니다.
강화터미널에서 10분 기다려 48번 버스에 탑승, 24분 만에 곤능정류장에서 하차, 걷기 출발하였습니다.
예쁜마을
곤릉 입구를 패스하면서 바라보이는 마을이 우중충한 날씨이지만 어딘가 예쁘고 정겨워 보이는데..
다가가 보니 '예쁜마을'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전원마을에 어울리는 예쁜 이름을 붙였네요.
마을주민 일동으로 '꽃길만 걸으시겨', '어서 오시겨'라는 인사말로 길손을 맞이해주고 있습니다.
마을도 예쁘고 주민들의 마음씨도 예쁘네요.
'날마다 좋은 날이 되소서'
강화나들길을 허락해 주신 마을주민께 감사드린다는 감사문도 함께 세워져 있습니다. 사유지라 해서
길을 막고, 차단장치도 하고 훼손까지 하는 데가 적잖은데 예쁜마을 주민들은 아주 협조적이네요.
집집마다 태극기를 내 건 것도 돋보입니다. 마을 뒤 산길로 오르는 계단을 올라 진입하면,
진강산 숲길(석릉 - 가톨릭대학교 캠퍼스 옆길 - 가릉)
연둣빛으로 물들어가는 진강산 숲 속 오솔길, 걷기 좋은 흙길이 이어집니다.
첫 번째 만나는 쉼터, 패스합니다.
싱그러운 연둣빛 숲 속,
우측으로 석릉까지 30m, 돌아보고 다시 이 자리 삼거리로 돌아옵니다.
석릉
석릉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800년의 세월이 묻혀 있습니다.
석릉
오랜 세월에 묘비석도 깨지고 문인석도 깨졌네요.
최충헌의 무신정권에 의해 폐위되어 교동도로 유배된 고려 21대 희종의 무덤입니다. 쫓겨난 왕의 무덤으로 어딘가 초라해 보이지만 조선조의 연산군 묘에 비해서는 그래도 왕릉의 면모가 어딘가 숨어있어 보입니다.
석릉에서 내려와 다시 삼거리로 돌아왔습니다. 종점까지 4.9km 남은 지점,
다시 이어지는 연둣빛 숲길
고개를 올라가 두 번째 만나는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14:43), 출발해서 2킬로 진행된 지점,
쉬어주고 다시 출발,
연둣빛 숲 속길이 이어집니다.
(15:01), 네 번째 만나는 쉼터, '산이여,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시인 함민복 님의 정담을
새겨놓았습니다.
네 번째 쉼터 지나서는 완만한 내리막 길,
숲길에 흰 꽃잎을 흩뿌리고 있는 귀룽나무꽃입니다.
(15:19) 종점까지 3.8킬로 남은 지점,
빗물에 흠뻑 젖은 붓꽃
하늘을 찌르고 있는 전나무 숲을 지나,
가톨릭대학교 캠퍼스 옆길
가톨릭대학교 캠퍼스를 돌아나갑니다. 강화나들길에서 감사문과 함께 신학생들의 기도를 방해하지 않도록 조용히 지나가도록 하시라는 당부의 글도 담아 놨네요.
목책 뒤로 보이는 제3처, '예수님, 첫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제4처, '성모님과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촉촉이 젖은 산길에서 잣향이 배어나네요.
빗물을 머금고 있는 제비꽃
낙화가 꽃무늬 되어 산길이 꽃길이 되었습니다.
가릉
(17:06) 강화 능내리석실분 바로 아래에 강화 가릉입니다.
강화 가릉은 고려 24대 원종의 왕비인 순경태후의 능입니다. 고려 강종의 비인 원덕태후의 곤릉과 함께 남한 지역에 단 2기밖에 남아 있지 않은 고려시대의 왕비의 능으로 문화유산의 가치가 높다는 설명입니다.
이 무덤에 잠들어 있는 순경태후는 1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인가 무덤 주변은 온통 순백의 흰젖 제비꽃 꽃밭이네요.
16세에 요절한 왕비의 능에 잘 어울리는 뿌리까지 하얀 흰젖 제비꽃의 꽃말은 '순진한 사랑'입니다.
그냥 흰색이 아니고 흰 젖이라고 표현한 작명센스가 돋보입니다.
흰젖 제비꽃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자생하나 개체수는 매우 드문 희귀 식물인데 가릉 주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이하네요.
마을의 복숭아 밭을 지나 내려가,
가릉주차장 옆에 기다리고 있는 스탬프 함에서 스탬프 찍고,
탑재로터리로 이동하여 마무리(17:33), 오늘 걸은 거리는 7.7km입니다.
탑재정류장에서 버스를 검색하니 71번 버스가 4분 후에 온다고 뜨네요. 오늘은 올 적 갈 적 버스타이밍이 굿 굿입니다.
22분 만에 터미널에서 하차, 15분 기다려 3000번 버스에 환승, 송정역에서 하차, 5호선에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글번호 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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