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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짐 지고 넘던 고비고갯길

 

강화를 동서로 연결하던 옛길인 '고비고개길'은 고천리 쪽에서 나무꾼들이 나무 한 짐 지고 장사꾼들은 등짐 한 짐 지고 숨 고르며 넘어 강화장터로 가던 민초들의 삶의 애환이 담긴 고갯길입니다. 지금이야 도로가 멋지게 뚫려 승용차로 쉬이 넘어가는 길이지만 그 옛날 왼쪽에는 고려산 오른쪽에는 혈구산,  그 사이로 걸쳐 넘어가는 고비고개에 무거운 나무 한 짐과 등짐 지고 걸어서 넘어가기에는 만만찮은 고갯길이었습니다. 그 옛길이 고려산 진달래 능선 아래를 넘나들며 복원되어 그 길을 따라 오늘날엔 등짐이 아닌 배낭을 메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 결코 작지 않은 소확행입니다. 당시에 등짐 지고 육신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만복을 업은 듯 여유롭게 구성진 한가락 읊조리며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모습이 어른거립니다. 고려산 진달래 능선에 진달래축제는 오늘이 마지막날, 버스 타고 지나면서 보니까 고비고개 정상 구름다리 주변에 주차한 승용차들이 길 따라 즐비하고, 꽃구경 나온 사람들은 왁자지껄 꾸역꾸역 걸어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오늘 걸은 5코스 고비고갯길 숲에는 봄이 무르익으면서 나뭇가지에 남아있는 꽃잎보다 바닥에 떨어진 낙화 꽃잎이 더없이 많았고, 꽃이 떨어진 그 자리 나뭇가지에 새 순 새 싹이 돋아나 메마르던 산자락이 싱그러운 연둣빛으로 물들어가면서, 어느덧 가는 봄은 보내고 따가운 햇볕에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하려는 숲 속 산속의 아우성이 한창이었습니다. 

 

고천리 마을길

 

 

강화터미널에서 49번 버스에 탑승, 적석사 입구에서 하차, 바로 걷기 출발하였습니다(13:33). 오늘 코스는 지난번에 남겨 놓은 5코스 잔여구간, 고천 4리 마을회관에서 강화터미널까지입니다. 

 

 

고천 4리 마을회관 앞에 고려산 진달래 꽃구경 가는 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만, 차량진입은 금지되어 있네요. 적석사를 들려가거나 아니면 고천리 고인돌군으로 직접 올라가 능선에 합류하면 지금 한창인 진달래꽃 능선에 이어집니다. 오늘이 축제의 마지막 날, 꽃구경 온 분들은 부지런히 꽃길 찾아 몰려가지만 나들길 걷는 사람들은 나들길 따라 뚜벅뚜벅 발길을 옮깁니다. 

 

지난 3월에 적석사를 둘러보고 내려오다 전반부를 마무리하면서 고천리에서 코스를 이탈했던 그 자리 Y자형 갈림길에서 코스에 복귀, 우측길로 진행합니다.

 

 

마을에 노거수 느티나무입니다.

 

고천리 마을에는 더 화사하게 보이는 양벚나무가 몇그루 눈에 뜨이네요.

 

양벚나무

 

연둣빛으로 물들고 있는 산자락

 

따가운 봄볕에,

 

산에는 새 순 새 싹 돋아나고,

 

뒷동산은 꽃동산

 

꽃피는 산골

 

고비고개로 올라가는 산길

 

마을길을 지나와 산길에 진입하였습니다(14:18).

 

부드러운 흙길이 연둣빛 속으로 이어집니다. 

 

떨어진 꽃잎, 낙화가 더 많은 산길입니다. 고갯길이지만 절묘하게 급경사를 피해 돌아가면서 완만한 오르막 산길이되어 여유로운 숲 속길이 되었네요. 그래도 산길은 산길, 서둘면 서두는 대로 숨 차오르는 고갯길이죠. 산길에 개별꽃, 큰 개별꽃이 군락을 이루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방긋방긋 피어 있어 반가워요. 

 

고갯마루입니다(14:40). 출발해서 2.4km 진행된 지점. 이곳은 고려산과 혈구산의 갈림길입니다.

 

MTB 커플이 올라왔네요. 왼쪽 산길은 혈구산 가는 길(2.6km), 계단길은 고려산 정상까지 850m, 짧지만 급경사길

(현지점 고도 196m에서 정상은 해발 436m). 정상까지 다녀올까 하다가 오늘은 편하게 마무리하고 싶어 패스합니다. 

 

고비고개에서 내려가는 하산길

 

내리막 산길에는 복사꽃이 많네요.

 

산에는 개복숭

 

(14:56), 종점까지 5.2km 남은 지점

 

이어지는 걷기 편한 내리막 산길,

 

잣나무 숲길을 지나면서,

 

계속 방긋방긋 반겨주는 개별꽃을 모른 체할 수 없네요. 양지꽃, 제비꽃은 모른 체하고 지나갑니다.

 

학생야영장 입구에서 우틀, 

 

산길 숲 속 잡목터널에서 벗어나 전망이 터지면서 다시 연둣빛 풍경이 펼쳐집니다.

 

가까이는 직박구리 울음소리, 멀리에는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가 봄바람을 탑니다.

 

산길을 다 내려왔습니다.

 

목적지까지 4킬로 남은 지점(15:43)

 

국화리

 

이 마을에도 노거수 느티나무가 우뚝하네요. 

 

나들길 걷는 뚜벅이들에겐 반가운 이정표들인데 쓰러지고 함부로 뽑고 폐기물처럼 누가 이래놨을까.

 

이 마을을 지나는 꽃구경 코스는 청련사 - 백련사 코스로 이어져 진달래꽃 능선에 이어집니다. 

 

국화저수지

 

 

국화리마을 농촌체험관을 지나 국화저수지입니다. 종점까지 3킬로 남은 지점.

 

 

낚시꾼이 셋 보이죠, 베스를 낚는다고 하네요.

 

 

저수지 맑은 물결에 반사되는 봄빛

 

봄바람 타는 물결

 

 

저수지 쉼터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저수지 둑방길을 따라가면,

 

동락천변 옛이야기거리

 

 

저수지 둑방길에서 내려오면 강화고등학교 앞에서 '추억의 옛 이야깃거리'에 합류하게 됩니다. 옛이야기와 함께 걷는 동락천변 벚꽃길에는 벚꽃이 거의 다 졌죠.

 

강화 석수문

 

 

동락천 위에 설치하였던 수문(水門), 무지개 모양의 수문 3개가 돋보입니다.

 

 

석수문을 지나 왼쪽에 미래체험관 끝에서 좌틀, 계속 직진하면 한옥관광안내소를 지나 강화산성(남문)입니다. 

 

남문

 

 

강화산성 남문

 

몽골의 침입에 대항하여 고려가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을 때 쌓은 도성으로 몽골의 침입으로 헐린 후 조선시대에 돌로 다시 쌓았으나 1955년에 집중 호우로 붕괴된 것을 1975년 성곽 일부와 함께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는 설명입니다.

 

 

남문을 정면 현판에는 '강도남문', 후면 현판에는 '안파루'라고 되어 있네요. 

 

풍물시장을 지나 강화터미널에서 코스를 마무리(18:05), 오늘 걸은 거리는 9.4km입니다. 

기다림 없이 3000번 버스에 탑승, 송정역에서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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