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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 봄맞이 봄소식을 찾아 세정사계곡으로 달려갑니다. 세정사계곡까지 하남 - 팔당을 지나 자전거로 달려갔다 오면 72km, 장거리죠. 미세먼지 가득한 강변에 역풍이 세게 불어오네요. 오늘은 바람이 많은 날인가 본데 사실 오르막 언덕보다 더 힘들게 하는 건 역풍, 그 역풍은 하루종일 불어 지치게 합니다. 그래서 역풍을 피해 전철 타고 운길산역으로 점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응봉역으로 달려갑니다. 응봉역은 경의중앙선 승하차 승객들이 많지 않아서 승하차 복잡하지 않고 자전거와 함께 자리에까지 앉아갈 찬스가 좋은 휴대승차 출발역입니다. 

 

뚝섬공원을 지나 달리는 자전거길에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비둘기에게 모이를 뿌려주고 있습니다. 비둘기들이 모여들고 참새떼까지 우르르 날아드네요. 참새는 한 200여 마리 될 듯한데 주변에 극도로 예민하네요. 비둘기와 함께 섞여 쪼아 먹는 게 아니고 한알씩 물고는 우르르 근처 화살나무 화단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날아오기를 반복합니다.

 

 

몇 해 전 어느 공원에서 참새에게 모이를 주던 아주머니의 말이 기억나네요. 참새가 제일 영리하더라는 것, 극도로 사람을 경계하고 예민해서 먹이를 주더라도 절대로 사람 가까이 다가오거나 손바닥에 내려앉는 일이 없더라는 것, 그래서인가,

 

 

우르르 우르르 떼로 몰려 날아갔다가 다시 날아와 쪼아물고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바로 우르르 날아갑니다.

 

 

자전거길가에는 개불알꽃이 한창입니다. 중간중간 웃자란 꽃다지가 보입니다. 

 

강변에 개나리꽃은 일주일~열흘쯤 기다려야 할듯, 작은 꽃봉오리들만 보입니다. 강물에는 성미 급한 세

사람이 윈드서핑을 즐기고 있을 뿐 바람이 좋은 날인데도 서핑 장비들은 선착장에 쌓여 있고 한산하네요. 

 

응봉역에서 승차 대기 중(12:28), 열차는 전전 전 역에 접근 중, 운길산역에서 13:41분 하차, 

세정사계곡을 향해 다시 자전거로 달립니다. 

 

 

세정사 가는 길가에 봄맞이 나온 흑염소와 토종닭,

 

세정사 입구에 자전거 매어놓고 봄꽃 찾아 왼쪽 계곡으로 내려갑니다.

 

한참만에 찾은 만주바람꽃

 

 

바람꽃은 끝물이려니 하지만..

 

꿩의바람꽃

 

 

꿩의바람꽃도 한참만에 어렵게 찾았는데 그나마 꽃잎이 닫혀 있네요.

 

 

현호색도 딱 두 군데 피었습니다.

 

미치광이풀

 

 

너도바람꽃은 딱 한송이,

 

흰털괭이눈도 딱 한 군데, 

 

남산제비꽃은 초라해 보입니다.

 

얼레지

 

 

얼레지를 볼 수 있겠지 하고 기대를 걸고 찾아온 건데 너무 일찍인가 보네요. 오늘 묵직한 카메라 들고 이 계곡을 찾은 분들은 한 20여 분 되는 것 같은데 모두들 실망한 표정입니다. 작년 이맘때 왔을 때는 잔설 잔빙이 곳곳에 보여 너무 이르구나 했는데 이번에도 너무 일찍 왔네요.  꽃이 피는 타이밍에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4월 10일경쯤에는 피지 않을까 하는 게 진사님 몇몇 분들의 의견이었습니다. 

 

금년에는 계곡에 잔설 잔빙이 한 군데도 보이지 않고 흐르는 물소리는 경쾌합니다. 작년보다 해빙은 빨랐어도

꽃소식은 늦는 걸 보면 요번 겨울 계곡에 불어 친 바람은 더 가혹했던 모양이네요. 

 

 

세정사계곡은 작은 정글입니다. 운길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더미 돌더미에 그늘이 지면서 겨울의 그림자가 오래 남아 있는 곳이죠. 그 정글에 등산객과 들꽃을 찾는 진사님들의 발길이 너무 많아졌나 봅니다. 모두들 바람꽃도 해마다 전만 못하다는 얘기들이었습니다. 먼저번 왔을 때는 귀요미 다람쥐도 만났던 자리인데 오늘은 휑합니다. 

 

 

계곡은 바람 불고 쓸쓸하지만 햇볕은 어김없이 따스합니다. 내려가는 길은 계곡을 벗어나 세정사 절마당을 통과해 골목길로 내려갑니다. 

 

세정사 종무소 옆을 지키고 있는 백구, 까칠이, 이 녀석은 볼 때마다 사납게 짖어대는데 카메라를 무척 싫어합니다.

카메라를 들여대면 외면하거나 뒤로 돌아앉아 버리죠. 

 

세정사를 지나 나오면,

 

절 입구를 지키고 있던 누렁이가 보여야 하는데 개집만 덩그러니 그 자리에 있고 녀석은 안 보이네요. 녀석에게 무슨 변고가 생긴 모양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살벌하게 짖어대던 녀석이 일 년 후 다시 만났을 때는 금방 알아보고 아는 체를 했던 착한 녀석인데, 안 보이니, 누가 데려간 것일까, 그 누구가 저승사자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녀석이 안 보이니 더 쓸쓸해집니다.

 

 

2021 봄에 만났을 때의 사나운 녀석, 2022년 봄에는 반가워하는 녀석, 별일 없었기를 바라야죠. 

 

돌아오는 귀갓길은 가던 길의 역순, 오늘 달린 자전거 라이딩 거리는 28.8km(feat. 모토벨로 tx8프로), 세정사계곡을 탐색한 거리는 3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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