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길 '너른고을길'은 천년(1000) 광주의 세월을 되새겨보는 길 (경기광주역 - 청석공원 - 쌍령리 - 국수봉등산길 - 국수봉정상 - 하산길 - 도평리 - 곤지암천길 - 초월역 - 곤지암천길 - 곤지암역)
경기옛길 가이드북에 '너른고을'에 대한 설명이 잘 정리되어 있네요.
광주는 940년(고려 태조 23)부터 廣州라는 지명을 쓰기 시작해 1000년을 넘게 써온 지명으로 넓은 광(廣)을 쓸 만큼 드넓은 지역으로 수원으로 편입된 일부 면과, 서울의 강남, 강동구, 남양주 일부, 의왕, 군포, 하남 일대가 모두 광주 대읍(大邑)이었습니다. 지금은 경기 광주시로만 남아 있으나 이렇듯 넓고 광활한 지역이라는 뜻으로 너른고을이라 하였던 것이죠. 오늘은 국수봉에 올라 광주 대읍의 중심지였던 광주시를 내려다보며 대읍의 세월을 되새겨보면서 곤지암천을 따라 곤지암역까지의 구간이 되겠습니다.
출발점은 경기 광주역, 하지만 출구를 나오면 길안내 스티커나 리본,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경안천을 넘어가는 보도교 계단 앞에 봉화길 제3길 너른고을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지만, 계단 철봉에 스티커 하나 부착되어 있으면 망설임 없이 올라갈 텐데 없습니다. 계단 우측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도 좋아요.
계단을 올라가 쭉 뻗은 보도교를 조금 가다 보면 왼쪽 철봉에 이정표 부착되어 있고, 보도교 끝에 가서 계단을 내려가면 우측 둑방길로 진행하라는 이정표 부착되어 있습니다.
둑방길 1킬로 정도 따라가는 동안 리본 하나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참새, 까치, 까마귀들만 심심치 않게 푸르륵
푸르륵 날아다니는 길, 갈림길이 없어 그냥 따라가지만 가면서 자꾸 없는 리본을 찾아 두리번거리게 되죠.
둑방길 끝 갈림길에 스티커도 없고 리본도 없네요. 우측 차로는 갓길이 없어 위험해 보이네요.
일단 왼쪽 자전거길로 내려갑니다.
자전거길 따라 좀 가다 보니 나뭇가지에 매어놓은 리본이 보입니다. 이런 리본을 갈림길 입구에도 달아주었어야 했을 텐데.. 아쉽습니다.
경안교 밑 교각에 붙은 스티커
청석공원에서 쌍령리 마을길로 올라가는 계단길, 하늘색으로 산뜻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가 시작되는 마을 골목길에서는 스티커를 여기저기 친절하게 부착해 놓았지만 광고전단지로
지저분한 전봇대에 스티커가 작아서 잘 안보이죠,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골목길 빠져나가 현대자동차 검사소 앞 정류장 뒤에 스티커 하나 부착되었으면 할 자리인데 없습니다. 골목이니 이길 저길 들어가도 만나게 되긴 하겠지만 두리번거리게 되죠. 버스 정류장 뒤로 직진, 30미터쯤 가면, 왼쪽으로 들어가는 골목길 입구에 이정표 부착되어 있습니다. 곤지암역까지 13.4km 남은 지점.
골목길 따라 들어가면서 뒤로 보이는 국수봉 정상에 전망대가 보이네요. 골목 끝에 보이는 샘물교회 옆으로 등산로 입구입니다. 우시장 이야기 안내판 세워져 있고 그 옆에 전봇대에 이정표도 부착되어 있습니다. 종점인 곤지암역까지 12.5km, 마을 골목길이 1킬로가 더 되네요. 출발해서 샘물교회까지는 3킬로 진행된 지점.
경안역의 경안장과 삼전도의 송파장은 규모가 큰 우전(牛廛)이었는데 이곳에서 송파장으로 가려면 가파른 새오고개를 넘거나 도둑이 출몰하는 이배재를 넘어가야 했습니다. 봉화로는 그렇게 남쪽 지방에서 한양으로 올라오는 소의 이동경로가 되면서 대로로 성장하였다는 설명입니다.
들머리에서 출발, 오르막 산길을 올라 묘원 옆길에 쌓아놓은 돌탑(만석탑)을 지나면서,
능선길에 합류, 나뭇가지에 매어 놓은 리본이 반갑습니다.
잣나무 숲(사유지) 가운데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 계단 235개와 112개를 숨 고르며 밟고 오르면,
봉화길 스탬프함이 반갑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측으로 정상까지 260미터라고 이정표에 표시되어 있어 얼마 안 되는 거리이지만,
다시 50, 61, 80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가파른 오르막 산길이죠. 국수봉을 오르는 산길이 오늘 코스 중 가장
숨 찬 구간이 되겠습니다.
쌍령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정상에는 쉼터 정자기 두(2) 개나 있습니다. 주변에는 주민들이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는 산스장인데, 정상부가 이렇게 넓은 것으로 보아 산성이 있었다면 지휘부인 장대가
있었던 자리가 아닐까 개인적인 짐작인데..
정상에서 내려다본 광주시가지, 좌우로 경안천이 흐르고 경충대로가 굽어져 지나가고 있습니다.
파노라마뷰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이 청군에 포위되어 위급할 때, 경상좌도 병마절도사 허완,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민영, 병마절도사 이의배, 안동영장 선세강이 원군을 이끌고 올라와 용전분투하였으나 모두 분패 전사하였으며, 경상도 관찰사 심연은 이곳에서의 격전에 패퇴, 땅을 치고 통곡하였다는 설명입니다.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 하산길도 가파른 계단길이 시작됩니다. 도평초등학교 쪽으로 하산합니다.
응달길엔 낙상 위험이 있어 조심조심, 양지바른 길엔 눈이 다 녹았네요.
하산길에도 여기저기 벤치들이 놓여 있고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 있는 산스장도 몇 군데나 됩니다.
하산길에 줄곧 보고 따라오던 도평초등학교가 이정표에 사라지고 대신 신일 우림 아파트가 등장,
직진하면 도평리, 스티커 화살표 보고 좌측 산길로 내려가면,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도평초등학교, 정문을 지나 따라가며 신일, 우림 아파트 사이로 돌아나가는 코스는 이리저리
돌아나가다가 놓치기 쉬운 길안내 이정표를 잘 살펴 따라가야 코스이탈되지 않습니다.
길 건너 전봇대에 부착된 이정표 보이나요. 대형차량이 가로막고 있었다면 안 보여 우왕좌왕할 수 있는 헷갈리는 구간, 큰나무교회 앞으로 지나 나가 곤지암천길에 합류됩니다.
왼쪽 아래에 곤지암천, 한참만에 보게 되는 리본, 역광에 선명하네요.
곤지암역까지 5.9km 남은 지점, 좌측으로 차로 갓길 따라가다가 곤지암천 자전거길로 내려갑니다.
물가에 보초 서고 있는 왜가리와 매번 허탕인 배고픈 백로,
봉화로는 능행로인 어로(御路)일 뿐만이 아니라 역사기록물인 실록(實錄)과 왕실족보인 선원보(璿源譜)를 나르기 위한 기능도 가지고 있었으나 추운 겨울에 남한강의 결빙으로 충주에서 한양까지의 수로의 대안길로도 이용되었다는 설명입니다.
기울어진 석양빛이 아치형 다리에 물들고 있습니다.
날아오른 왜가리
비오리
쌍쌍이 모인 원앙 사이에 끼어든 청둥오리
갈대숲 뒤로 가려져 잘 안 보이는 모래톱에 모여든 백로들, 한 40여 마리 되는데 사진엔 반쪽 무리만 찍혔습니다.
정면보다 후면 풍경이 더 멋진 초월역을 지나갑니다.
곤지암역 쪽에서 오고 가는 경강선 전철
곤지암역까지 2.2km,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흰뺨검둥오리들이 모여들고 있네요, 오늘 저녁 잠자리로는 편해 보이지 않는 물살이 센 물막이인데..
1.2km 남은 지점, 가로등에 불빛이 들어왔습니다.
자전거길에서 올라와 공영주차장 빠져나와 소머리국밥거리를 지나면,
곤지암역입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gps상으로 16.9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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