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구름 가득한 우중충한 가을 하늘 아래 북한강 자전거길을 달립니다. 짙은 강물 따라, 억새 은빛 따라, 호수 물빛 따라, 가을바람 강바람 이르키며 달립니다. 계속 따라오는 늦가을의 풍경과 함께 의암호까지 달려 춘천 문학공원에서 문인의 꿈을 엿보고 돌아온 토요일 늦은 오후의 라이딩이었습니다
출발점은 백양리역,
코스는 백양리역 - 강촌 - 의암호 - 문인의 꿈 문학공원 - 신매대교 - 춘천역까지입니다.
늘 한산한 듯한 백양리역에서 오늘은 모두 각 각이지만 자전거 다섯이나 내렸습니다. 두 분은 가평 쪽으로 가고 나머지는 강촌 가는 방향으로 출발입니다.
강촌 가는 방향, 은빛 억새 물결,
걷고 싶은 길, 자전거 세우고,
억새꽃에 묻혀.. 함께 해요.
그런데 잿빛 하늘이 야속하네요.
그래도 신나게 달리는 5인 그룹 라이딩,
오리들은 한가로이 졸고,
건너편 강가에 보트도 졸고 있습니다.
멀리 가까워지는 강촌교,
강촌에서 신매대교까지는 19.5km,
강촌교 넘어가 경춘선 고가 밑으로 내려가 달립니다.
건너편 레일바이크길엔 단풍이 곱게 물들었네요.
의암댐
의암호, 왼쪽 자전거길, 화천까지 이어지면 좋을텐데..
건너편 공지천 가는 길엔,
관광버스들도 몰려가고,
자전거들도 몰려다닙니다.
잔잔한 호수, 짙은 물빛,
저 다리를 넘어 신매대교 가는 길입니다.
이 길은 의암호 문인의 길,
얼마 전 개통한 케이블카, 문인의 길이 하늘길에도 열렸네요.
꿈을 실어 나르는 케이블카
의암호 카누트레킹, 모터보트(안전요원)도 함께 가네요.
바윗돌 낙석을 피하는 피암터널
애니메이숀 뮤지엄을 지나 파크골프장 앞 쉼터에서 배낭 내려놓고 잠시 쉬어갑니다.
춘천, 얼마나 사무치게 아름다운 이름인가, 춘천 문학인들의 꿈을 담은 문학공원,
문인의 꿈을 품어 키우고 있습니다.
소설가 전영택의 화수분 이야기,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중에서 물(水),
황 명의 분수 1, 오죽하면 하늘을 우러러 스스로의 노여움을 자제하는 저 묵시의 입김은..
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조명화의 사랑의 강
성춘복의 낙강을 건너다보며, 비 내려 발 적시고 그 기운 얻어 다시 3백여 리 꽃들의 길..
김동리의 무녀도, 뒤에 돌려 누운 어둑어둑한 산, 이슥한 밤중이다..
김년균의 물소리, 어느 산사에 갔다가 잠은 못 자고 물소리만 들었다.
박종화의 청자부
김유정, 안타까운 요절,
문학공원을 지나 다시 데크길
월송리 들판, 배춧잎 내음이 어스름한 저녁공기에 배어납니다.
저 빨간 부스에는 북한강 자전거길의 마지막 인증 스탬프함이 기다리고 있죠. 부산에서 오는 분들에겐 너무나 먼 곳, 마찬가지로 낙동강 끝 부산의 하구둑 을숙도는 우리에게 너무나 먼 곳, 그래도 4대 강 국토종주의 뜨거운 열기는 계속됩니다. 이 자리에서 스탬프 찍었던 순간이 벌써 수년 전의 아련한 추억이 되었네요.
신매대교
오후 늦은 라이딩을 하면서 의암호에 뜬 아름다운 노을을 기대했는데, 오늘은 아니네요. 하루종일 우중충한 무거운 하늘입니다.
황금빛 노을의 반영이면 너무나 아름다웠을 텐데..
춘천에 어두움은 일찍 내리나 보네요, 6시쯤인데 이렇게 어둡습니다.
춘천역 가는 길엔 은행나뭇잎이 수북수북, 자전거 바퀴에 흩날립니다.
18:29분, 춘천역, 10여분 기다려 상봉행 전철에 탑승 귀가하였습니다.
오늘의 북한강 자전거길 가을 타는 라이딩은 29.1km입니다.
글번호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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