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면 삼산리와 석곡리를 중심으로 하늘을 찌르던 의병의 함성을 되새겨 보는 길 (삼산역 - 제10길 스탬프함 - 단석천 - 양동역 - 매월천 - 임도 - 일신리 - 구둔역 - 일신역) 합 26km
오늘 걸은 코스는 아래 세(3) 장의 사진으로 대표됩니다.
농로 10km + 임도 11.5km + 농로 4.5km, 합 26km로 완만한 오르막길이지만 볼거리 이야깃거리도 없는 심심한 임도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코스입니다. 농로와 산길에 펼쳐지는 녹색의 들판, 임도 따라 울창한 숲길이 전부입니다. 그나마 심심찮게 날아드는 나비와 함께한 산길이었습니다.
농로: 삼산역에서 양동역 지나 임도 입구까지, 사진은 단석천으로 가는 농로, 좌우엔 익어가는 들판, 수시로 지나가는 중앙선 열차소리, 시끄럽지 않습니다.
임도: 구둔고갯길에 끊임없이 이어지는 임도는 이런 모습입니다. 거칠고 험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걷기 좋은 거의 평지길 같은 완만한 오르막길, 예쁜 나비와 함께한 산길입니다.
농로: 임도 출구에서 나와 일신리를 지나 구둔역, 일신역으로 가는 농로, 왼쪽은 제8길에서 넘어갔던 고래산입니다.
오늘 걸은 길은 두(2) 코스 합 26km입니다.
길은 농로 - 산길(임도) - 농로로 이어지는 지루한 장거리 코스죠. 교통이 불편하다고 해서 제9길과 10길 두(2) 코스를 합쳐 당일에 완주하려는 게 무리였네요. 양동역을 출발점으로 해서 제9길, 제10길을 나누어 걷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10길 솔치길 스탬프를 찍고 솔치고개를 올라갔다 와야 했는데 너무 무리일 것 같아 생략을 했는데도 26km가 되는데, 올라갔다 왔더라면 왕복 6.4km가 추가되어 합 32km가 넘는 최장거리 힘든 코스가 되겠습니다. 거리도 무리지만 귀갓길 일신역에서 열차시간(19:09)을 맞추기 어렵겠습니다. 역코스를 택한 이유는 먼 삼산역보다는 일신역에서의 무궁화호 탑승 찬스, 열차를 놓쳤을 경우에 구둔역에서의 택시콜이 유리하겠다 싶어였습니다.
오늘 코스에서의 살펴보는 이야기 하이라이트는 의병 이야기입니다.
양동면 일대에서 구국의 일념으로 봉기한 의병들에 대한 이야기죠. 그리고 이야기 안내판이 너무 낡아서 판독이 어려운 명성황후에 관한 이야기도 포함하였습니다.
1907년 정미년은 고종이 강제 퇴위 되고 군대해산이 벌어진 해입니다. 이에 분노한 의병들이 방방곡곡 전국에 걸쳐 봉기하였는데 양동면에는 삼산리, 석곡리, 단석리, 매월리, 석우리 등 전역에 의병들이 분산 주둔, 5천여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들의 본진은 삼산리, 그해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일본 토벌대에 맞서 벌인 전투가 의병 항쟁사에 큰 의미를 남긴 삼산리 전투입니다.
검단다리 넘어가면 쉼터. 간이 쉼터로 조성되어 벤치가 놓여 있지만 땡볕이어서 패스하려는데 옆에 이야기 안내판이 보이네요. 낡고 색 바래서 무슨 이야기인지 판독이 안되지만, 이곳 마을에 명성황후께서 열흘간이나 머물렀다는 몇 마디가 희미하나마 읽어지네요. 아마도 고향인 여주로 가시기 전에 잠시 머물던 마을이 아닌가 싶은데요. 이 지점에서 양동역은 멀지 않아 1킬로 정도 데크길 따라갑니다.
석곡리는 의병마을입니다. 의병장 안승우가 태어난 마을이고 의병장 이춘영이 살던 마을이죠. 안승우의 부친, 안승우의 아들까지 3대가 모두 의병활동을 벌였습니다. 의병들엔 사냥에 종사하던 포수들이 많았기 대문에 조직력도 대단했고 성능도 월등한 엽총을 가지고 있어 전투력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석곡리에 양평의병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평해길 제10길 솔치고갯길
덕소역에서 07:49분 정시에 승차한 무궁화호 열차,
삼산역에 08:54분에 하차, 아무도 없는 무인역을 빠져나가니 역 광장 가로등 기둥에
평해길 안내 리본이 반겨 맞아주었습니다.
리본 따라가니 삼산교회 앞 삼거리 전봇대에도 리본이 매여져 있네요.
촘촘한 길안내에 성의가 보입니다.
중앙선 굴다리 아래, 정미의병 삼산리 이야기 안내판을 보고 지나갑니다. 솔치고개까지 버스를 탈 수 있을까 기대를 걸었지만 삼산2리(배내) 버스정류장엔 아무런 정보도 안 뜨네요. 지나가는 어르신께 물어보니 버스는 하세월이라 하시면서 고개까지 그렇게 멀지 않다고 하셔서 일단 걸어가기로 하고 출발했던 것이죠. 가다가 뒤에 오는 버스가 있다면 태워줄지, 태워주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걸어갑니다.
얼마 안 갔는데 의외의 장소에 스탬프함이 기다리고 있네요. 주위에 설명할만한 아무것도 없는 자리, 솔치고개로 올라가는 임도입구(시작점)일까 싶은데요. 제10길 스탬프, 평해길 마지막 스탬프를 꾹 찍으니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스탬프함에서 몇십 미터 전진하면 보이는 이정표. 솔치고개까지 3.2km네요. 다시 이쪽으로 내려와야 하니까 왕복 6.4km, 그러면 그만큼 늘어나는 장거리에 부담스러운데요. 스탬프를 찍었으니 생략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네요. 제10길을 대표하는 의미 있는 장소인데, 솔치고개를 빼먹는다는 게 마음에 걸리지만 빨간 물봉선꽃들을 뒤로하고 일단 가던 길 돌아서 양동역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합니다. 결과는, 솔치고개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면 오늘 일신역에서 19:09분 열차는 탈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는 솔치고개에 가 볼 기회가 오겠죠. 경기 광주에도 솔치가 있던데요..
부추꽃
방금 전 올라갈 때 밉상으로 짖던 녀석이 내려오면서 다시 보니 개집 안에서 쳐다만 보고 입안에서만 웅월거립니다.
카메라 보고 놀란 모양이죠.
다리 건너서 윗배내 마을 쪽으로 농로 따라갑니다. 마을에는 대추나무가 많네요. 아직은 파란 풋대추가 알알이 익어가고 있고, 길가에 새빨간 칸나, 보라색 구절초, 하얀 쑥부쟁이가 반겨주고, 개울 따라 며느리밑씻개 쌀톨 같은 분홍꽃들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개울바닥에 할미새 발견하고 망원렌즈 만지는 순간 도망가네요. 굼뜬 오리 두(2) 마리도 덩달이 엉금엉금 도망갑니다. 마을에 수령 500년이 넘는 보호수인 은행나무가 눈에 띄었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이어지는 농로는 거의 직선,
우측에 보이는 검단다리 건너가면,
땡볕이지만 벤치가 놓여 있는 쉼터입니다. 인근 마을에 명성황후께서 열흘 머무셨다는 이야기 안내판이 판독이 거의 안될 만큼 빛바래 허옇습니다. 데크길 따라 계속 직진, 쌍화교 넘어가면 농협건물 뒤편 넓은 둔치에 간이 무대, 주차장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여기까지 진행해 온 거리는 5.9km.
잠시 쉬고 다시 출발, 양동도서관 앞을 지나 양동역 앞에서 제10길을 마무리하고, 제10길 걸은 거리는 6.5km입니다.
평해길 제9길 구둔고갯길
양동역 앞, 이 지점부터는 물소리길과 평해길 제9길이 함께 가네요.
'을미의병교'(다리)에서 화살표 보고 직진하면 코스 이탈됩니다.
왼쪽으로 다리밑으로 내려가야 하는 중요지점인데 길안내가 좀 허술한데요.
다리 밑으로 내려가면 후속 이정표 옆에 양동의병 이야기 안내판이 함께 세워져 있습니다.
이어지는 길은 왼쪽에 물소리도 경쾌한 매월천 개울 따라 걷는 길,
개울 한가운데 흙무더기에 호랑나비가 수십 마리가 떼 지어 몰려 팔랑거리고 있습니다. 저렇게 많은 호랑나비 떼는 처음 보는데요. 디지털 줌으로 당겨 찍어 보았지만 너무 멀어 잘 안 찍혔네요.
임도 시작, 지금 올라가는 산길이 금왕산인가 봅니다.
이 굴다리가 매월교인가.. 보네요. 굴다리 지나 계속 오르막길입니다. 한참을 가도 산길에 아무것도 없는데
그린팜 영농조합법인이라는 간판을 보며 지나갑니다.
임도 시작점에서 2km 정도 진행해 온 지점
계속 안 보이던 리본이 나타나 반가워요. 임도는 외길이지만 리본은 자주 매어놓아 주었으면 좋겠죠.
아래마을로 연결되는 새로 조성 중인 임도 갈림길, 그대로 직진합니다.
이제 3킬로 정도만 더 가면 임도 끝이라는 이정표,
그런데 gps상으로는 2~3km 더 나오는 것 같은데요.
지루한 산길에 함께 놀아준 나비는 큰 표범나비입니다.
코너를 돌면 내리막, 내려가는 산길이겠지 했는데.. 아닙니다.
요 귀요미는 줄나비죠.
산길에서 마지막으로 본 리본,
임도 끝(출구)에 거의 다 온 것인가요, 어르신께 물어볼걸..
작은 표범나비
15:20분, 늦어질까 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네요.
내리막길 임도에 또 다른 코스 안내판, 숲탐방로 1코스 안내판,
승용차가 보이네요, 여기까지 승용차가 올라올 수 있는 길이라면 늦더라도 긴장감이 덜하겠네..
임도 끝(출구), 차단되어 있습니다. 옆으로 돌아 내려가,
16:34분, 현 위치는 '매월임도출구', 지금까지 걸어온 임도가 '매월임도'였네요.
일신역으로 가는 길,
다시 나타난 평해길 길안내 리본과 겹화살표,
일신 2리는 제비마을입니다.
일신 2리 마을길(농로), 쓰레기 버리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전봇대 스피커에서 계속 흘러나옵니다.
일신 1리 버스 정류장에서 잠시 쉬어주고, 일신역까지는 1.2km 남은 지점, 구둔역 앞에 있는 제9길 스탬프는 지난번 제8길 고래산길 걸을 때 찍어놓아 구둔역은 패스합니다.
일신역
17:49분 일신역 앞, 물소리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여유 있게 한 시간 기다려 19:09분 정시에 들어온 무궁화호 열차에 입석으로 탑승, 운 좋게 앉아 왔습니다.
일신역 출발, 석불, 지평, 용문, 양평 정차하고 논스톱, 덕소 정차 후 논스톱 청량리까지 한 시간 만에 청량리 도착입니다.
열차 내 승무원에게 발권, 3,700원 카드결제.
이렇게 해서 평해길(제1길 ~ 10길)을 완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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