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날씨관계로 16:00 이후 운항은 취소되었습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16:00 이후는 결항한다는 선상 스피커에서 들리는 안내방송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지, 비도 안 오는데, 갑자기..
삼목항에서 14:10분 배표를 끊으면서 확인할 때는 돌아 나오는 막배는 19:00시라 했는데, 배 타고 오는 40여분 사이에 운항 취소 결정이 났나 봅니다. 타고 간 세종 9호에 많지 않았던 승객들이지만 웅성웅성, 일단 모두 하선해서 돌아오는 배표부터 끊어야 한다는 하선 안내원의 말씀이네요. 한 시간 동안 뭘 하지 그러면서 타고 온 배로 바로 돌아가겠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마지막 배표를 끊으니 장봉도 선착장 출항 15:50분이었습니다.
옆 창구에는 7월 20일까지 결항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네요.
장마철 섬여행에는 이렇게 여러 가지 변수가 많죠.
마지막 배표를 끊으면서 애기섬을 물어보니 그곳 멀곳 섬에 서둘러 다녀오시는 건 괜찮겠다는 얘기였습니다. 멀곳은 선착장에서 빤히 보이는 작은 섬, 지난번 왔을 때 바라보고 애기섬이네, 하고 별명을 붙인 작은 돌섬입니다. 그렇게 해서 멀곳, 돌섬을 서둘러 다녀왔는데, 장봉도 구석구석을 돌아보라는 바닷바람 따라 섬마을 인심 따라 다녀온 셈이죠. 원래는 장봉도 주능선 잔여구간, 국사봉에서 건어장까지 다녀올 생각이었던 것이 멀곳으로 바뀌었습니다. 섬여행엔 이런 변수도 숨어 있습니다.
운서역 - 삼목항 - 장봉도
출발은 운서역에서 내려 버스 타고 삼목항으로 갑니다. 약국에서 연고 하나 사고 건너편 롯데마트 정류장에서
4분 기다려 307번 버스에 승차, 버스 타이밍이 좋네요.
삼목항에서 14:02분에 14:10분 장봉도 가는 배표를 끊었습니다. 버스 타이밍이 좋더니 승선 타이밍도 좋네요.
날씨 급변으로 돌아오는 배편이 취소되리라곤 꿈에도 생각 못하고 있는 상태죠.
세종 9호, 출항, 미끄러지듯 물살을 가르며 뱃길을 달립니다. 바람이 좀 부네요, 모자 끈을 조여줍니다.
갈매기들도 파도 타듯, 부는 바람을 나긋나긋 탑니다.
오늘은 새우깡을 던져주는 승객이 없어 아쉬운 녀석들..사과 조각을 하나 던져주니 덥석 받아 물었으나 바로 뱉네요, 사과 같은 건 안 먹는 모양입니다.
저 멀리 멀어져 간 삼목항
장봉도 선착장 - 멀곳
선착장에 접안하면서
"안내말씀드리겠습니다, 날씨관계로 16:00 이후 운항은 취소되었습니다,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람은 좀 일고 있지만 세지 않고 파도도 너울거리지만 크지 않은데.. 눈으로 보기엔 풍랑이 일 것 같지 않은데, 과잉인가,
운항 취소하면 손해가 얼만데, 적절한 예방조치겠죠. 15:50분 마지막 배표를 끊고 멀곳에만 갔다 오겠다고 하면서 서둘러 갑니다.
선착장엔 인어상이 있습니다.
옛날 그믈에 걸린 인어를 놓아주었더니 연삼일 풍어로 보은 하였다는 인어입니다.
장봉도가 우리나라 3대 어장 중의 하나로 꼽히던 곳이었네요.
인어 얼굴
선착장에서 빤히 바라다보이는 돌섬 멀곳,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토요일 쉬는 것인지, 날씨 관계로 묶여 있는 건지 선착장 주변 바다에는 배들이 모여들었네요.
뭘 잡으셨냐고 물으니 손사래입니다, 아직 못 잡은 모양이죠.
멀곳
바다 가운데에 있어 가까워도 먼 곳과 같이 못 간다는 뜻에서 멀 곳으로 불린다는 설명입니다.
독바위라고도 하나 보네요, 마을버스 정류장엔 독바위로 쓰여 있습니다.
멀곳으로 연결된 다리
그냥 작은 돌섬인가 했는데, 다가가 보니 바위 모습이 예사롭지 않네요. 문무왕릉 좀 닮았잖나요.
독바위라는 이름이 더 어울려 보이는데요..
정상에는 쉼터 6 각정,
계단으로 내려가 바다에 잠긴 바위까지 내려가 볼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만 본다면 작지만, 해금강도 좀 닮았어요.
계단으로 내려가 보니
우뚝 솟은 절벽입니다.
거세게 부딪치는 파도, 돌섬 부근은 소용돌이 물살입니다.
바람소리, 파도소리, 그리고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비행기 소리..
선착장으로 돌아갑니다.(15:25)
파도는 아직 잠잠한데, 마지막 배는 오긴 오겠지.. 하는 괜한 걱정도 들면서, 오던 길 되돌아갑니다.
장봉도 선착장 - 삼목항
15:43 세종 7호 승선, 오늘의 마지막 배가 출항합니다.
바닷바람, 파도는 아직 잠잠하지만.. 늦게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죠.
삼목항 도착, 만선 만차입니다.
트럭 하나에는 호박과 감자를 가득 싣고 돌아왔네요.
삼목항 버스정류장, 307번 잠시 후 도착 알림이 떴네요,
버스는 30분 배차인데 오늘은 갈 때 올 때 버스 타이밍이 착 착입니다.
정류장은 운서역 쪽, 공항 쪽, 양 방향 정류장인데 진입은 둘 다 왼쪽에서 들어오므로
버스 승차 전에 운서역 가는지를 물어보고 타면 실수가 없겠죠.
장봉도 선착장에서 멀곳, 애기섬까지 서둘러 걸어갔다 온 거리는 1.2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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