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곡산 올라가는 등산로 중, 오늘은 무지개마을 석촌공원에서 오르는 코스, 걷기 너무도 편한 숲 속 오솔길입니다. 부드러운 흙길이면서 마사토도 없어서 미끄럽지도 않고, 바윗돌 구간에 거칠거나 험하지도 않아 인근 주민들이 가볍게 즐겨 찾고 있는 산책로라고 할 수 있는 등산로입니다. 급경사도 없는 완만한 오르막길,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아카시아꽃길,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했던 길, 지금은 다 떨어져 오솔길에 흰꽃이 수북이 쌓여 오가는 발길에 밟히고 바람에 메말라가고 있네요. 대지산 정상에서부터 숫돌봉 가는 길엔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싱그런 하얀 꽃, 쪽동백 꽃길입니다. 일주일 전이었으면 절정의 쪽동백 꽃길이었겠는데, 한발 늦었네요. 인근 주민들이 많이 찾는 만큼 여기저기 벤치도 놓여 있고 쉼터도 여러 군데나 됩니다. 이 길은 경기옛길, 성남 누비길이기도 하죠. 같은 길에 용인시에서는 용인 시계 둘레길이라고 다소 행정적인 딱딱한 이름을 붙여놓았군요. 코스는 불곡산 정상 전방 1.8km 지점, 4거리 갈림길에서 불곡산길을 벗어나 대지산-숫돌봉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코스에 떡봉, 휘남에 고개, 숫돌봉 같은 정다운 우리말 이름들이 등장하지만 곳곳에 숨어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아직 발굴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구수한 이름들에 대한 안내문이 없어 아쉬웠어요.
구미동 무지개마을 12단지, 석촌공원 입구, 평화의 쉼터 앞 난간에 자전거 매어놓고 산행출발,
불곡산엔 1951년 1월 썬더볼트작전으로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으로,
유해 4구, 유품 45점이 발굴되어, 우리들 후손들에게 호국보훈 애국애족 정신 함양을 위하여
이곳에 평화의 쉼터를 조성하였습니다.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산행출발해야겠죠,
시작은 오르막 계단길
이후, 바로 걷기 편한 오솔길, 벌써 신록이 우거져 하늘도 안 보이고
좌우 옆도 가려져 안 보이네요. 나무그늘 터널 속을 걷 듯, 앞만 보고 갑니다.
길가에 앉아 쉴 수 있는 벤치 몇 개 패스하고 만나는 첫 번째 쉼터,
정자도 크고 주변에 운동시설이 가득한 산스장이네요.
쉼터 지나 다시 걷기 편한 오솔길
얼마 안 가 두 번째 쉼터, 또 만나네요, 패스합니다.
대지산 이정표, 반가워요,
세 번째 쉼터, 잠시 쉬어갑니다. 이곳이 떡봉인 모양인데,
누군가 난간에 떡고개라고 써놓았네요. 구수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 법 한데, 없네요.
키덜트 둘(2)이 조종하는 RC 트럭이 조심조심 굴러갑니다.
급히 내려오다 직전에 한번 전복되었거든요,
쉼터 지나서 시작되는 오르막 바윗길,
거칠고 힘든 급경사는 아닙니다.
그래도 오르막이어서 숨 차오르는 구간,
이 숨찬 구간이 휘남에 고개입니다.
휘남에 고개에 유해 유품 발굴 지점입니다.
목숨 바친,
호국 영령들께 잠시 묵념.
하신길에 다시 보니, 저무는 해를 등지고 홀로 서 있는 철모에는,
길게 드리운 오후의 햇빛이 강렬하게 반사되고 있었습니다.
유해발굴 지점을 지나 오르막길, 로프난간 오른쪽은 급급경사 산비탈,
이런 험한 고개에서 치열한 전투가 있었다니..
완만한 오르막길가에 만나는 쉼터, 이름이 대지산쉼터인데, ㄴ이 떨어져 나갔네요.
대지산은 오른쪽길로 내려가도 되고, 왼쪽길로 가도 됩니다.
대지산쉼터에서 왼쪽길로 진행, 내려오다 만나는 4거리 갈림길,
계속 등산을 하실 분은 왼쪽으로 불곡산까지 1.8km.
완만한 길을 걸을 분들은 대지산까지 0.6km, 직진합니다.
오늘 코스는 MTB 인기코스네요.
넘어질 뻔,
올라갈 때 만났는데,
하산길에 또 만났어요, 목례 나누고 지나갔습니다. 내리막길 신나겠어요.
대지산이 가까워지면서 드디어 숫돌봉 안내 이정표, 반가워요.
깔딱 고개도 없었는데 올라와 보니 이곳 산스장이 대지산 정상입니다.
나무들에 둘러싸여 전망은 없네요.
대지산 326m, 작은 산인데, 이름이 너무 크죠, 정상석이 있어 반가웠지만,
아무런 안내문도 없습니다. 산스장엔 많은 분들이 지금 열심히 운동 중,
대지산 정상에서 숫돌봉까지는 1.4km, 잠시 쉬는 동안 댕댕이 둘이 총총총 지나갑니다.
숫돌봉 가는 길은 거의 평지길, 완만한 내리막, 우측에 철조망 끼고 한참을 가는데,
이 길에서 검은 나비 두(2) 마리를 보았지만 바로 날아갔습니다.
이 길은 길가 큰 나무에 하얀 꽃이 매달려 있는 쪽동백 길,
하얀 꽃은 많이 떨어져 길바닥에 쌓여 있지만 아직도 싱그러워요.
싱그러운 쪽동백, 하얀 꽃.
다시 쉼터, 여기도 산스장이네요.
벤치에 누워 있는 분은 지금 조영남의 모란동백을 따라 부르고 있는 중,
숫돌봉은 이곳에서 200미터 더 가야 합니다.
숫돌봉(314m) 정상입니다, 정상석도 없고 리본도 없고, 아무런 표지도 없네요. 숫돌은 옛날 칼도 갈고, 도끼도 갈고, 낫도 갈던, 입자가 곱고 단단한 검은 돌이죠. 그래서 이곳에 백제시대 어느 장군이 장검을 갈던 거대한 숫돌이 있나 보다 하고 은근히 기대를 했었는데, 없네요. 원래부터 없는 건지, 있긴 있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풍화되어 없어졌는지 아니면 누군가가 건축용 석재로 파갔는지, 아쉬운 마음에, 이런저런 상상을 해봅니다. 정상에 홀로 우뚝 선 굴참나무 한번 올려다 봐주고 하산 시작 15:40, 올라온 길 그대로 내려갑니다. 아까 오다가 잠깐 보았던 검은 나비를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 망원렌즈로 바꿔 끼고 내려갑니다. 철조망 구간에서 살살 살폈지만 나비기 안나타나 실망스러웠는데 대지산 정상 쉼터에 오니 날아다니네요. 이리저리 정신없이 팔랑거리고 날아다니다가 잠시 나뭇잎에 앉아 주어 사진에 담았습니다,
날개를 활짝 펴주지 않아 애매하긴 하지만 동그란 큰 무늬가 특징적인 부처나비 같은데요.
사촌이 있었네요, 부처사촌나비로 수정합니다(2022 05 23 16:47)
석촌공원 다 내려와 만난 청설모, 하산 완료 (18:20).
불곡산 가는 길 따라가다가 대지산-숫돌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온 거리는 8.4km, 무심코 따라 내려오다 성남 누비길 영장산길 출발점, 갈마치고개 에코브리지까지 갔다가 돌아온 1km 포함입니다. 가면서 이 길 아닌데 하면서도 누비길 안내가 계속되어 곧 코스에 접속되겠지 하면서 마냥 가다 계속 벗어난 것이죠. 샛길이 몇 군데 있지만 길안내 팻말이 없어서 하산길에 엉뚱한 샛길로 빠질 수도 있겠어요. 탄천(36)을 달리는 중에 둔치 숲 속에 장끼 우는 소리가 네(4) 군데에서나 들리네요. 녀석을 한번 인내심 갖고 소리 난 곳에서 기다려 보아야 할까.
구미공원에서 벗어나 무지개마을 12단지 석촌공원 앞까지 달린 자전거 라이딩 왕복 거리는 67.8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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