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오늘 걸은 코스, 경로가 이상하게 되었죠, 예보에 없던 비가 토평교를 지날 무렵 갑자기 내려 우왕좌왕해서 그렇습니다.

제1길 망우왕숙길을 완주하려던 참이었는데 비가 그치지 않아 왕숙천 1교 밑에서 기다리다 출발점인 세월교로 돌아갔기 때문입니다. 

 

출발은 세월교에 자전거 매어놓고 상큼하게 했죠. 평해길 코스안내에 이 작은 다리를 세월교라 했는데,

 

다리에 부착된 이름은 미음교네요. 평해길 제1길 종점이며 제2길 출발하는 중요 기점인데 명칭이 헷갈립니다. 이 작은 보도교는 자전거로 국토종주 하면서 남한강(양평-충주) 코스로 가거나 북한강(춘천) 코스로 가거나 지나가야 하는 중요한 다리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수없이 무심코 지나다녔었는데 세월교라는 명칭은 평해길 조성되면서 본 것 같은데요.

 

일단 코스에 안내된 대로 세월교라 하기로 하고, 구리역을 향해서 걷기 출발합니다. 코스는 주로 자전거길을 따라 가는데, 자주 다니던 길이어서 가급적 자전거길을 벗어나 산책길을 따라가기로 합니다. 산책길은 자전거 타고 달리면서는 보지 못했던 연못, 꽃밭들을 지나면서 전혀 새로운 길을 걷는 듯하네요. 역시 걸어야 여기저기 차근차근 볼 수 있지 않겠어요.

 

연못가에서 오늘의 진객, 왜가리 한 마리를 만나 녀석과 연못을 사이에 두고 밀당을 하다가,

 

후드득 날아가 버렸습니다. 귀찮았다는 듯, 사진에 잡힌 녀석의 표정이 짜증스러운 듯 보였어요.

 

산책길 옆 자전거길엔 자전거들이 경쾌하게 달리 있고, 파크골프장에는 모처럼 내장객들이 모여 함께 라운드 하며 첫 이글이라면서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힘차게 달리는 사이클링..

 

토평교 지날 무렵부터 슬슬 내리던 비를 왕숙천 1교 아래서 잠시 피해 멎기를 기다려보지만 그칠 기미가 안보입니다. 세월교에 매어놓은 전기자전거는 생활방수는 된다지만 무작정 비 맞힐 수는 없어 세월교로 돌아가기로 하고, 혹시 그사이 비가 멎으면 제2길 미음나루길을 걸어도 되겠지 싶은 은근한 기대를 품고 우비 꺼내 입고 돌아갑니다. 완전히 포기해 접고 귀가하는 경우가 아니라서 발걸음이 그렇게 무겁지는 않습니다.

 

비 내리는 왕숙천 물 한가운데 홀로 서서 비 맞으며 기다리고 있는 가마우지

 

잔디밭엔 작약이 비 맞아 늘어져 있고 주변 풀밭엔 토끼풀 하얀 꽃이 지천입니다.

 

토평교 아래엔 낚시꾼들이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토평교를 지나오면서 작은 다리를 건너가 오던 길의 반대편 자전거길로 걸어갑니다. 저 앞 끝에 세월교.

 

세월교에 도착할 즈음 빗방울이 잦아드네요. 날씨에 우롱당하는 기분이긴 하지만 비 맞은 전기자전거 물기를 좀 닦아주고, 전장품인 컨트롤러를 비닐로 감싸주고, 안장과 핸들도 닦아주고, 우비는 벗어 넣고, 제2길 미음나루길 따라 다시 출발하기로 합니다. 조말생묘까지 1.7km, 가깝죠.

 

경사면엔 금계국 노란 꽃물결이 비 맞아 촉촉한데,

 

한강물엔 이 근처 가마우지들이 모두 모여,

 

반상회라도 하려나

 

수석동 먹거리촌, 카페촌을 지나갑니다.(뒤 돌아본 사진)

 

미음나루는 한강을 떠돌던 뗏목과 배들이 머물며 쉬어가던 물길의 정류장이었는데 지금의 강동대교 자리가 미음나루였다고 하네요.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이곳이겠지 했는데, 원래의 위치는 많이 떨어져 있군요.

 

수석동 먹가리촌을 지나 올라가는 급격한 오르막, 자전거족들로부터 원성이 가득한 죽음의 업힐구간입니다.

 

가파른 언덕길을 하나 더 올라가야 합니다. 사진엔 밋밋해 보이지만 타고 넘어가기 만만치 않은 고개죠.

 

고갯마루에 공사안내판을 보니 2020년 12월에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네요.

토성을 둘러볼 수 있겠다는 호기심에 코스 이탈, 비포장 흙길을 따라 걸어가 봅니다.

 

앗! 그런데 차량도 출입하는 곳인데 웬 멧돼지 발자국이!! 지나간 지 얼마 안돼 보이는데, 염소인가..

 

무슨 공사인지 파헤쳐진 공사현장 옆길을 따라 들어가면서 저 끝에 잘 관리된 잔디밭이 보여 드디어 토성을 보는구나 했더니

 

아니네요, 양주 조 씨 선영입니다.

 

공사현장 건너편엔 밀성박씨 묘원

 

토성도 없는데 입구에 세워진 공사안내판은 뭐지, 암튼 다시 돌아내려 가 조말생 묘로 올라가는 숲 속 오솔길로 진입

 

이 화살표는 처음 보는 것 같지는 않은데, 좌우간 수석리토성부터 가 볼 생각으로 우측으로,

 

공사기간이 다 지나간 공사안내판이 그대로 세워져 있고, 출입금지네요. 공사는 진행되지도 않은 듯, 더 들어가 보지 않고서는 어디가 토성인지 알 수 없습니다. 혼란스럽지만, 하는 수 없이 되돌아 나와 조말생 묘 가는 길로 돌아갑니다.

 

조말생 묘는 몇 년 전에 찾아왔던 추억이 있는 곳, 경기옛길 안내 리본이 걸려 있을 뿐 달라진 게 안보입니다.

 

조말생은 조선 초기의 문신, 세종조에 주문사로 명나라에 다녀왔고, 함길도 관찰사로 여진족 방어에 힘을 쓰신 분입니다. 양주 조 씨이시네요. 사극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선생은 대제학으로 훈민정음 창제의 찬반 소용돌이 속에서 중요인물로 그려졌었죠.

 

묘지는 풍수를 모르는 누가 봐도 배산임수 명당

 

망주석 위에 앉아있는 큰 새는 맹금류 같은데요(디지털줌 4x)

 

평해길은 왼쪽으로 내려가 덕소역 가는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다시 빗방울이 흩뿌립니다.

 

영모재 담을 끼고 왼쪽으로 가도록 되어 있지만 철망으로 막혀 있네요. 뒤돌아 나와 콘크리트를 양생 중인 위로 올라와야 하는데 두리번거리게 되죠.

 

조말생 선생을 배향하는 영모재,

 

향토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영모재에서 골목으로 내려가면 수석동 전원마을을 지나 카페촌입니다.

 

보호수, 수석동 느티나무, 수령 250년

 

경기도 기념물 94호, 수석리 토성은 백제시대의 유적으로 안내문에 소개되고 있으나 두리번거려 찾아보아도 토성이 어딘지는 짐작이 안됩니다.

 

계속 비가 내려 덕소역까지 가는 것을 포기, 돌아가는 길, 우비 다시 꺼내 입고, 자전거길로 진입, 고개를 오르면 언덕마루에 아까 지나갔던 조말생 묘 입구입니다. 세월교로 돌아가 오늘의 걷기를 마무리하고 자전거 티고 귀가했습니다. 오늘 걸은 세월교-왕숙천 1교-세월교-조말생묘-수석리토성-세월교까지의 거리는 9.3km, 자전거 라이딩 거리는 17.7km(feat. 모토벨로 TX8프로)입니다.

 

오늘 코스 길가에는 노란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피어 넘실거리고 풀밭에는 토끼풀 하얀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네요. 잡풀 속에 숨은 들꽃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토끼풀
붉은 토끼풀
사진을 찍고 보니 불청객이 찍혔어요.
금계국
주름잎
싸리냉이
꿀풀
씀바귀
개망초

 

돌아오는 길, 구리한강공원에 노릇노릇 익어가고 있는 청보리밭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글번호: 750

728x9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