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단비가 내리는 날, 멀리 가지 못하고 자양동에 전통시장인 노룬산 골목시장과 이어지는 영동교 골목시장을 찾아 둘러보았습니다. 세상 살아가는 모습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재래시장으로 많은 분들이 찾고 있는 명소죠. 찾아가는 길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겠으나 좀 멀더라도 하늘이 뻥 뚫리고 강물이 넘실대는 비 내리는 한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걸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우산도 챙기고 우비도 챙겨 넣고 출발했는데 빗방울이 날리고 안개비가 자욱한 강변을 걸어가면서 보니 이 코스가 자연스레 광진 둘레길이 되는군요. 뚝섬유원지에서 굴다리를 빠져나가 자양동 골목길로 들어서면 시장 골목이 직선으로 이어지며 골목 양쪽에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여늬 보통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있을 것 다 있고 없을 것 없는 시장인데요, 그나마 이 어려운 때에 문 닫은 집이 없이 가게마다 물건 가득 내다 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골목시장 풍경입니다. 그렇지만 사람들로 붐비거나 왁자지껄하지 않고 시장은 조용합니다. 재래시장에서 느끼는 푸근함, 정감, 생동감은 인접한 재개발공사 현장 가림막에 가려 있는 듯하고 사람 살아가는 현장의 시장 냄새도 날씨 탓인 듯 흐릿합니다. 요즘 봄이 왔어도 봄 같지 않은 우리 모두를 짓누르고 있는 바이러스 괴질 때문이겠죠. 두(2) 골목시장을 둘러보려면 광진 둘레길에서 잠깐 코스를 이탈하여야 합니다.
광나루에서 자전거길로 내려가면 하얗게 피어 마치 함박 눈송이가 나무를 뒤덮고 있는 듯한 이팝나무꽃이 눈에 뜨이네요.
이팝나무 꽃 가로수길은 올림픽대교까지 이어지고,
이팝은 지금이 절정이네요
자전거길에 무수히 떨어진 이팝나무 꽃잎
이슬비에 풀잎에 맺힌 물방울이 구르고..
길가엔 황코스모스도 피기 시작했어요.
비 맞고 있는 쉼터,
개망초도 나 홀로..
비 맞아 꽃잎을 닫은 엉겅퀴
비를 피해 숨어 있는 하루살이,
올림픽대교에서 잠실대교 사이에는 아카시아꽃 향기가 그윽합니다. 비 오는 날, 더욱 진하죠.
윈드서핑장,
오늘은 서핑하기엔 바람이 좀 약한데요,
서핑 강습 중,
빗방울이 굵어지고 있어, 우산을 접고 우비를 꺼내 입었습니다.
서핑장 한강변에 하얀 찔레꽃,
뚝섬유원지 편백나무 치유의 숲
피톤치드를 다량으로 내뿜고 있는 편백나무는 항균작용, 스트레스 완화, 진정작용 및 쾌적 효과, 탈취와 학습능력 향상,
면역력 강화 등의 효능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들국화 같은 시스타 데이지
비 맞아 축 늘어진 꽃양귀비
뚝섬유원지에 마로니에가 많은지 몰랐어요.
마로니에 꽃
뚝섬유원지에서 굴다리를 지나 자양동 골목시장으로 들어갑니다.
[영상] 노룬산 골목시장은 재개발과 상관없이 장사를 하고 있네요.
입구에서부터 냄비류, 떡집, 가방, 잡곡, 침구, 한과, 신발, 양말, 나물, 주방그릇, 용기,
마늘 가게들을 지나며 스냅으로 찍은 사진을 모아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영상] 영동교 골목시장 풍경도 노룬산 골목시장과 비슷해요. 두(2) 시장이 골목으로 이어지면서 이름은 다르지만 시장 풍경은 서로 다른 별 특색은 없어 보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옷, 반찬, 김치, 떡, 의류, 깨, 나물, 미꾸라지, 활어, 간장, 빵, 총각무, 대파, 수리점, 대추, 땅콩 가게들을 지나며 스냅으로 찍은 사진을 영상으로 모았습니다. 시장 골목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세정제도 비치되어 있고 '정부지원 카드 환영'한다는 안내문도 세워져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 어린이대공원을 지나며 살펴보니 길가에 봄꽃들이 눈에 많이 띄지만, 이 봄꽃들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어린이대공원 입구에 당당하게 지키고 서 있는 호랑이에게도 마스크를 씌웠네요.
오늘 걸은 거리는 14.4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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