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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자전거길(남단)을 달려 암사 정수장 앞 아이유 3단 고개 넘어가 강변을 달리다 하남 유니온 타워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면서 오른쪽에 드넓게 펼쳐지는 풀밭이 있죠, 억새밭입니다. 스타필드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면서 보이는 너른 풀밭이죠. 억새는 풀밭에 잡초와 함께 섞여 무심히 지나치다가, 가을바람이 불면서 하얗게 피어나 꽃술에 햇빛을 머금고 바람에 살랑살랑 날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가을이 짙어지면서 여기저기서 억새꽃 축제를 열만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우리의 가을풍경입니다. 갈대축제도 많죠.

"... 마음은 갈대와 같다"라고 노래하지만 사실 갈대보다 더 약하고 바람에 잘 흔들리는 것은 억새입니다. 그런데... 누구의 마음은 억새와 같다고 하지 않고 갈대와 같다고 했을까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일단은 발음이 안 어울리네요, 억새와 같다고 하려니 오히려 더 억세게 들리는 것 같죠. 아무튼 억새 이야기가 나오면 자연히 갈대와 비교되곤 하는데 실은 갈대와 억새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미사리 억새밭엔 갈대도 많이 섞여 있습니다.

 

미사리 억새밭 앞을 지나는 자전거길-산책길 주변엔 수크령도 많습니다. 이름으로 보아 외래종으로 보기 쉬운데 외래종이 아니네요. 벼과의 여러해 풀을 그령이라 하고 수크령, 암쿠령이 있다고 하는군요. 길갱이풀이라고도 합니다. 꽃술이 강아지풀을 닮았으나 그 크기가 무섭게 크다 보니 늑대꼬랭이풀로 부르기도 하는군요.

 

자전거 타는 분들도 많고 산책길 걷는 분들도 많습니다.

 

억새보다 갈대는 키가 더 크고, 줄기는 굵고, 잎은 어떻게 다르고 하는 얘기는 지루하죠.

 

늑대꼬랭이풀이라고 이름을 불러보니, 틀림없이 재래종으로 들립니다. 강아지풀은 앙증맞고 이름도 정겨운데, 늑대라는 이미지는 아무래도 정겨워 보이지는 않죠.

 

미사리 억새밭은 억새밭 사이로 관람로(샛길)가 없어 가까이 들어가 보거나 억새밭 한가운데서 셀카를 찍기 어려운 것이 아쉬워요.

 

산발이네요, 갈대입니다.

 

꽃술들이 많이 나오면서 10월 중순쯤에 절정을 이뤄 미사강변에 하얀 억새꽃 물결이 넘실거리지 않을까 싶어요.

 

색깔로 구별해본다면, 억새는 연한 보랏빛이기는 하지만 흰색에 가깝고,

 

갈대는 갈색으로 억새보다 진하죠. 

 

산과 들판엔 억새, 물가 습지엔 갈대,

 

그렇게 장소에 따라 쉽게 구별해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물가에 사는 물억새도 있어서 혼란스럽기는 하죠.

 

외관으로, 억새는 세련되고 말끔하다면,

 

갈대는 지저분하게 헝크러져 뭉쳐있다고 하겠습니다.

 

오늘의 라이딩은 하이브리드, 도마스 펠리체 700-25c를 타고 한강-> 미사리를 왕복한 33.5km입니다. 아이유 3단 고개를 타고 오르는데 미니벨로보다는 덜 힘들지만 그래도 고개는 어쩔 수 없이 힘듭니다. 전기자전거로는 가볍게 오를 수 있을지, 전기자전거에 눈길이 가긴 하는데 무거워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한호택의 시 <억새의 꿈>을 여기에 옮깁니다.

 

억새의 꿈

달이 억새밭에 숨었다

해가 술래가되어

온 산을 샅샅이 뒤졌지만

억새는 달을 내놓지 않았다

나무와 꽃이 잠든 밤

하늘에 둥실 달이 떠 올랐다

달이 억새의 밤을 지키는

환한 꿈이었다

<출처 스토리문학관>

 

해가 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억새밭으로 달이 떠 오르지 않을 것 같네요.

 

 

글번호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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