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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두둥실.. 푸른 강물에도 두둥실..

햇살은 따스하고 바람은 잔데, 한강변 자전거길을 햇살 가득 달립니다.

달리면서 문득, 하늘은 왜 파란색이라고 했더라, 하늘색이라 했더라?

뜬금없이,

만일 빨간색이었다면, 핑크빛이었다면.. 이런저런 예쁜 색을 떠올려 봐도, 하늘은 하늘색 말고는 어울리는 색이 없다!!!라는 것이죠, 하늘은 하늘색이어서 아름답다!

 

광진교 위에서 멀리 구리 시가지 너머로 수락산, 용암산, 천겹산, 퇴뫼산, 천마산이 또렷합니다.

 

광나루 한강공원, 뒤로는 암사동 아파트단지,

 

한강변, 자전거길, 길가에 안개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이맘 때 쯤에서 여름이 지날 때까지 산과 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개망초꽃입니다.

 

푸른 하늘은 붉게 물들기도 하죠, 노을이라 해서 무척 황홀하고 아름답습니다. 그건, 해 질 무렵, 동틀 무렵, 잠시 잠깐, 짧은 시간 불타올라 그렇게 황홀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어요. 하늘이 언제나 노을처럼 붉은색이라면 우주의 어느 별이 그런 줄 몰라도, 그것은 재앙입니다.

 

어둠에 덮인 어두운 하늘도 아름답죠, 달도 뜨고, 은하수도 있고, 반짝이는 별들이 있어 어둠이 더 아릅답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언제나 어둠의 색이라면 그건 암흑천지 아니겠어요. 어둠과 함께 지구 종말이 온 듯, 상상만 해도 두렵습니다.

 

개망초도 있고, 봄망초, 실망초, 그냥 망초, 알고보니 종류도 많네요, 북아메리카 원산지에서 철도공사용 자재인 침목에 붙어서 우리나라(일제 강점기)에 유입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기찻길 따라서 개망초꽃이 피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나라가 망할 때 들어와 피기 시작해서 망국초, 망초라고 불렀다는데 후에 더 예쁜 꽃이 피기 시작하여 개! 망초라고도 했다고 합니다.

 

'구름이 흘러 가는 곳, 마음이 흘러가는 곳, 낭만이 있는 곳에 바람이 부는 대로..' 오늘의 하늘을 노래하는 듯한 대중가요 가사입니다.

 

구름을 노래하는 시, 동요, 가요도 많은 것은 그만큼 구름이 사람들의 감성에 와닿는다는 것이겠죠, 구름 한 점 없는 높고 공활한 가을 하늘은 애국가 4절에 담겨 있어요.

 

 

개망초는 누가 씨 뿌리고 심어서 피어나는 게 아니라 스스로 햇빛이 좋은 곳, 둑방, 들판, 음습한 곳, 척박한 곳 가리지 않고 피어나는 두해살이 풀인데, 농작물보다 먼저 무성하게 자라나서 농사를 망친다고 해서 개망초라고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밭고랑에 핀 개망초는 베어내고 뽑아내고 하지만 그래도 다음 해에 어김없이 그 자리에 싹을 틔워 자라나는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어 농사짓는 분들을 지치게 하죠, 그래서 미움을 사고 잡초 취급을 받는 것이죠.

 

인간의 눈에는 가시광선 중에서 파란색이 많이 산란되기 때문에 하늘이 파랗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구름은 왜 하얀 색이라 했더라..,

 

꽃 한가운데 노란색이 계란 후라이 처럼 보인다 해서 계란꽃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하늘이 다른 색보다 파란색이 많이 산란되어 푸르게 보이지만, 구름은 모든 파장이 비슷하게 산란을 일으켜서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다라고 했던 것 같네요.

 

빛의 삼원색을 합치면 흰색이 된다는 것, 다들 아시죠.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라고 합니다. 개망초 꽃다발을 묶어 화해의 뜻으로 보냈는데, 상대편에서 화해로 받아들이지 않고 개 XX로 받아들이면 사태가 더 꼬일 수도 있겠어요.

 

멀리 남산타워가 선명합니다.

 

잠실대교

 

꽃이 작고 앙증맞아 사랑스럽고 줄기가 잘 휘어지면서도 질겨서 꽃목걸이나 꽃반지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네요, 토끼풀 꽃반지, 꽃팔찌도 그렇죠.

 

시간이 흐르면서 구름이 얇아지고 있습니다.

 

청담대교입니다.

 

안도현 님의 시 '개망초꽃'을 올립니다.

 

"눈치코치 없이 아무데서나 피는 게 아니라, 개망초꽃은,

 

사람의 눈길이 닿아야 한다. 이곳저곳 널린 밥풀 같은 꽃이라고 하지만,

 

개망초꽃을 개망초 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사는 동안 개망초꽃은 핀다

 

더러는 바람에 누우리라

 

햇빛 받아 줄기가 시들기도 하리라, 그 모습을 늦여름 한 때,

 

눈물지으며 바라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이 세상 한쪽이 얼마나 쓸쓸하겠는가

 

훗날, 그 보잘것 없이 자잘하고 하얀 것이

 

어느 들길에 무더기 무더기로 돋아난다 한들

 

누가 그것을 개망초꽃이라 부르겠는가"

 

파란 하늘 하얀 구름 개망초 꽃길 따라 한강 자전거길을 달려 잠수교를 돌아온 오늘의 라이딩은 33.3km입니다. 구름이 엷어지고 풀리면서 노을에 대한 기대는 접었습니다.

 

들판에 개망초들이 아우성입니다 "우리 개망초꽃도 사랑해 주세요,,"  아무렴.. 그래야지, 그런데, "남의 밭이나 화단은 침범하지 말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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