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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찾아본 태릉사격장은 입구에 세워놓은 바윗돌에 새긴 백발백중의 기상도 안 보이고 1988년 올림픽 사격게임을 치른 영광을 뒤로한 채 뒤안길에서 사라져 가는 쓸쓸한 모습이었습니다. 본관 앞에 하늘 높이 솟은 낙락장송은 사라져 가는 사연을 모르는 듯 그나마 기품을 간직하고 있지만, 여기저기 둘러보아도 자물쇠로 잠겨있는 데가 많고 허름한 데다가 잡초들이 무성한 것이 사격장을 폐쇄한다 못한다 하면서 수년간 실랑이를 해오다 보니 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지 않나 봅니다. 그래도 본관에서 간간이 들리는 팍팍 파박하는 공기총 소리에 정조준하는 눈빛들이 떠올려지기도 하지만 이곳에 추억을 묻어둔 세대들이 추억을 더듬으며 찾아왔다가 기운 빠진 모습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싶네요. 중랑천-묵동천-태릉 사격장을 왕복한 오늘의 라이딩은  48 km입니다.  

 

사격장 들어가면서 바윗돌에 새긴 백발백중의 정신.

뒷면에는 '1971년 9월 25일 박정희'라고 새겨 있습니다.

 

소나무들은 낙락장송의 기품을 묵묵히 보이고 있습니다.

 

하늘높이 푸르러,

 

사격장에 영광의 반세기 역사가 이 소나무들에도 담겨 있겠지요.

 

이곳에서 치러진 1988년 올림픽 사격종목의 메달리스트들 중에

우리의 차영철 선수가 은메달리스트로 올라있습니다.

이런 영광의 역사를 뒤로한 채 사격장은 그저 조용하기만 합니다.

 

이 건물 안에서는 지금 사격 지망생들이 사격훈련 중입니다. 

 

안내판이 낡아 글자도 잘 보이지 않아요..

 

여기는 무슨 안내판인지 알아볼 수 조차 없어요.

뒤에 보이는 기념품 판매장은 닫혀 있고 그 앞에는 폐기물이 널려 있습니다.

 

크레이 사격장 가는 길은 닫혀 있습니다.

 

무엇인가 안내판이 걸려 있었던 자리인데, 녹슬어 허름합니다.

 

이쪽으로 가면 태릉인데 잠겨 있습니다.

 

50m 사격레인지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철문은 굳게 잠겨 있고,

 

10m 사격장 출입문은 열려 있지만 안에서 공기총 소리는 안 들립니다.

 

50m 사격장 올라가는 계단은 잡초로 뒤덮여 이미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길이 된 것 같아요.

 

계단은 이렇게 해지고 있습니다.

 

어디 가는 출입문인지 굳게 잠겨 있습니다.

 

문화재청이 걸어놓은 자진철거 명령문에는

2017년 6월 16일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되어 있는데요. 무단점유 중인 건물이 본관이라면

가운데 큰 건물인가 본데, 거기에선 오늘도 사격훈련 중입니다.

 

여기도 사격장이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골프연습장이 되었는데요.

 

그런데 골프연습장도 2013년에 폐쇄된 모양입니다.

 

골프연습장 앞에 무슨 철거 잔해물인지 옆면에는 그림까지 그려져 있습니다.

 

다 돌아보고 나오다가 마주친 분은 법적인 문제가 있다니 폐쇄되겠지요 하면서 말끝을 흐렸는데,

정말 폐쇄되는 건지, 문화재의 보존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격스포츠의 요람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많은 이들의 무관심 속에 이곳은 쇠락하고 있는 것이 안쓰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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