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장 신립 장군의 원혼이 맺힌 곤지암바위에 꼿꼿하고 푸르른 400년 노거수 향나무
곤지암바위에 전해지는 전설에는 곤지암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지명이 생겨나게 된 지명유래담(地名由來談)이 담겨 있습니다. 천둥과 함께 내려쳐진 벼락에 바위가 깨져 두 쪽으로 갈라지고 바위 옆에 큰 연못이 생겨나 마을 뒷산 끝자락에 연못이 있는 곳의 바위라 하여 사람들이 곤지암(崑池巖)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바위의 이름이 이 고장의 지명이 되면서 한자가 조금 달라진 昆池巖으로 되었지만 崑->昆으로 달라지게 된 설명은 없네요.
임란 때 충주 탄금대에서 왜군에게 패해 투신, 순국한 패장 신립 장군의 원혼 맺힌 설화가 함께 전해지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신립은 왜군의 침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왕으로부터 훈련도 안 된 병사 겨우 몇백 명을 이끌고 왜군을 물리치고 오라는 명을 받고 출전하여 참패, 순국하게 되는데 그 원혼이 장군의 시신이 묻힌 묘가 있는 신대리로부터 멀지 않은 이곳 바위에 맺히게 되었나 봅니다.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설화는 설화 그대로 바라보는 게 예의죠.
바위는 깨지기 전에는 고양이를 닮아 묘바위라 하였는데, 이 묘바위에 벼락이 내려치는 설화에는 백성들의 장군의 패전에 대한 원통함보다는 원망이 더 많이 담겨 있는 듯하네요. 어느 선비가 장군의 묘를 찾아가 '왜 오가는 행인을 괴롭히느냐고 핀잔을 주었다'는 대목이 바로 그렇습니다. 백성들의 원망을 모아 장군에게 전해진 것이지요. 그 핀잔이 있은 직후 바위에 천둥과 함께 벼락이 내리쳐 바위가 깨졌다는 전설입니다.
설화는 꾸며낸 이야기이긴 하지만 당시의 풍습이나 감성을 풍부하게 담아 후손들에게 들려주기도 합니다. 바위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역사적인 인물 신립 장군의 이야기를 보태 설화를 더욱 실감케 하여, 명장 신립, 임진왜란, 탄금대, 배수진(背水陣), 참패, 투신 순국, 원혼, 천둥 벼락, 깨어지는 바위, 그리고 향나무, 이렇게 모티브만 나열해도 하나의 TV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장면이 흘러갑니다. 오래전 모 방송 인기 시리즈물, '전설 따라 삼천리'에 이미 방영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설화의 내용이 극적입니다.
바위 주변은 이미 도시개발이 되고 건물이 들어서고 해서 좁아졌습니다. 공원화되지 못하고 주변이 어수선하죠. 아마도 땅속에 묻힌 바위의 크기가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화강암이라는 바위는 거칠고 빛깔은 너무 어두운데요. 깨진 바위틈에 자란 향나무가 신기합니다. 400년 노거수이면서도 싱싱하고 푸르릅니다.
바위 주변은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으로 설명이 충분하네요.
향나무는 바위틈을 비집고 자라면서도 굽어지지 않고 꼿꼿하게 자랐습니다.
바위 뒤쪽에서는 깨어진 틈이 안 보입니다.
평지 같은 산자락에 이런 큰 바위가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바위틈에 자란 꼿꼿한 향나무가 더 신기하기도 합니다. 경외롭습니다.
꼿꼿하고 푸르른 향나무에 장군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게 아닐까 여겨집니다.
곤지암역에서 곤지암바위까지 걸어 왕복한 거리는 2.8km입니다.
위치는 곤지암 초등학교 바로 옆입니다. 곤지암초등학교 정문 근처
교통표지판에 곤지암 안내 화살표 붙어 있습니다.
눈높이보다 많이 높아서 지나치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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