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길(하남 - 팔당 - 도마리)
비 올 것 같지 않은 토요일, 자전거로 팔당댐을 지나 도마리까지 달립니다.
댐의 수문을 4개나 열었네요. 쏟아지는 물소리, 뿜어 나오는 하얀 물줄기에 더위를 잊을 수 있는 시원한 풍경을 짧은 영상으로 담았습니다.
강물 바닥에 여기저기 보이던 바위들은 모두 물에 잠기고 한가운데 작은 바위 하나, 고립된 돌섬이 되어 가마우지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할 때 구름 없었는데 어느새 하늘엔 구름이 가득, 설마 비가 오려나, 소나기는 맞을 수밖에 하면서 도마리를 향해 달립니다. 달리는 바람에 더위는 그냥 날려 보내죠.
이 길은 팔당호를 바라보며 달리는 경치 빼어난 길이지만, 갓길이 없는 구간이 많은 데다 차들이 질주하고 있어서 자전거로 달리기에 언제나 불안 불안한 길입니다. 데크길을 조성해 주면 양평까지 이어지는 명품 자전거길이 될 텐데 늘 아쉬움을 안고 달리는 길이죠. 아스팔트 바닥에 '자전거조심'이라는 경고문 하나뿐이고, 믿는 건 자전거 꽁무니에 부착된 붉은 깜빡이 점멸 라이트뿐입니다. 지나는 차량들이 많이 배려해 주며 달리기는 하지만 교행 하거나 중장비 지나가면 위협을 느끼게 되죠.
도마리에서 퇴촌으로 넘어가는 광동교 난간에 자전거 매어놓고 걷기 출발합니다.
그런데 경안천누리길 길안내 이정표가 안 보이네요. 아는 길이니 그냥 길 따라가기로 합니다.
광동리 청정습지에 들려가야죠. 연꽃이 얼마나 피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습지 산책로입니다.
습지 내에 연못이 키 큰 갈대와 부들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는 데다가 연못 자체가 아예 점령당하고 있네요.
많이 축소되었습니다. 수련, 연꽃 몇 송이 피어 있긴 하지만 기대가 컸는데 실망입니다.
연못은 이제 갈대숲으로 다 덮이겠어요.
풀숲에 숨어 핀 패랭이꽃, 반가운 듯 활짝 피었습니다.
부처꽃에 매달려 꿀샘 더듬기에 정신없는 왕벌,
산책길가엔 개망초 무더기 무더기 피어 있고 금계국 노란 꽃이 잡초에 묻혀 힘들어하고 있는 표정입니다.
습지는 잠자리들의 보금자리가 되었나 봅니다. 구름 낀 하늘 높이 쉴 새 없이 날아올라 맴돌고 있습니다.
전에는 실잠자리가 많았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네요.
습지에서 나와 조금 가면 퇴촌 삼거리,
길을 건너야 되는데 횡단보도가 없습니다. 극조심 구간이죠.
퇴촌 삼거리 - 자연생태시설 - 경안천생태공원
길을 건너가면 대문이 활짝 열려 있고 옆에는 녹색 바탕에 '경안천 자연생태시설'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보이죠.
이 길로 진행해야 할 텐데 누리길 안내표시도 안 보이고 이정표도 안보입니다. 아마도 왼쪽으로 사거리까지 직진해서 수산로를 따라 퇴촌면사무소를 지나는 코스인가 싶기도 한데, 그 길은 갓길이 없는 차로인데요. 그 길이 코스라 하더라도 그 길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꽃밭이 조성되어 있다고 되어 있는 생태시설, 대문으로 통과 탐방로 따라가는 걸 추천합니다.
탐방로 양 옆은 드넓은 초원, 꽃밭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 초원의 길이 걷기 좋은 길이죠. 잡초 풀숲에 붉은 기생초 몇 송이와 노란 루드베키아 줄지어 피어 있고, 노란 달맞이꽃이 꽃잎을 꼭 말아 닫고 있습니다.
탐방로가 오솔길이 되면서, 끝에 가서는 수산로와 연결됩니다. 마지막 200여 미터 수산로는 갓길이 한 뼘도 없는 구간, 달리는 차량에 극조심구간입니다. 우측에 철조망을 조금 밀어내고 데크길 조성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몇 년째 그냥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런 위험한 길을 누리길 코스에 포함시킨 건 200미터 짧은 구간이라 하더라도 납득하기가 어렵죠.
경안천생태공원
생태공원 입구가 보이면서 우측 철조망 너머로 보이는 드넓은 경안천을 덮고 있는 연잎, 수련, 꽃은 이제 막 피기 시작했나 봅니다. 절정은 8월이 되겠는데요. 아쉬운 것은 이 드넓은 연밭이 너무 멀다는 건데, 탐방로가 없어 접근할 수 없습니다. 겨울에는 고니 떼들이 찾아오는 곳이죠.
생태공원 우측으로 지나는 자전거길,
가로수 터널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내려가 생태공원 탐방로에 진입합니다.
생태공원 탐방로
생태공원에 조성된 연못에 연잎이 가득합니다.
이제 피기 시작하는 연꽃을 보러 찾아온 분들이 많은데요.
흰 연꽃 사이에 눈에 띄는 붉은 연꽃
다소곳이 피어 있는 백련
생태공원 정문 입구에 표지석, 이곳이 누리길의 종점, 역방향으로 보면 출발점이 되지만 근처에 두리번 찾아 보아도 누리길 안내도나 이정표 안 보입니다, 못 찾겠는데요.
돌아가는 길
오늘은 누리길 이정표가 하나도 안 보이네요. 표지석을 반환점으로 해서 광동교로 돌아갑니다. 온 길 그대로 되돌아가는 편도 3킬로 정도 되는 길입니다.
광동교 위에서 내려다보니 팔당호 합수 직전의 경안천 바닥에 물에 잠겼던 모래톱이 넓게 노출되어 있네요. 홍수 대비 팔당 댐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한 경과인 모양입니다. 어김없이 터줏대감 왜가리 지키고 있고 오리가족 외출 이동 중입니다.
한강에 합수되기 직전 하남 산곡천이 급류에 넘칠 수 있어 통행을 막아 놓았습니다. 우회길 안내가 없어서 아쉬운데요.
아직은 자전거길이 물에 잠겨 있지 않아 볼멘소리 하는 분들이 많죠. 이렇게 차단되어 있어서 귀가할 때는, 팔당대교 넘어서 삼패공원 방향으로 돌아와야 되겠다 하고 팔당대교를 넘어가 달려갔더니 거기도 저지대 자전거길 직전에 길을 차단시켜 놓았네요. 그래서 차단되어 있는 걸 일면서 다시 산곡천으로 되돌아왔습니다. 간신히 지나서, 오다 보니까 아까 지나올 때는 차단되어 있지 않던 덕풍천을 건너는 자전거길 아치교도 금줄로 차단시켜 놓았네요. 아마도 오늘 밤에 큰 비가 예보되어 있나 봅니다. 팔당호를 지나가면서 내리던 비는 팔당대교를 넘어가면서 줄기차게 내렸습니다. 우비 입고 달려라 달려 하지만 팔, 등짝만 빼고 다 젖습니다. 출발할 때 안 올 것 같다고 섣불리 예단했던 날에 소나기를 잔뜩 뒤집어쓴 라이딩이었습니다.
오늘 라이딩은 66.6km,
도마리에서 광동교 넘어가 광동리습지를 돌아보고, 경안천생태공원으로 이동, 한 바퀴 돌아보고, 다시 광동교로 돌아와 마무리, 오늘 걸은 거리는 8km입니다. 이 마지막 구간은 8월에 연꽃, 늦은 가을에 갈대숲, 추운 겨울에 고니 떼에 맞춰 걷는 걸 추천합니다. 대중교통 버스를 이용한다면 도마리 정류장이나 퇴촌 우체국 앞에서 하차, 걷기 출발하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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