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차가운 비바람에 가을이 잠시 멈추었던 숲 속 오솔길(구로 올레길 - 양천 둘레길)
구로 올레길 2코스에서 1코스로 진행합니다.
온수역-정진학교-와룡산-지양산-국기봉-배봉산-정상-참새 공원-양천고등학교-능골산-계남공원-양천구청역
구로 올레길 산림형 2코스
온수역-정진학교
온수역 7번 출구 나오면 구로올레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반가웠습니다. 길 건너 가면 동그란 길안내 표시가 가로등에 부착되어 있으나 온수역에 도착하는 화살표여서, 두리번거려 찾아보아도 2코스 역방향 이정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파트들 뒤로 살짝 보이는 산 쪽으로 진행하면 코스에 합류되겠지 하고 다가갔으나 분명 지나다니던 통로 같은데 철망 문이 잠겨있습니다. 온수역으로 원위치, 경유지로 보이는 정진학교를 찾아갑니다. 시작부터 좀 우왕좌왕 헤매네요. 구로 올레길은 길안내가 정성스레 꼼꼼하게 되어 있어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는데 오늘은 2코스 들머리를 찾을 수 없네요. 7번 출구로 나오면 못 찾는가 봅니다.
정진학교-와룡산
정진학교 정문에서부터 외길, 쭉 따라 산으로 접근하면 동그란 길안내 화살표가 풀 숲에 숨어 있습니다.
등산 안내판도 산불 진화장비들이 걸려 있는 옆에 함께 세워져 있었으면 좋겠는데, 암튼 헤맨 끝에 코스에 합류. 바로 오르막 계단길로 연결되네요. 능선에 합류하면 길은 걷기 편한 오솔길. 그런데 날씨가 심상치 않습니다. 햇볕은 나는데, 빗방울 흩뿌리고 바람소리가 찬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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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산
와룡산 능선 길에서 첫 만나는 이정표에는 온수역에서 1.4km 진행해 온 지점인데 스마트폰 gps 기록과 비교해 보니 정진학교로 돌아오면서 1킬로는 우회한 모양입니다. 후드득 빗방울은 내리고, 여우비의 심술에 가볍게 입고 왔으면 추울 뻔했습니다. 손이 살짝 시리네요. 와룡산 정상인 듯, 야트막한 동산에 지붕이 있는 평상은 아직 젖지 않아서 배낭 내려놓고 쉬어가기로 합니다. 주변은 키 큰 떡갈나무들이 에워싸고 있어 도토리들이 바람에 톡 톡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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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산-지양산 국기봉
쉬는 동안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쳐 비상용 우비를 꺼내 입고 국기봉을 향해 출발합니다. 함께 비를 피하던 반바지 입고 온 젊은 커플은 추위에 걱정인 모양, 우산도 없이 계속 찬 비바람 맞으면 큰 일이겠네요. 내려가는 길은 편안한 오솔길, 바람소리는 차갑습니다.
여우비는 잠잠해지면서 햇빛이 나무 사이로 파고들었습니다.
바람도 잦아들면서 여우는 이제 쫓겨나는가 했죠.
우비를 벗었습니다.
지양산 국기봉
국기봉 쉼터입니다, 이곳에는 경기 둘레길, 양천 둘레길, 구로 올레길이 지나는 중요 포인트.
이곳부터는 '구로 올레길과 양천 둘레길이 함께합니다'라는 안내문 하나만 세워줬으면 좋았을 텐데요. 국기봉에서 내려가는 길 두(2) 군데 모두 양천둘레길 화살표만 붙어 있습니다. 구로 둘레길 화살표를 찾느라 잠시 어리둥절했죠. 걸어보니 두(2) 길은 오늘 종점 끝까지 함께 가고 있었습니다.
국기봉-배봉산
내려가면서 다시 세찬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립니다.
궁동터널 위 지붕이 있는 쉼터에서 다시 비옷을 꺼내 입었죠. 내려가면 배봉산 오르는 가파른 계단길. 숨 고르며 올라가 능선에 합류하면 맨발로 걷는 맨발 길, 야생화가 곱게 핀다는 야생화 길입니다. 때 마침 맨발 여사 두(2)분이 비옷 입은 채 지나가네요. 가을 야생화는 철 지났다고 봐야죠, 없네요. 대신 빨간 꽃에 검푸른 진주알이 박힌 누리장나무 꽃이 여기저기 빗물에 젖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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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햇빛이 나지만 바람이 있어 체온 보호상 비옷은 그대로 입고 갑니다.
야생화 안내판에 새겨진 글씨가 잘 안 보입니다, 휴지로 닦아봐도 닦이질 않네요. 원추리 금낭화, 매발톱, 노루오줌, 비비추, 은방울꽃, 그 나머지는 읽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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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산 정상
정상 110m, 낮은 산이지만 전망은 웬만한 산 못지않습니다. 기대 이상입니다. 탁 트인 양천구 시가지인가 했는데, 아니네요. 그 반대 방향입니다. 때마침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려 비치면서 시가지 풍경이 또렷합니다. 전망 안내판에, 왼쪽으로 남산타워, 오른쪽엔 관악산 사이에 펼쳐지는 서울 도심 풍경, 주요 건물이 표시되어 있고 뒤에 멀리 둘러싸고 있는 명산들도 함께 표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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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엔 여러 가지 운동기구들이 설치된 산스장. 몇몇 분이 근력운동에 한창이고,
꽃밭엔 색색의 구절초가 옹기종기 모여 피어 가을이 짙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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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올레길 산림형 1코스
능골산 가는 길
배봉산 정상에서 비옷 벗어 챙기고 다시 출발. 길은 걷기 편한 내리막 길, 송림 사이를 지나가는 길에 여우비에 젖은 솔향이 은은합니다. 그렇게 내려가면 제1코스 시작 점인 참새공원입니다. 작은 근린공원이죠. 먼지 털이기,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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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육교 보기 어려운데, 있네요. 저 육교를 올라 건너가야 되는데 아무런 길안내 표시가 없습니다. 리본 하나라도 매어 주었으면 하는 이쉬움 있죠. 육교 건너가 내려가면 이정표 있습니다. 반갑죠, 그대로 따라 골목길을 지나면 양천고등학교 정문. 학교 건물을 우측으로 끼고 한참을 올라가 능골산 산길 입구에서 양천 둘레길 이정표 따라 산길로 진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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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골정 지나 배수지 체육공원 가는 길을 따라갑니다, 뒤늦게 구로 올레길 안내 화살표 하나 얄밉게 나타나네요.
등산로 옆에는 무장애 데크길. 몇몇 분들이 가볍게 걷고 있습니다.
계남공원에 진입. 우름바위 약수터에 음용 부적합 수질검사서가 붙어 있습니다.
날머리
계남공원 배드민턴 장 지나, 길 건너 목동 11단지 아파트와 계남초등학교 사이 도로 갓길을 따라 직진, 양천구청역에서 오늘의 산행과 걷기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걸은 거리는 1킬로 우회길 포함, 9.6km입니다. 스마트폰 gps 거리계는 끊기는 일이 없었는데, 능골산 능골정 근처에서 끊겼네요. 끊긴 거리는 1.8km. 한꺼번에 종주하기는 다소 멀지만 동네 뒷산들이므로 여기저기 나 있는 샛길로 탈출하여 조절하면 무리 없겠습니다. 여우비, 찬 비바람에 추운 가을 날씨이긴 했지만 동네 뒷산으로 이어진 정겨운 숲 속 오솔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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