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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펑크 두 번 난 오천길 종주 이야기 그리고 자가수리의 기쁨!

 

오천길 종주를 괴산에서 시작하는 분들이 예상외로 많은지 자전거를 여섯 대나 싣고 동서울터미널에서 06:50분 출발했는데 가는 도중 내내 비가 내렸습니다. 전날 출발 전 점검을 해보니 뒷바퀴에 바람이 푹 빠져 있어 바람 넣어주고 저녁까지도 괜찮아서 그냥 괜찮겠지 하고 새벽 출발 전에 다시 보니 바람이 밤새 또 푹 빠져 있는 거예요. 아뿔싸! 별도리 없이 괴산에 도착해서 수리점을 찾아보기로 하고 그냥 출발했습니다. 괴산터미널 도착(09:00) 후 비는 그치고, 다행히 터미널 부근에 삼천리자전거점이 있어 튜브교체 했는데, 한 시간은 흘려보내버리고 말았습니다.

 

괴산행을 택한 것은 연풍 가는 시내버스가 자주 있어서 시내버스로 연풍으로 가서 행촌교차로에서 종주를 시작하려 했던 것인데, 시내버스에는 짐칸이 없는 데다 기사님들이 한사코 자전거휴대 승차를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연풍행 포기, 괴강교 인증센터부터 종주를 시작하기로 하고 출발(10:30)했습니다. 지난번 새재길종주 때에 행촌교차로 인증스탬프는 찍어놨으니 인증은 됐는데, 이 구간을 건너뛰는 것이어서 마음은 편치 못하네요.

 

4대 강과 섬진강을 다 돌고 나서 오천길 종주를 하는 분들이 참 많은데 그분들의 평가는 취향에 따라 엇갈리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이긴 하겠지만 인기가 있다거나 없다거나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이런 다양한 평가에 대해서 괴산군, 증평군, 청주시 등 관련 부서에서 귀 기울여 보면 오천길에 내 고향 풍경의 정감 어린 아름다운 향토미를 좀 더 돋보이게 다듬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첫인상이 중요한데.. 괴산터미널에서 출발하려는데 보니 종주길로 진입하는 안내표시가 없어 당황했습니다. 물어서 찾았습니다. 막판에는 세종시계로 들어서도 공주-세종 표시만 보이고 마지막 인증센터인 합강공원안내는 안보입니다. 그나마 종주길표시는 하늘색 띠라인이 아니고 노란색 중앙선인가 보네요. 혼란스럽죠. 가뭄에 주변 개울에는 물이 말라서 잡초와 억새만 무성한 건 어쩔 수 없다 하겠지만, 기대했던 증평의 백로 공원엔 백로가 안 보이네요, 한 마리도 없습니다. 그래서 모두들 궁금해합니다. 오히려 괴산을 지나올 때는 백로 몇 마리가 보였었는데요.

 

증평에서 무심천교 인증센터까지는 거의 직선 주로, 그냥 그늘도 없는 둑방길입니다. 가로수도 없고, 쉼터(정자)도 없고, 지루하지요. 그런데 둑방길엔 자동차도 다닙니다. 그래도 무심천교 인증센터 주변엔 큰 다리도 신축 중이고 아래 둔치정리도 한창이어서 뭔가 새로운 면모가 기대됩니다. 오천길 괴산주변은 물도 많고 풍경도 빼어납니다. 이후 둑방길의 은행나무 가로수는 아직은 키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가을의 정취를 물씬 풍겨주고 있었습니다. 

 

괴산터미널에서 가까운 우체국 옆 사거리 코너, 아직 문도 열지 않은 대리점인데 연락번호를 붙여 놨네요. 핸드폰으로 전화드렸더니 이발소에서 머리 정리 중에 서둘러 마치고 달려와 점포를 열고 바로 펑크 난 뒷바퀴 튜브교체시작하였습니다. 응급 정비과정을 지켜보며 배우겠다 하니 흔쾌히 신입사원 가르치듯 하나하나 시범을 보이면서 교체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기까진, 오늘은 새 튜브로 잘 달릴 것으로 믿어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괴강교 인증센터 주변 풍경,  달천이 합류하면서 물이 많고 넓고 깊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괴강교에서 내려다본 인증센터 주변,

 

'이 정도 고개에서 뭘 그러셔요..',라는 듯, 느긋한 경사이지만 계속 앞바람이 불어 타고 오르기가 더욱 힘든 오르막길입니다. 그렇게 쉬지 않고 끙끙 올라온 길, 1km가량의 내리막은 신나는 확실한 보상, 이런 게 충청도의 너그러운 인심인가 봅니다.

 

모래재 넘어 내리막 산자락 아래 고추밭인데 농사가 잘 안 된 것 같은데요, 그냥 끝물 같기도..

 

황금벌판을 달리는 부천 여성 동호회원 26분들의 그룹이 지나가고 나서(맨 아래에 동영상 첨부), 사진 한가운데 보이는 안전 난간 끝을 지나갈 때 뭔가 뒷바퀴 이상을 감지하고 내려서 보니 뒷바퀴가 푹 바람이 빠져있네요. 당황! 다시 바람 넣고 달렸지만 얼마 못 가 또 풀썩 바람이 빠지네요. 아니, 아침에 삼천리점에서 튜브 교체했던 새것인데..

 

멀리 마을이 보여 자전거를 끌고 가 수리점 찾았더니 지나가는 어르신 말씀이 없다네요. 카센터에 가면 고쳐주기도 한다고 해서 주변의 카센터를 찾아갔는데, 바빠서 못 봐준다고 하는군요. 하는 수 없이 직접 수리하기로 하고 비상용으로 갖고만 다니던 펑크키트를 개봉, 아침에 삼천리점에서 눈여겨본 대로, 브레이크케이블 탈거, 체인탈거, 뒷바퀴 QR레버 풀고, 바퀴탈거, 림에서 타이어분리, 튜브 꺼내서 펑크 난 곳 찾아 물에 담가 확인, 키트 사용요령대로, 사포 문지르고, 본드 발라주고, 팻치부착 후 꼭꼭 눌러주고, 몇 분 기다린 후 바람 넣어 테스트해 보고, 타이어 장착, QR조이고, 체인 걸고, 브레이크케이블 원위치, 바람 꽉 채우고, 노즐 캡 씌우니..... 끝!!, 난생처음 펑크 수리를 직접 해낸 뿌듯함이 밀려옵니다. 자리도 내주고 수리하는데 편의를 봐준 증평군 사리면 사리카센터 사장님께 감사합니다.

 

백로공원 인증센터(다리 왼쪽 끝)에서 스탬프 찍고..

 

이제 미세먼지가 좀 걷히는가 봐요, 증평 IC 쪽의 아파트와 푸른 하늘..

 

백로공원에 백로가 없습니다, 사진은 조형물

 

공원을 산책하는 고독(?)한 어느 어르신..

 

백로공원을 지나 흐르는 보강천은 폭이 꽤 넓어요. 멀리 두타산이 보입니다.

 

실개천처럼 흐르고 있는 미호천 따라 억새밭..

 

청주가 가까워 오면서 미호천의 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무심천교 인증센터에서 바라본 미호천 너머로 지는 석양(17:28).. 이후 어두워지며 세종시까지 30 km가 넘는 먼 밤길을 달려갑니다. 세종터미널(조치원)에서 20:30분에 강남터미널행 고속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오늘 95 km 라이딩이었습니다.

 

부천에서 왔다는 여성 동호회원 26분의 모래재에 오르기 전의 그룹 라이딩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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