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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도 우중 라이딩이었습니다.

 

둘째 날은 9시-12시 사이에 비가 온다는 예보여서 긴장됩니다.

 

새벽에 창밖을 내다보니 법환마당에서 회색하늘 회색바다 어디에도 일출의 기운이 안 보입니다.

 

법환마당 바닷가 작은 공원에 잠녀(해녀)상은 문화관광부 선정 문화 역사 만들기 상징물로 이 잠녀상을 세웁니다라고 새겨있습니다.

 

쇠소깍을 지나면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슬비가 아닌 빗줄기가 제법 굵어서 오늘은 바로 일회용 비닐 비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장갑에는 일회용 비닐장갑을 덧끼워 주었지만 발싸개는 모양이 남보기 민망스러워 발싸개 없이 그냥 버티기로 하고 빗속을 달립니다. 표선해변을 지날 무렵 구름이 엷어져서 일기예보대로 정확히 12쯤에는 비가 멎는구나 하고 카페에 들러 휴식하고 나와보니 비 그칠 희망은 사라지고 빗줄기는 돌변해서 더 거세게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성산일출봉을 지날 때는 폭우로 돌변 역풍 횡풍 마구 몰아쳐대는데요, 다음 목적지인 김녕성세기해변 안내판은 안 보이고 그다음 인증센터인 함덕 서우봉해변 34 km가 나타나 혼란스러워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 양해를 구하고 비를 피하면서 여기저기 확인해 보았더니, 그대로 해안도로 따라 세화해변 쪽으로 달리면 안내판이 제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을 편의점 사장님이 직접 검색해서 캡처사진도 보내주었는데요, 한 시간가량이나 그치지 않고 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오늘 라이딩을 포기하고 근처 리조트 숙박을 알아보다 보니 어느새 하늘이 변하기 시작, 비가 멎었습니다. 시간은 15시 40분경으로 좀 지체되었지만 젖은 옷을 무릅쓰고 오늘의 목적지 김녕성세기해변까지 달려갈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역풍은 그치지 않아 달리면서 몸으로 파고들어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하여,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뜨거운 국물이 있는 식사를 주문하여 몸을 녹여 주고 옷도 좀 말려주고 다시 출발, 오늘의 목적지에 약 6 km 전방에서 18시 35분 바람의 언덕 펜션에 숙박을 잡았습니다. 자전거 물 세척, 세탁기 돌려 빨래하고, 건조기 돌려 말려주고, 비 맞은 뒤처리를 해야죠. 신발이 문제입니다. 다른 투숙객 분들도 사용하는 건데 세탁기 건조기에 신발 한 켤레 넣고 우당탕탕 요란하게 돌릴 수는 없어서, 일단 손빨래, 물 털고, 수건으로 훔쳐내고, 휴지로 몇 번 다시 꾹꾹 눌러 습기 훔쳐내고, 헤어드라이기로 서너 번 더운 바람으로 말려주고, 그리고 선풍기 앞에 바람 세차게 틀어놓고 잤습니다. 아침에 보니 보송보송하네요.

 

비를 피하게 배려해 주신 성산읍 신흥리 리조트 편의점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의 우중 라이딩은 약 95 km입니다, 카메라 사진은 아침에 법환마당에서 찍은 4장뿐입니다.

 

길안내 표시 사진은 핸폰 사집입니다.

 

자전거길 안내는 잘되어 있어요.

 

자전거길은 해안을 달리다 자주 벗어나지만 '제주 환상자전거길' 안내 표지판이 거의 500 미터 간격으로 세워져 있고 바닥에도 안내표시들이 많아서 그대로 보고 따라가면 됩니다. 공사구간에 끊어진 곳에서는 혼란스럽지만 몇백 미터쯤 가면 이런 표시들이 나타납니다. 푸른 띠라인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야간 라이딩에는 다른 선들과 혼동될 수 있어 신경 써야 됩니다. 자전거길에 편의점도 자주 안 보이고 화장실도 어쩌다 보입니다. 인증센터를 벗어난 구간에 쉼터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야간에는 여러 가지 위험이 있지만, 리조트나 펜션 간판만 잘 보이고 민박이나 게스하우스들은 조명이 없거나 약해서 못 보고 지나치기 쉬워요.

 

중요사항: 공항에서 자전거 포장하기

 

제주 라이딩 계획에 제일 궁금한 것이 자전거포장 문제인데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공항에서 포장을 하는 방법이 되겠습니다. 김포 국내선 1층 2번 게이트 앞으로 가면 보이는데, 흔히들 포장센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포장센터는 없고 '수화물보관소'에서 포장(+보관)하고 전화는 02-2664-5933입니다. 단체라이딩인 경우 예약 필수, 개별인 경우 2시간 전에만 오면 충분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출발 하루 전 전화문의는 해 보는 것이 확실하겠지요.

 

포장 박스가 커 보이지만 미니벨로도 앞바퀴를 분리해야 들어갑니다. 뽁뽁이를 핸들 양쪽, 페달 양쪽, 앞바퀴 QR체결부위 감싸주고 앞뒤바퀴 양쪽에 대주고 테이프로 감아 고정시켜 주는데요, 특히 앞바퀴체결(드롭아웃) 홈이 바닥에 닿으면서 충격에 깨질 수 있다며 뽁뽁이를 작은 베개크기만 하게 두껍게 감아주었습니다. 이런 작업들을 직원분이 직접 하는데 그 과정을 눈여겨보아주어야 합니다. 제주공항에서 돌아올 때는 본인이 직접 박스포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제주에선 올 때 맡겼던 박스를 찾아 본인이 포장하려면, 포장용 공구(커터칼)는 보관소에서 빌리고 테이프는 공항 편의점에서 사 와야 됩니다.

 

박스를 닫고 테이프로 단단히 봉하고 두(2) 군데에 손잡이도 만들어 포장작업이 완료되면, 박스를 카트에 싣고 체킨 카운터로 가 보딩패스 확인하고 무게 달고, 그런 후 항공사 직원분이 카트에 얹어 보안검색을 하러 갑니다. 그때 같이 따라가서 한 5분 정도 입구에서 기다려 호출이 없으면 보안검색 통과된 것이고, 문제가 있으면 호출을 받게 됩니다. 주의할 것은, 포장 전에 자전거에 부착한 라이트 다 떼어내고 혹시 여분의 배터리를 핸들가방에 넣고 다닌 경우 빼내서 휴대 탑승해야 합니다. 대용량이든 AAA 이든 배터리는 다 빼내서 휴대하는 게 보안검색 통과에 안전하다고 하네요.

 

문제는 포장 비용이 과하다는 생각을 지우기기 어렵다는 것인데요, 김포에서 포장비 35,000원, 제주에서 보관비 하루 9,000원 (3일이면 27,000원)이 든다는 건데요, 김포-제주 항공티켓 보다도 포장(+보관) 비가 비싼 것 아닌가요.

 

배기지 클레임 벨트 앞에서 항공사 직원에게 문의하면 자전거는 별도로 항공사 직원이 찾아다 줍니다. 돌아가는 벨트 앞에 그냥 서 있으면 자전거 안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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