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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둘레길 홈에 42코스 소개에는 '청룡사에서 서운면사무소에 이르는 난이도 중으로 분류된 6.4km'의 짧은 코스로 되어있어, 평범해 보이는 '걷기 좋은 길'로 만만하게 보고 출발했다가 큰코다칠 뻔한 산행이었습니다. 해발 500미터가 넘는 낮지 않은 두 봉우리, 서운산(547m)에서 좌성산(521m)으로 오르내리길로 이어지는 산행길이라는 언급이 없는 것이 함정이었고, 난이도가 하가 아니라 중이라는 것을 무심히 간과했던 탓이기도 했죠. 지난번 43코스를 자전거로 돌면서 42코스 청룡사까지 갔다 올까 하면서 산길이 아니라는 착각은 그때부터 잠복해 있던 것이었습니다. 청룡사 출발해 서운산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별 탈없이 진행되다가 좌성산 탕흉대 낭떠러지에서 하산하는 하산길을 못 찾아 지도에도 없는 가파르고도 으슥한 인적 없는 산길을 불안 속에 서둘러 내려오다 급기야 고속도로 건설현장에 다 뭉개진 절개지 절벽을 만나 난감! 헤매다 간신히 절벽을 탈출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탕흉대에서 어쩌다 하산 코스를 못 찾고 마치 산길이 약지에서 중지로 갈라지는 듯 코스에서 멀어지며 으슥한 산길을 따라 내려왔는지 의아하지만, 탕흉대 낭떠러지를 두 번이나 살피고도 길을 못 찾은 길치가 되었네요. 탕흉대에 하산길을 안내하는 이정표 하나 잘 보이게 만들어 세워주세요.  
 
오늘 코스는 청용리 주차장(정류장)에서 걷기 출발, 이해룡 고가 - 청룡사 - 서운산 정상 - 좌성사 - 좌성산 탕흉대 - 산길(서운산둘레길 3코스 일부) - 고속도로 터널공사현장 - 서운면사무소로 진행되었습니다. 
 

안성종합터미널에서 40분 기다려 40분 타고 온 20번 버스, 종점인 청용리 주차장(정류장)에 하차하였습니다. 정류장 유리창에 20번 버스 시간표가 붙어 있네요. 12시 10분 차 타고 12시 50분에 정확히 도착한 것이네요. 
 

청용마을회관 지나 청룡사 주차장 쪽으로 잠시 올라가면,
 

절 주차장 한켠에 경기둘레길 42코스 스탬프함입니다. 
 

42코스 안내도에 이해룡 고가(古家) 멀지 않네요, 먼저 들려봅니다.
 

이해룡 고가를 찾아가는 언덕을 오르려는데 서운산둘레길 이정표가 눈길을 끄네요. 
 

그 옆에 서운산 등산로 안내판도 세워져 있습니다. 서운산 등산로와 둘레길은 다음 기회로 찜해 두기로 하고 언덕길을 올라서니, 
 

고택이 바로 보이네요.
 

초가와 돌담이 눈길을 끄는데요.
 

안채의 상량에 정조 2년(1797)에 건립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행랑채, 사랑채, 안채, 본체가 전체적으로 ㅁ자 배치이면서 남녀가 사용하는 영역이 구분되어 있는 공간구조를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네요. 
 

문간채와 사랑채, ㅡ자형 구조, 
 

안채와 별채에 옥호가 붙어 있는데, 桃雲, 如慕軒이 아닐까 싶은데.. 설명이 없네요.
 

청룡사로 돌아왔습니다.
 

명본국사의 창건 이후 700년 고찰이지만 선조 30년 정유재란(1597), 즉 왜란 때 모든 건물이 소실되었던 것을, 대웅전은 선조 34년에 다시 지어 중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하네요. 기둥을 구불구불한 아름드리 통나무를 껍질만 벗겨내고 본래의 나무형태 그대로 살려 지은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천왕 없는 사천왕문으로 입장
 

파노라마뷰로 담은 청룡사입니다. 가운데 대웅전, 왼쪽에 종무소, 우측에 지봉당,
 

대웅전
 

대웅전은,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에 초석을 놓고 둥근기둥을 세운 다포계(多包系) 팔작집으로, 천장은 연등천장으로 구성, 중앙에 불단을 두고 석가삼존불을 모셨다는 설명입니다. 
 

둥근 아름드리 통나무 기둥들이 특이하네요. 
 

대웅전 앞 삼층석탑
 

범종은 불기 2540(1996)년 제작,
 
 
대웅전에는 지금 예불 중으로,
 

법당 내에 영산회괘불탱과 감로탱을 들여다볼 수 없네요.
 

관음전
 

관음전에 모셔져 있는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 후기에 제작되었네요. 
 

지봉당(智奉堂)
 

산신각과 명부전
 

봉향각
 

청룡사를 둘러보고 42코스에 진입, 
 

멧돼지 주의에 앞서 골목에 목줄 없는 떠돌이 개들 주의?인가 했는데 놀러나온 동네 순둥이들이네요, 
 

코스안내 화살표 보고 좌틀, 
 

초여름의 녹음이 싱그러운 산길에 진입,
 

코스는 직진, 은적암은 우측길로, 
 

키 큰 소나무들이 즐비한 송림길을 따라갑니다.
 

쉼터에 쉬어갈까 했는데 두 분이 선점하고 있어 패스,
 

걷기 좋은 단풍나무 숲 속 임도입니다.
 

이 갈림길에서 서운산 정상이 멀지 않네요, 오늘 코스가 짧은 만큼, 잠시 코스를 벗어나 정상에 다녀오기로 합니다(왕복 2.8km). 
 

얼마 안 가 만나는 급경사 계단길, 올라가며 세어보니 247개네요. 
 

산길을 따라가면서 보니 경기둘레길 길안내 리본이 보이네요, 41코스인가 봅니다. 이 길은 봄에 진달래 철쭉꽃길이겠습니다. 
 

팔각정 쉼터에서 잠시 쉬어주고 다시 출발, 
 

헬기장을 지나, 깔딱고개 없이 정상에 도착,
 

서운산 547.4km, 청룡이 서운(瑞雲)을 타고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하여 서운산이라 전해지고 있습니다.
 

막힘이 없는 전망뷰이지만 시야가 안 좋고 너무 멀어 어디가 어딘지 애매합니다. 정상에 서운산성 안내문도 세워져 있지만 어디가 퇴뫼식 토성인지 애매해 다음번 41코스돌 때 살펴봐야겠네요. 정상에 올라온 길 그대로 되돌아 좌성사 갈림길 이정표로 원위치, 
 

계속 숲 속 임도 따라갑니다.
 

고개이름을 모르겠는데요, 이 고개를 너머 내리막길에,
 

작은 암자 좌성사입니다. 그냥 패스하려던 절인데 코스가 대웅전 앞 절마당으로 통과하네요. 
 

좌성사 뒤에 팔각정자, 흰 페인트칠이어서 시원해 보이지만 고풍스럽지는 않죠, 
 

여기에도 서운산성 안내문이 세워져 있지만, 산성은 어딘지 애매하네요, 패스, 
 

좀 더 올라가니 석조여래입상입니다. 뒤에 큰 나무들이 쓰러졌지만 다행히 불상은 다치지 않았네요.
 

환조형식의 불상으로 통일신라 양식의 영향을 받은 고려 전기에 제작된 불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좌성사 뒤로 가파른 산길을 올라 만나는 이정표에 방아동 2km로 되어 있네요, 오늘 코스의 종점이 멀지 않구나 하면서 올라가니,
 

탕흉대 안내문입니다. 흔하지 않은 한자어이지만 이곳에 서면 앞이 탁 트여 속이 뻥 뚫린다는 의미가 되겠네요.
 

과연 탁 트인 전망이 막힘이 없습니다. 바위에 새겨진 글자는 탕흉대라 하니 그런가 보다 하지 알아보기 어렵네요. 
 

탕흉대 바위에, 높은 산 정상 바위를 좋아하는 '멋쟁이 나비' 두 마리가 날아와 한참을 놀다 갔습니다. 화려한 겉날개, 속날개 다 보여주네요. 하산하려고 하산 포인트를 찾아 앞쪽 낭떠러지를 살펴보았지만 잡초 풀숲으로 가려지면서 길이 안 보이네요. 다시 좌성사 갈림길까지 내려갔다가 방아동 2km 진행방향 재확인하고 올라와 벼랑 끝을 다시 살펴보니,
 

17:54분, 왼쪽 화살표시 방향으로 아슬아슬한 급경사 내리막길이 보여, 스틱 꺼내 꾹 꾹 찍으며 조심조심 한참을 내려가다 gps 띄워보니 코스에서 한참 멀어졌네요. 더구나 지도상에는 내 위치가 허공에 뜬 것으로 지금 내려가고 있는 이 능선길은 지도에 등산로로 나타나지 않는데요. 이젠 다시 탕흉대로 올라가기엔 너무 많이 내려온 데다 내리막길이니 가다 보면 코스와 만나겠지 믿고, 거친 내리막길을 조심해서 내려갑니다. 시간이 늦어진 상황이라 불안하기는 하지만요. 짧은 코스라고 만만하게 보았다가 큰코다치게 생겼습니다.
 

지도에는 없는 능선길이지만 분명 사람의 발길이 밟고 지나간 흔적들이 어렴풋이 보이는 산길, 가다 보니 허물어진 쉼터의 삭은 자재들이 널브러져 있는 게 보입니다. 등산길은 틀림없는데, 인적이 으슥한 길이네요.
 

18:41분, 서운산 둘레길이라는 노란 리본이 반갑습니다. 오다 보니 서운산둘레길 3코스라는 안내판이 또 보이네요, 그렇다면 이젠 별 문제는 없겠는데 싶었지만 산길에 큰 통나무들이 쓰러져 흐지부지한 길마저 가로막고 있는 구간 세 군데를 이리저리 돌아 돌파하느라 계속 긴장상태입니다. 쓰러진 나무들에 누군가 밟았던 흔적들, 길인지 아닌지 싶은 풀숲에도 누군가 밟았던 흔적을 확인하며 서둘러 내려오는데,
 

앗! 뿔싸!,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 다 뭉개지고 뚝 잘라버린 절개지 절벽을 만났습니다. 아무리 봐도 내려갈 방법이 안 보이는데 누군가는 거의 수직인 쓰러진 민둥 통나무를 안고 내려갔나 보네요. 바닥까지 15미터쯤 되는데 그건 너무 무모하고, 계속 왼쪽 비탈로 살금살금 살펴 가보았더니 산사태처럼 바닥으로 걸쳐 무너진 흙더미가 보여 스틱으로 꾹 꾹 찍으며 미끄러지듯 무너지듯 절벽에서 내려와 탈출! 18:49분, 오늘 일진이 그렇게 최악은 아니었나 보네요. 
 

공사현장으로 올라가 보니 현장은 고속도로 쌍굴다리 건설현장입니다. 구리-세종 고속도로겠죠. 이어지는 거친 비포장 작업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18:57분, 서운산둘레길 3코스 안내판에서 우측 임도로 진출,
 

내려가면서 이젠 버스시간이 걱정입니다. 안성터미널에 확인, 서울행(강남터미널) 막차 11시, 일단 안도! 동서울행은 6시 종료, 
 

윙윙 양봉원을 지나,
 

19:09분, 코스에 복귀, 이정표에 글씨가 전혀 안 보이는데, 라이트 비춰 살펴보니, 왼쪽방향은 '포도가공공장', 우측 방향은 '포도박물관'이네요,  결국 포도박물관을 못 보고 지나친 거네요.
 

19:16분, 방아동 정류장입니다. 20번 버스 불과 몇 분 전에 지나간 것으로 검색에 뜨는데요. 
 

19:33분, 서운면사무소 앞 정류장입니다. 20번 버스 45분 뒤에 온다고 검색되어, 바로 택시 콜(19:43), 즉시 배차, 19:46분 택시 승차, 20:00에 안성터미널 도착(요금 14,800원), 금호고속버스 발권(7,100원), 20:20분에 승차출발, 1시간 20분 걸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도착, 귀가하였습니다. 오늘 산행은 원가가 좀 들었네요. 
 
오늘 산행 코스를 걸은 거리는 10.7km입니다.

 

고속도로 터널공사현장에 절벽 절개지를 아무 탈 없이 탈출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스틱의 중요성을 재확인 하는 산행이기도 하였습니다. 탕흉대 벼랑길, 고속도로 절개지 절벽에서는 스틱 없이는 무모해 보이는 위험구간이었는데, 산행이 아닐 때는 잘 안 갖고 다니는 스틱이 배낭에 비상용처럼 들어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무사히 마친 돌발산행에 감사해야죠. 
 
 
글번호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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