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은석골 고령 박 씨 종중재실 앞에서 박문수 묘소를 찾아 은석산을 오르려다가 5월 15일까지 입산금지 되어 있어서 되돌아갔었죠, 오늘 다시 찾았습니다. 그날 재실 앞에서 천안시청으로 전화문의 했을 때 전화로 입산을 허용해 주었다면 서둘렀더라도 늦은 산행에 고생할 뻔하였네요. 등산로 안내판에 왕복 5.2km 정도로 되어 있어 충분하지 않을까 했을 텐데 걷기 좋은 흙길이긴 하지만 계속되는 오르막이 만만한 산길이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고속도로 공사현장을 지나며 산길이 실종되어 우왕좌왕 시간을 흘려보냈을 테고 그 결과, 더욱 늦어진 산길에 서둘다 숨차고 힘든 산행이 될 뻔하였네요. 대신 산길에 활짝 핀 철쭉이 남아 있는 꽃길을 걸었겠는데요. 오늘은 먼산에 뻐꾸기 울고 꽃은 다 진 산길에 은은한 아카시아 향을 따라 느긋하게 여유 있게 올라갔다 왔습니다. 암행어사로서 기민을 구제하고, 비리를 척결하고, 오로지 백성 편에 서서 억울함을 풀어주며 공정, 과감, 청렴했던 어사 박문수, 백성들의 칭송이 자자했고 영조대왕의 신망을 한 몸에 받았던 박문수, 그의 묘소는 무신석(武臣石) 두 무장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천안역(동부광장) 정류장에서 400번 버스에 승차, 35분 만에 상동2리 정류장에서 하차, '고령박씨종중재실' 가는 방향으로,

'박문수길' 따라 직진합니다. 지난주에는 이슬비가 촉촉이 내리던 길이었죠.

박문수 테마길 주차장 직전, 노거수 향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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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박 씨 재실 앞에 또 하나의 노거수 느티나무입니다. 오면서 은석골 마을회관 옆에 수령 500년의 노거수,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에는 눈인사만 하고 지나쳐 왔죠.

아까 지나온 박문수 주차장에 세워놓은 역사문화둘레길 안내판에 재실 뒤로 박문수테마길이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죠, 좀 애매하게 보이는데..

재실 앞에 은석산 등산안내도에는 코스가 확실하게 표시되어 있네요. '계곡물소리길'로 올라갔다가 묘소와 정상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하산길은 '능선바람소리길'로 오늘 산행코스가 자연스랍게 정렬되는데요. 두(2) 길이 묘소 아래로 지나는 샛길로 연결되고 있지만 GPS 지도 검색에는 두 길이 연결되는 샛길이 없는 것으로 뜨고 있어 정상으로 올라갔다가 다른 우회길로 내려올 수도 있겠다 싶네요. 암튼 우측에 있는 이정표 보고 우측 방향으로 산행출발합니다.

재실을 벗어나 얼마 안 가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우회길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화살표 보고 우측으로 진행하였는데, 잘못 표시된 것이었네요. 화살표는 좌측을 가리키고 있어야 했습니다.

얼마 안 가 다시 등산로 폐쇄 안내판이 길을 가로막고 있는데, 24년 12월로 폐쇄기간이 끝났네요. 이것도 잘못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공사 중이었습니다. 공사 중이지만 지나가도 되나 싶어 현장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계곡도 뭉개지고, 산길은 완전 실종, 그럼에도 위험구간을 헤치고 공사 중인 쌍굴터널 위 절개구간까지 힘들게 올라갔으나, 급경사 절개지인 절벽 위험구간에 가로막혀 포기, 원위치로 되돌아 내려왔습니다. 물소리계곡길로 올라가려는 시도는 포기된 것이죠. 시간 낭비, 1.5km 정도 알바하고 말았네요.

재실 뒤로 올라가는 산길, 능선바람소리길에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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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산길, 걷기 좋은 흙길에 아카시아향이 은은합니다.

출발 후 3.5km 진행된 지점, 쉼터에 잠시 배낭 내려놓고 쉬어가기로 합니다.
다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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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경사 오르막 안전로프구간이 도사리고 있네요. 오늘 코스 중 가장 힘든 400여 미터의 급경사, 로프 잡고 올라가는 구간이었습니다.

안전로프 구간을 올라가 보니 전망이 터졌습니다. 공사 중인 구리세종 고속도로가 힘차게 남으로 뻗어내려가고 있네요. 고속도로가 은석산을 관통하고 있으니 아까 헤매던 쌍굴터널은 완공되면 은석터널이 되겠죠.

범상치 않은 바위가 눈길을 끄는 바윗돌 구간을 지나서는 다시 급경사 오르막, 이번에는 계단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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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개 계단길(16:52분), 72개 계단길(17:04분), 62개 계단길(17:12분)

마지막 계단길을 올라가면 전망대 팔각정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풍경인데요, 나무들이 크게 자라 전망을 가려 방해하고 있습니다. 팔각정을 2층으로 증축해야 될 것 같네요.

팔각정 옆에 세워놓은 박문수 이야기 안내판, 어머니의 가르침이 엄하셨네요. 문수가 과거길에 오를 때 어머님이 건네주신 찹쌀유과가 오늘날 찹쌀떡을 건네는 풍습으로 그때부터 유래된 것이라고 하네요.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문수와 영조대왕은 성장과정이 비슷해 성품이 직설적이고 고집이 강한 성향으로 많이 닮았는데 박문수는 요즘말로 '왕의 남자'로 불릴 만큼 영조의 총애를 받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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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참나무길에 단풍나무도 많은 산길입니다.

이어지는 길은, 진달래, 철쭉이 화사하게 피었던 산길, 꽃동산길이었습니다.

15:35분, 은석사 갈림길, 우측으로 코스를 벗어나 500미터, 왕복 1킬로네요. 정상까지는 400미터,
정상에 먼저 올라갔다 오기로 합니다.

15:42분, 박문수 묘소 갈림길, 정상은 150m 남았네요, 정상에 먼저 다녀오기로 합니다.

굵직굵직한 소나무, 굴참나무들이 즐비한 구간, 마지막 깔딱고개를 오르면,

은석산 정상(455m)입니다. 박문수가 이인좌의 난을 평정한 공로로 영조로부터 하사 받은 은석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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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바윗돌에 날아든 멋쟁이나비, 잠깐 놀다 갔습니다. 날개 윗 무늬도 화려하지만, 날개 뒷면이 더 현란한데 녀석이 안보여주네요.
올라간 길 그대로 하산합니다.

16:23분, 박문수 묘소

묘비석에는 병조판서 충헌공 박문수로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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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우에 무신석, 뒤에 보이는 묘비는 영조 32년(1756)에 세웠다고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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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소에서 돌아 나와 하산길에 만난 나비는 부처사촌나비입니다. 초파일 즈음에 자주 나타나는 부처나비를 많이 닮아서 부처사촌이라는 이름이 붙었네요.

16:57분, 은석사, 주차된 승용차를 보니 차가 다닐 수 있는 하산길이 있나 보네요. 우뚝 솟은 노거수가 눈에 뜨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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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500년의 팽나무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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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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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반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여래좌상과, 1861년에 마곡사 부용암의 후불탱으로 조성한 불화를 옮겨온 아미타물회도의 밑그림인 초본이 현재 보광전에 봉안되어 있다는 설명인데, 문이 닫혀 있어 볼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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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앞마당에 또 하나의 노거수 느티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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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옆에 탐스럽게 핀 불두화, 그 옆 이정표에 왼쪽으로 상동리 가는 방향이 표시되고 있어 혹시 차가 다니는 임도일까 싶어 잠깐 따라 내려가 보았더니 잡풀이 무성한 데다 진입금지 안내판이 가로막고 있네요. 갈 수 있다 하더라도 터널공사 현장에서 가로막힐 텐데, 보광전 뒤에 주차된 승용차는 어느 길로 다니는 건지 점점 더 궁금해지기도 하지만, 일단 은석사 갈림길로 되돌아갑니다.
걸어 올라갔던 등산로를 역코스로 따라 내려오면서, 다 내려와 양봉장을 지나 돌아내려오면,

아까 올라갈 때 우측으로 우회하라는 안내판 옆으로 왼쪽길에서 나오게 되네요.
돌아내려가면 재실입니다.
박문수길 역코스로 은석골 마을길을 돌아내려와 걷기 출발점이었던 상동2리 정류장에서 오늘의 코스를 종료, 400번 버스 곧 도착으로 뜨네요. 바로 집어타고 천안역(동부광장) 정류장에서 하차, 1호선 환승 귀가하였습니다. 오늘 걸은 거리는 공사현장 알바 1.5km 및 은석사 갔다 온 1km 포함, 합 10.5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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